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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임용훈 숙명여대 교수

온실간 열거래 네트워크 구축
중소규모 온실 지열시스템 공급

지열은 매우 효율적인 열공급기술이지만 경제성을 이유로 대규모 단지에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이하 농기평)에서 공고한 농업에너지 기술개발사업에 지열을 활용한 에너지 생산관리 모델이 선정돼 관련분야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업 총괄책임자인 임용훈 숙명여대 기계시스템공학과 교수를 만나 전반적인 사업내용에 대한 설명을 들어봤다. 

■이번 과제는 어떤 의미를 갖는가
농업에너지이용효율화사업의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는 지열히트펌프사업의 경우 기술관점에서 보면 전력을 이용한 매우 효율적인 냉난방공급기술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실제 보급에 있어선 일부 대규모 시설원예단지를 제외하고 국내 시설원예 온실의 98%를 차지하는 중소규모 비닐하우스 등에 적용하기 어려워 정부 지원의 혜택이 보편적으로 적용되기 어려운 문제점이 있다. 

이번 과제는 지열히트펌프의 보급확대 장애요인인 △경제성에 따른 중소규모 시설원예 수요처 적용 어려움 △중장기 열원 소모에 따른 히트펌프운전 성능저하 문제 △지속·체계적 관리부재에 따른 불편함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적 방안을 마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농업용 전력가격 인상요인을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실험적 모델을 제안 및 실증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과제참여 및 수주배경은
저렴한 농업용 전력요금 체계에도 불구하고 난방비가 여전히 높은 운영비용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시설원예부문에서 에너지수급·비용 문제를 해결할 방안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이번 과제를 통해 대안을 제시하고자 과제 수주에 참여하게 됐다. 

여기에 각 참여기관이 분담해서 역할을 맡았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열네트워크 구축 △분산형열원기반 열에너지 거래모델 △스마트열량시스템 구축 등을 하고 디이엔씨가 열그리드 기반 지열원 재생기술 시스템구축 및 최적관리 솔루션 개발을 담당한다. 

온실별 유휴부지를 활용한 분산형 발전시스템 구축은 HS쏠라에너지가 맡고 숙명여대는 총괄주관으로 산학협력단 전체 사업모델의 실증구축과 운영총괄을 맡는다. 산학협력단은 사업모델 적용에 따라 파생되는 다양한 혁신기술들에 대한 지식재산권 확보, 기술이전 및 사업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기존 시스템과 차별성은
지열히트펌프 기술은 효율이 높아 농가의 안정적 에너지공급체계 마련이 필요한 상황에서 높은 파급효과를 가진다. 하지만 기술적용을 위해선 높은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정규모 이상의 대규모 온실들만 사용가능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설비관리 지식을 가진 전문가가 아닌 비전문가에 의한 단순 운전제어 등 체계적인 관리수단 부재와 한정된 지열자원의 무분별한 이용에 따른 성능저하 등이 단점으로 드러나 이에 대한 적절한 해결방안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번 사업에서는 기존의 개별 온실별 적용되는 지열히트펌프모델에서 탈피해 다수의 온실수요처에 온수공급이 가능한 중앙집중형 히트펌프 공급시스템을 구축한다. 이를 통해 각 온실을 배관망으로 연결하고 망 사업관리자에 의해 체계적인 지열원 및 히트펌프 설비관리가 이뤄질 수 있게 하고 온실별로 필요한 난방에너지를 배관망을 통해 필요한 만큼 공급받을 수 있는 일종의 분산형 열네트워크기술을 적용한다는 점이 기존 기술과의 차별성이다. 

핵심기술인 지열계간축열과 관련 열네트워크 배관망으로 연결되는 이번 사업모델의 특징을 활용해 하절기와 같은 온실 휴지기에 태양복사에너지로 인해 생기는 온실 내 고온(55℃ 이상)의 열에너지를 배관망으로 회수하고 중앙집중형 천공에 온수를 주입함으로써 동절기에 온실난방으로 소진했던 지열에너지를 재생·이용해 지열히트펌프의 장기간 운전에 따른 성능저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현재 진행상황과 향후 계획은

현재 청주지역 딸기재배 작목반과 MOU 등 협의를 통해 이번 사업모델을 위한 사전작업을 완료했으며 실증단지설계·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갈 예정이다. 특히 수백~수천평 내외의 중소규모 단위의 비닐온실 중심으로 재배가 이뤄지고 있는 딸기작물의 성공적인 실증을 통해 그동안 소외됐던 중소규모 온실 및 스마트팜에 대한 농업에너지사업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사업모델을 확립하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다. 

이번 사업은 기존의 어느 정도 검증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고 실증사업의 경우 제한된 기간에 재배가 이뤄지는 딸기의 특수성을 고려해 하반기 작물재배가 정식으로 이뤄지기 전에 기본적인 시스템구축을 완료할 방침이다. 

첫해인 올 하반기에 실증시스템 구축에 따른 운전테스트에 돌입할 계획이며 2차년도인 2021년 실증테스트기반의 시스템최적화, 2022년 실재배조건에서의 실증평가와 이에 따른 고도화를 거쳐 최종보급이 가능한 실증기반 사업모델을 확립할 계획이다. 가능하다면 3차년도 말쯤 실증기반의 고도화된 사업모델을 적용한 신규 수요처 발굴로 실제 매출달성을 통한 본격적인 상용화단계까지 사업모델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지열히트펌프가 영세온실에 도입되는 방식은
기존 사업모델은 높은 효율성에도 경제성 때문에 일정규모 이상의 대규모 수요처에만 적용가능한 한계가 있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 온실별로 천공이 필요없고 열배관망을 통해 소규모 온실간 물리적인 연결고리를 마련하는 커넥티드 팜(Connectd Farm) 개념을 도입했다. 이는 별도의 천공이 필요없는 중앙집중화된 열원설비로 지역난방개념의 열배관 네트워크와 연결해 필요한 만큼만 열을 공급받는 방식이다. 이번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경우 국내 시설원예·온실시장의 98% 이상을 차지하는 영세온실을 대상으로 한 지열히트펌프시스템 시장의 급격한 확대가 기대된다.

또한 이러한 방법으로 연결된 네트워크는 에너지프로슈머(생산에 참여하는 소비자) 개념의 열거래를 가능케한다. 기존에는 열공급사업자 또는 자가열공급을 통한 자체 열수요 소비의 일방향 열공급 모델만 가능했다면 이번 과제는 역으로 구축된 배관망을 통해 각 온실에서 생산된 자가소비목적 이상의 잉여에너지를 중앙열원 관리사업자와 거래할 수 있는 양방향 모델이다.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열뿐만 아니라 농촌형 태양광 등 농촌기반 분산발전시스템 기반의 전력그리드망과 연계한 마이크로그리드 모델로의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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