DC 수전여부 확정 전 사업비 평가 ‘모순’

  • 등록 2024-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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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력계통영향평가, 사실상 DC 금지” 비판

수도권에 집중되는 전력수요를 비수도권으로 분산하기 위해 새롭게 마련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데이터센터(DC) 지방분산을 역행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5월30일 행정예고해 세부내용이 전격 공개된 ‘전력계통영향평가 제도 운영에 관한 규정’에 모순적인 평가기준이 발견됨에 따라 국내 DC구축사업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업계는 전력계통영향평가가 사업절차적 측면의 모순을 야기해 DC사업 착수가 불가능하게 됐다고 토로한다. 큰 틀에서나 세부적으로나 총체적 부실이 확인되고 있으며 DC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찾아볼 수 없는 제도로서 지방분산과 탄소중립이라는 제도 취지를 전혀 살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행정예고안에 따르면 이 법의 적용을 받는 연간 20만MWh 이상 DC는 전력계통영향평가를 수행해야 한다. 이에 따라 전력계통영향평가 평가기준에서 요구하는 사업비를 특정해 첨부해야 한다.

전력계통영향평가는 ‘별표8 사업안정성 배점’ 평가기준을 통해 사업주의 자기자본비율 및 신용평가등급, 총사업비 규모 등 세부내용을 첨부토록 함으로써 자금안정성을 확보했는지를 평가하고 있다.


사업비를 특정하기 위해서는 토지매입, 건축계획 및 설비계획 및 설계 등 구체적인 사항을 완료해야 한다. 이러한 계획‧설계윤곽은 투자규모 확정에 따라 결정된다. 기존 DC산업계는 한국전력에서 발급하는 전력수정예정통지서에 대한 회신공문으로 수전용량을 가늠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테넌트(상면임차인)를 확보하고 임차계약서를 토대로 투자를 유치해왔다.

그러나 산업부와 한전이 현재 고시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전력수전예정통지를 대체할 방침임을 밝힘에 따라 전력수전예정통지를 기반으로 투자를 유치해 오던 업계는 난감한 상황에 빠졌다. 전력계통영향평가가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는 사업안정성 배점에 따라 사업비를 특정토록 했지만 투자가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사업비를 특정할 수 없는 모순이 있다. 

테넌트나 투자자들은 사업성패 불확실성을 낮추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전력수전예전통지를 기준으로 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임차 및 투자를 결정해왔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전력수전예정통지가 전력계통영향평가로 대체됨에 따라 해당 프로젝트의 수전 가능여부를 확인하지 못한 채 투자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DC업계는 수도권 집중 완화를 명분으로 마련한 전력계통영향평가가 사실상 ‘DC사업 금지규제’라며 강도높게 비난하고 있다. 분산에너지법 시행 보름 전까지 깜깜이로 진행되던 전력계통영향평가 규정 세부내용이 행정예고를 통해 공개되자 업계는 예상치 못했던 수준의 고시내용에 당황하는 모양새다.

업계의 관계자는 “투자자는 해당 프로젝트가 얼마의 수전용량을 확보할 수 있을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라며 “이 정도의 불확실성 속에서 투자를 결정할 투자자는 전혀 없으므로 사실상 사업비를 특정할 수 없는데 수전용량 확보를 위한 전력계통영향평가에서는 사업비를 특정토록 하고 있으니 DC사업 자체를 기획할 수 없게 된다”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국내 대표적인 한 투자자산운용사의 관계자는 “신규 DC프로젝트가 전력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개략적인 윤곽도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는 투자를 결정할 수 없을 것”이라며 “투자사 입장에서는 수전용량 규모, 인허가 여부, 테넌트 확보가능성 등을 전혀 알지 못한 채 도박을 하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한국전력의 관계자는 최근 개최된 업계와의 회의에서 해당 내용에 대해 다시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성준 산업부 전력계통혁신과장은 “전력수전예정통지를 바탕으로 투자를 유치한 것은 기존 비즈니스 모델에 따른 것으로서 이에 대한 선후관계를 명확히 규정한 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평가 시 투자나 설계의 최종확정 전이라도 대행자가 계통관련 데이터접근이 가능하므로 대략적인 비즈니스 규모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며 이에 대해 잠정적으로 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성준 과장은 “투자가 확정되기 전이라도 어느 정도 투자를 받을 것으로 목표를 세우고 있다면 그에 맞게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력계통영향평가는 신청 3개월 전에 받도록 돼있으므로 투자확정 전이라도 평가받을 수 있으며 계통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대행자에게 어느 정도 시점에 가능할 것이라는 조언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여인규 기자 igyeo@kharn.kr
저작권자 2015.10.01 ⓒ Kha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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