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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주택 지열 전문가 인터뷰] 남유진 부산대 교수

“이용자 편익·신뢰성 확보 공동주택 지열 활성화 기폭제”

■ 국내 공동주택 지열시장을 평가한다면

국내 지열냉난방시장은 2004년 신재생에너지촉진법 개정 이후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특히 공공기관 설치 의무화제도, 그린홈 100만호사업 등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약 5,000억원 규모의 시장으로 커졌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적 지원으로 시장이 성장한 것에 비해 민간부문에서의 보급은 크게 성장했다고 보기 어렵다. 민간부문에서의 시장확대는 공동주택(아파트)과 같은 대규모 건물군에서의 보급이 핵심요소이나 실제 국내 공동주택의 지열적용은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독산동 롯데 캐슬골드파크, 송도 더프라우2, 노원이지 하우스 등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대규모 재개발 사업(장위10구역 재개발 정비 사업(1,600RT), 청량리 4구역 도시환경 정비사업(500RT) 등)에도 적용이 계획되고 있어 시장성장 가능성이 높다. 


국내 주택시장에서는 1980년대 건설됐던 공동주택의 재건축연한이 도래하고 있어 연간 40만가구 이상의 재개발 및 재건축 대상 물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과 같은 신규 건축사업에 있어 지열시스템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만큼 사업추진 주체(조합, 시공사, 설계자 등) 나 이용자에게 편익과 신뢰성을 줄 수 있는 기술만 확보한다면 공동주택에서의 지열 보급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공동주택에 지열 적용 시 특장점은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안정적인 지중 열원(국내 15~16℃)을 이용해 효율적으로 냉난방·급탕 열원을 공급하는 기술로 기존 공기열원에 비해 30% 이상 에너지절감이 가능하다. 


또한 설치지역에 따라 최적용량설계를 통해 기존 보일러와 병용, 지역난방과 겸용, 지열 단독 등 다양한 에너지공급 시스템설계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 타 에너지시스템과 융복합이 용이해 건물간 에너지융통이나 타 건물군과의 융복합을 실현 할 수 있다. 


지열시스템은 타 신재생시스템에 비해 건물 파사드나 평면계획에 영향을 주지 않으며 냉각탑이나 실외기 공간이 필요없는 장점이 있다. 또한 신재생에너지 의무적용 대상의 경우 지중열교환기 설치공간만 확보할 수 있다면 상대적으로 큰 비율의 에너지용량을 담당할 수 있다. 


초기 지열설비 보급단계에서 히트펌프 고장이나 지열공설치 공사 불량으로 인해 기술 전체의 불신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있으나 기본적으로 지열시스템은 적은 유지관리비용으로 안정되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 지열 적용이 세대로 확장되고 있는데 

공동주택 세대 냉난방에 지열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지중열교환기 공사비, 공사기간, 천공공간, 냉난방 부하불균형 등의 물리적인 요인들도 중요하겠지만 공동 주택에서의 지열적용이 실제로 경제적인지, 안정적으로 운전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해소돼야 할 것이다. 


국내 지열냉 난방기술은 지난 20여년간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기술력은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으며 안정성과 신뢰성을 확보해나가고 있다. 최근의 사례들을 보면 지열적용이 공용부문에서 세대부로 확대되고 있으며 성공사례들이 보고되고 있어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신재생 의무화비율이 확대되고 있는데 

2004년 대체에너지법 개정을 통한 신재생에너지설치 의무화제도는 지열뿐만 아니라 전체 신재생에너지시장 성장에 크게 기여했으며 기술 및 인력양성으로 이어졌다. 2017년 제로에너지빌딩 인증제가 시행돼 올해부터 공공건축물의무화를 시작으로 2025년 민간건축물에도 의무화가 추진될 예정이다. 


또한 각 지자체별(서 울, 부산 등)로 대규모 사업의 경우 민간에서도 신재생에너지 도입 의무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공급의무화 비율 상승, 의무화 대상 확대가 지속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의무화 공급비율 상승은 분명 신재생에너지시장 전체에 큰 효과를 줄 수 있으나 타 신재생에너지에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라 지열시장 성장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동주택에서의 지열기술 경쟁력 확보와 함께 기술수용성 향상을 위한 다양한 기술개발이 필요할 것이다. 


