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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이길용 방재시험원 수석연구원

“단열재 시료·제품 품질 달라”
건축주·관리자, 공인시험기관 검증해야 안전

방재시험연구원은 국가 방재역량 확충과 손해보험산업의 과학화를 위해 1986년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설 시험연구기관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민간 방재시험연구기관이다. 건축분야에서는 단열재 등 건축재료에 대한 열성능·난연성능 등 품질시험을 엄격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길용 방재시험원 수석연구원을 만나 최근 단열재시장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품질관리 실태에 대해 들었다.

■ 현장의 단열재품질 실태는
건축물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강화에 따라 물성이 동일한 단열재의 경우 적용해야 하는 두께가 증가됐다. 또한 냉난방부하절감 측면에서 외피를 통한 열교차단을 위해 건축계획 단계부터 연속적인 단열계획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건설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건설사의 비용절감 노력과 단열재 생산업체간 저가 경쟁이 심화되면서 시험성적서와 괴리된 성능의 단열재가 건축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규모 건축물에 많이 설치되는 소위 타공형 폴리에틸렌폼 재질의 열반사 단열재를 예로 들면 시험성적서상의 열관류율 값과 건축현장에서 샘플링한 열반사 단열재의 열관류율 값의 차이가 큰 것을 확인하게 된다. 즉, 시험성적서와 생산 제품이 별개라는 것이다.

■ 화재관련 문제도 불거지는데
몇 해 전 의정부 아파트 화재와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 등 외단열 건축물의 대형화재를 통해 단열재의 외단열미장마감공법이 논란이 됐다. 그러나 특정공법이 화재에 위험하다는 인식은 올바르지 않다.

외단열 건축물은 적정성능의 준불연 또는 불연단열재가 설계도면대로 설치되고 화재발생 시 상층부로 확산하지 않도록 하는 조치가 설계에 반영돼 제대로 시공된다면 앞선 사례처럼 피해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이는 해당 현장에서 적절한 설계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단열재의 품질불량, 시공불량에 따라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유추할 수 있는 대목이다.

■ 문제의 원인은
가장 주요한 원인은 제조사가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격을 맞추기 위해 시험성적서상의 시료보다 낮은 수준의 재료를 사용하거나 제조공정을 달리 적용한다는 것이다.

건축물에 적용되는 단열재는 일정 수준의 단열성능과 준불연성능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데 단열성능과 준불연성능은 서로 대척점에 있는 성능이기 때문에 유기단열재가 두 가지 성능을 안정적으로 만족시키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에 따라 제조업체들이 품질을 포기하는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다.

■ 개선방안은
적정 품질의 단열성능과 준불연성능을 확보한 단열재가 건설현장에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현장 품질검사의 올바른 시행과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열재 생산업체 또는 유통채널에서 제시한 시험성적서만 믿고 현장에 적용하는 것은 위험부담이 매우 크다.

시험성적서는 인증서가 아니며 시험의뢰 당시의 샘플에 대한 결과일 뿐이다. 현장에 납품되는 단열재를 건축주 또는 품질관리자가 채취해 해당 단열재에 적합한 시험방법으로 공인시험기관 이나 품질검사기관에 의뢰해 검증한다면 단열재 품질관리의 개선효과가 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