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9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특별기획

[인터뷰] 배창영 LH 공공주택설비처 부장

“수열E, 효율·환경·비용 강점”
ZEB, 태양광으로 부족…신재생열E 융복합해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변창흠)는 건물부문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간 적용이 제한됐던 지열·수열 등 신재생열에너지분야의 적용성을 높이기 위해 관련분야 R&D에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제로에너지도시(ZEC) 및 제로에너지주택(ZEH) 실현을 위한 수열에너지 적용방안 연구’를 통해 수열을 중심으로 신재생열에너지의 융복합적 적용을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배창영 LH 공공주택설비처 부장을 만나 연구배경과 전망에 대해 들었다.

■ 수열R&D 착수배경은
LH는 ZEC와 ZEH 실현을 위해 구리갈매, 성남복정 등 2곳에서 ZEC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며 과천, 인천검단 등 3곳에서 ZEH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다.

ZEC를 위한 기술요소 검토결과 태양광 이외에 도시차원에서 적용 가능한 기술요소가 많이 부족함을 체감했다. ZEH의 경우에도 태양광만으로는 에너지자립률 달성이 쉽지 않아 새로운 신재생에너지가 필요한 상황이다.

수열은 높은 에너지효율과 친환경성 등 장점이 많은 시스템으로 지난해 관련법령 개정으로 수열의 활용범위가 확대되면서 ZEC와 ZEH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에너지원이라고 판단했다.

LH가 추진 중인 도시와 주택부분의 다양한 사업에 수열에너지를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이번 연구를 추진하게 됐다.

■ 국내 수열에너지 시장전망은
수열시장은 수열의 범위가 확대되는 관련법령 개정과 함께 부산에코델타시티, 강원 수열클러스터 등 대규모 계획이 발표되며 관련시장이 활성화되기 시작하는 단계라고 판단한다.

환경부는 지난 6월 다양한 시범사업 계획과 기술개발 R&D, 하천수 사용료 감면 등을 내용으로 하는 수열에너지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수열에너지 관련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수열에너지는 기존의 공기열이나 지열에너지와 마찬가지로 히트펌프를 이용하는 시스템이므로 히트펌프시스템이 적용됐던 일반건물에는 적용할 수 있지만 지역난방·보일러 등을 주로 사용했던 공동주택에는 바로 적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향후 제로에너지건축 의무화제도와 공동주택에 적합한 다양한 수열기술개발 등에 따라 공동주택분야 수열에너지시장도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LH는 이번 연구에서 공동주택에 적합한 수열시스템모델링 및 공동주택 시범사업 방향설정도 포함하고 있어 공동주택 수열에너지 적용 확대 및 시장활성화에 이번 연구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 R&D 주안점은
롯데월드타워에 적용된 시스템과 향후 공동주택에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수열시스템은 광역상수도 원수를 수열원으로 이용해 히트펌프를 통해 냉난방을 한다는 측면에서 기본적으로 동일한 시스템이다.

다만 롯데월드타워에 적용된 수열시스템은 전체 설비의 10% 정도를 담당하는 보조열원으로 사용돼 물의 온도에 따라 효율이 낮을 경우에는 가동하지 않을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 검토 중인 공동주택 시범사업에서는 수열에너지를 냉난방의 주열원으로 사용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 물의 온도 변화에 따른 효율저하를 최소화할 수 있는 효율적인 운전방식 등 수열의 다양한 리스크에 대한 대응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 시범사업지 선정배경은
경산대임지구를 시범사업지로 선정한 가장 큰 이유는 수열에너지를 이용할 수 있는 광역상수도 원수배관이 해당지구에 매우 가깝게 위치하고 있어서다.

수열은 수열원을 취득하는 원수관, 하천 등이 가까울수록 공사비가 절감돼 경제성이 높아지므로 수열원의 위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다른 이유는 경산대임 A-1 지구가 영구임대주택과 국민임대주택으로 이뤄진 장기 임대주택지구이기 때문이다. LH는 2019년부터 폭염 취약계층이 거주하는 영구임대주택에 냉방시설을 기본적으로 설치해 주고 있다.

수열시스템은 하나의 시스템으로 난방은 물론 냉방도 공급 가능하므로 기존 영구임대주택에 설치됐던 에어컨과 보일러를 대신해 수열시스템만으로 냉난방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다. 수열에너지의 장점인 낮은 에너지비용을 통해 임대주택 입주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추가 사업지 검토현황은
현재까지 경산대임지구 이외에 수열에너지 적용이 결정된 지구는 없다. 다만 LH가 추진 중인 3기 신도시 등 도시차원에서 수열을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3기 신도시는 지구별로 조건이 다르다. 하남교산지구는 광역상수도 원수관이 지구를 관통하고 있고 부천대장지구는 대규모 하수처리시설이 있어 하수열 이용에 적합한 지구다.

이번 연구에서 지구별 수열원의 규모·종류에 따른 경제성 등을 분석해 수열에너지 적용에 가장 적합한 도시를 다양한 측면에서 검토할 예정이다.

■ 신재생E 융복합을 위한 추가연구는
현재는 제로에너지건축물(ZEB) 5등급 수준을 주로 검토하고 있으나 향후 더 높은 차원의 ZEH 실현을 위해서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의 융복합이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시범사업을 계획 중인 경산대임지구에는 지열과 수열의 복합열원을 검토하고 있다. 지열은 지중의 열원이 안정적이지만 천공부지와 공사비에 대한 부담이 크고 수열은 계절에 따라 열원의 온도가 불안정하지만 공사비가 상대적으로 낮다.

이러한 에너지원별 장·단점을 효과적으로 융복합해 가장 효율적이며 경제적인 설계방안에 대해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계절별·시간대별로 가장 큰 에너지절감이 발생할 수 있는 열원을 우선적으로 사용하게 하는 제어시스템에 대한 부분도 이번 연구에서 다뤄질 계획이다.

■ 건물·도시 신재생E관련 제도개선 방안은
ZEC 및 ZEH 실현을 위한 신재생에너지 도입의 당위성은 대부분 공감하고 있으나 아직 제도적인 뒷받침이 부족한 상태라고 생각한다.

신재생에너지를 검토하고 시범적용하며 제도개선 필요성을 많이 느꼈다. 신재생에너지설비의 공사비는 아직 기존시스템대비 고가여서 효과에 비해 확산되지 않는 측면이 있다. 현재도 보조금제도가 있으나 예산확대 등이 필요한 실정이다.

연료전지의 가스비, 수열·지열 히트펌프의 전기요금 등 신재생에너지에 사용되는 에너지요금 문제로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신재생에너지에 사용되는 에너지에 대한 요금인하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신재생에너지가 절감한 에너지량을 정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에너지평가 프로그램 개선도 필요하다. 이번 수열에너지 연구에서는 특히 수열과 관련된 제도들을 조사하고 수열에너지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 사항도 발굴해 관계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