■ 최근 공동주택이 초고층화되고 있는데 

공동주택이 초고층화되면서 중앙집중식 지열히트펌프시스템은 초고층에 따른 반송동력 상승, 배관 열손실 및 배관 공사비 상승 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동일 연면적에서 초고층화되는 만큼 유휴부지가 확보될 수 있으며 지중열교환기 설치가 용이해지는 점도 있다. 우려될 수 있는 여러 문제들은 열손실 저감을 위한 배관 조닝 (열분포 고려), 반송동력 저감을 위한 저유량 대온도차, 층간부하 조닝 등 기술적 대응으로 최소화시킬 수 있을 것이다. 


■ 연료전지 활성화가 지열시장 위축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있는데 

여러 신재생에너지 중 지열을 선택함에 있어 다른 기술의 경쟁력이 그 선택을 어렵게 한다면 결과적으로 그 시장을 위축시킨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연료전지에 비해 지열이 경쟁력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연료전지는 정책적 지원으로 설치는 장려되고 있으나 온수이용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유지돼야 경제성이 확보된다. 


건물의 에너지이용 상황과 시스템특성에 맞게 신재생에너지가 보급돼야 하며 공동주택에 필수적인 냉난방기술로서 지열시스템의 보급을 활성화해야 한다. 



■ 공동주택 지열보급 시 한계는 

공동주택 지열적용 시 여러 가지 어려운 점들이 있다. 건축공사와의 공사 간섭, 천공부지 확보와 같은 기존 고려사항은 물론, 세대 냉난방부하 불균형, 바닥난방 및 급탕 해결방법 등 수요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검토해야 할 사항들이 많다. 예컨대 전통적으로 겨울철 바닥난방 (온돌), 여름철 에어컨을 당연 시 하는 국내 수요자들에게는 온수배관과 함께 FCU를 설치하거나 냉방만 냉매식으로 가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기존 개별냉난방설비 를 간편하다고 여기는 수요자에게 지열은 더 어려운 기술로 보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3가지 정도 방안이 있다. 첫째 지중열교환기 설치공간 확보, 공사기간 및 공사비 저감 등이 필수적이다. 수직밀폐형과 함께 수평형(바닥공간 활용), 저심도 모듈형 등 도입 가능한 기술을 다양하게 검토하며 건축공사와의 협의를 통해 선행 공기를 확보하고 건물 직하, 주차장 하부, 조경 하부 등 지중열교환기 형태에 따라 설치 공간을 다각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둘째는 냉난방 부하량의 불균형에 따른 용량설계의 어려움이 있다. 개별세대의 부하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세대유닛을 활용하거나 대수 분할 및 용량 최적화 설계를 통해 경제성과 효율을 동시에 만족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다. 


셋째는 개별 냉난방이 가능토록 소형 히트펌프를 설치하고 전체 배관조닝을 최적설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소형 히트펌프 및 2차측 냉난방 기기의 다양화가 중요한 과제다. 수요자는 실제로 실내에서 이용되고 있는 기기의 디자인이나 성능을 더 중요시하기 때문에 지열과 결합된 2차측 유닛을 보다 세심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 공동주택 지열 활성화방안은 

공동주택 지열 활성화를 위해서는 공동주택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열설계기술, 시공기술(지중열교환기, 배관 조닝 등), 최적운전기술 등의 개발이 중요하다. 


또한 개별방식에 대응 가능한 히트펌프 및 2차측 유닛 개발도 필요하다. 국내 기술력은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으나 적용 가능한 시장이 없으면 기술 또한 사장되고 말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의 정책적 지원(건축설계 시의 인센티브나 세제감면 등)이나 RHO(Renewable Heat Obligation)과 같은 신재생열에너지 의무할당제를 실시해 주택시장에서도 신재생에너지이용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