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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낙진 한국폴리우레탄산업협회 전무

“우레탄 오보로 피해 극심”
잘못된 정보 만연…정품사용 시 발화위험 낮아

한국폴리우레탄산업협회는 이천 냉동·냉장 물류창고 화재사고 이후 언론을 통해 우레탄제품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비판이 쏟아지자 지난 4월29일과 5월25일 두 차례에 걸쳐 각 언론사에 정정보도를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우레탄협회는 공문을 통해 “화재원인에 대한 정확한 발표가 있기 전임에도 일부 잘못된 정보로 인해 폴리우레탄폼 단열재가 화재의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라며 “협회는 잘못된 보도를 하고 있는 언론에 대해 정정보도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낙진 우레탄협회 전무를 만나 이번 사태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 우레탄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는데
우선 지난 4월29일 발생한 이천 냉동창고 화재사건으로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 점에 대해 깊은 애도의 마음을 표한다.

현재 제기되는 많은 의혹들이 사실과 다르며 우레탄에 대한 기초적인 화학적 성질조차 모른채 보도되고 있다.
지금까지 다수의 공사현장 화재사고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했던 원인은 위험한 공정을 동시에 진행하는 등 공사현장 화재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던 것이다. 전례를 감안하면 해당사안에 무게를 두는 것이 상식적이다.

그간 우레탄제품은 높은 단열성능, 편리한 시공성 등으로 국가적으로 추진되는 녹색건축, 제로에너지빌딩 확산정책 뒷받침에 많은 기여를 했다. 최근 강화된 화재안전기준을 만족하기 위해 난연성능도 상당히 높아졌다.
이번 현장 역시 화재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고 다수 위험공정이 동시에 이뤄졌다는 증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안전하게 시공했다면 우레탄의 자기소화성과 난연·준불연성능에 따라 발화되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유기단열재의 특성상 화재발생 이후에는 손쓸 수 없는 부분이 있음에도 우레탄제품 자체를 매도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번 두 차례의 공문발송은 잘못된 보도를 하고 있는 언론에 대한 정정보도 요청을 위한 것이다. 우레탄협회는 이에 대한 법적조치도 준비하고 있으며 적극적인 해명으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 뿜칠작업 시 유증기가 문제였나
우레탄 스프레이 뿜칠작업 시 발생하는 유증기로는 화재발생이 어렵다. 지난 2008년 이천 냉동창고 화재 당시에도 같은 논란이 있어 관련기관에서 재현실험을 수행했다.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 발간한 ‘밀폐공간 작업의 화재·폭발 예방연구-이천 냉동창고 화재·폭발사고 확산원인규명(2008)’ 보고서는 우레탄 스프레이 뿜칠작업 중 발생하는 141b 발포제가스는 농도가 폭발한계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에 화재발생이 어렵다고 발표한 바 있다.

141b 발포가스로 화재가 발생하기 위해서는 공기 중 141b 농도가 최소 7.6%, 최대 17.7%여야 한다. 그러나 밀폐공간에서 실제 우레탄폼 뿜칠작업을 수행한 직후 141b 가스농도를 측정한 결과 349ppm으로 나타났다. 이는 0.0349%로 폭발한계 최소치인 7.6%에 훨씬 못 미친다.



■ 우레탄 희석작업 중 시너가 퍼졌다는 보도도 있는데
우레탄에 대해 기초적인 화학지식조차 없는 보도다. 경질우레탄 단열재, 스프레이폼 단열재원료 어디에도 시너는 이용되지 않는다. 우레탄 뿜칠작업 시에는 효율을 높이기 위해 물이 사용된다. 발포 후 물입자는 CO₂가 돼 공기중에 떠다닌다. 잘 알려졌다시피 CO₂는 소화제로도 사용한다.

시너가 희석제로 이용되는 것은 페인트, 도장작업 등이다. 페인트를 묽게 해 시공을 편리하게 하는 것이다. 유증기로 시너가 떠돌고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있었다면 우레탄 작업공정 중 발생한 것은 아니다.

■ 용접불꽃이 우레탄에 튀었나
우레탄단열재에 용접불꽃이 튀었다고 하더라도 폭발적으로 화재가 발생하지 않는다. 최근 사용되는 경질우레탄 스프레이폼과 판상단열재(보드)는 난연성능이 개선된 제품으로 화재안전성이 확보됐다.

다른 유기질단열재가 갖고 있는 자기소화성(착화된 불을 스스로 꺼뜨리는 성질)을 월등히 뛰어넘는 품질수준이다. 만약 다른 물질에 불이 붙어 화염을 계속 접촉하고 있다면 타기는 하나 화원이 제거되는 순간 불은 꺼진다.

즉 우레탄에 용접불꽃이 튀었어도 불이 붙지 않기 때문에 우레탄이 자체적으로 장작역할을 해 불을 키울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불연마감재로 마감처리가 된 제품이라면 난연 또는 준불연등급도 가능한 제품이기 때문에 화재안전 성능은 더욱 뛰어날 것이다.

■ 우레탄 캔 스프레이는 쉽게 타는데
모 언론에서 1액형(1 Component type) 스프레이 캔으로 우레탄을 뿜어낸 뒤 불을 붙여 화재가 발생하기 쉽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그러나 이는 단열재로 시공되는 제품이 아니다. 가정에서 손쉽게 작은 공간을 채우는 충진재로 사용된다. 물성이 단열재로 쓰이는 2액형(2 Component type)에 미치지 못한다. 2액형은 원료와 발포제를 각각 스프레이건에 연결해 발포하는 식으로 시공한다.

우레탄에 대해 알아보지 않고 공사현장 실정과 다른 제품을 이용해 자극적으로 보도한 사례다.

■ 불량제품이 시공됐을 가능성은
난연성능이 법적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불량단열재였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 제품을 직접생산하지 않는 자재공급상의 제품과 시공사의 제품은 물성과 품질을 보증하기 어렵다.

공사비용 절감에 대한 노력은 필요하지만 과도한 저가제품 적용은 오히려 큰 문제를 야기해 생명, 건강, 재산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제대로 된 제품을 적정가격으로 시공해야만 품질확보가 가능하다.

■ 협회차원의 제품개선 노력은
우레탄협회는 향후 건설현장에서 시공되는 경질우레탄 스프레이폼의 품질향상을 위해 작업자(Gun man)의 작업숙련도 향상을 위한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자격을 부여하는 자격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시공업체에 대해서도 안전교육과 일정수준의 품질시공을 위한 점검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불량건축자재 신고센터’를 운영해 불량제품에 대한 고발조치를 적극적으로 수행함으로써 품질을 유지하고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