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4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특별기획

[인터뷰] 김기정 환경안전환기협회 회장

교실 기밀성 강화 추세…환기통한 IAQ관리 중요성 증대
KS개정 이후 연내 학교환기 도입재개 기대

미세먼지·코로나19·이산화탄소 등 실내공기질(IAQ) 우려에 따라 대부분 학교는 열회수형 환기장치 또는 공기청정기를 도입했다. 그러나 학교현장에서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이 두 제품의 기능을 동일시하거나 혼동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대한설비공학회와 환경안전환기협회는 ‘학교공기질 개선을 위한 열회수형 환기장치 및 공기청정기의 실증비교에 관한 연구’를 통해 이러한 오해를 해소하고 있다. 김기정 환기협회 회장을 만나 연구의 의미와 환기의 중요성에 대해 들었다.

■ 연구의 핵심내용은
이번 연구는 태생부터 기능이 다른 열회수형 환기장치와 공기청정기를 학교교실 현장에서 올바르게 사용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실증시험 기반으로 각 기기의 특성을 알려주기 위해 실시했다.

공기청정기는 실내 환경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먼지 등 부유물질을 포집·제거하는 것으로 집진효과는 환기장치에 비해 뛰어나다. 그러나 CO₂,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총휘발성유기화합물(TVOCs), 라돈, 오존, 총부유세균, 폼알데하이드(HCHO) 등 기타 유해물질을 제거하는 기능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 환기다. 환기는 실내공기와 외부공기를 치환하는 역할을 하며 미세먼지를 포함한 실내 유해물질을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장비다.

이처럼 공기청정기에 없는 개념을 가진 것이 환기이지만 현장에서는 동일하게 실내공기를 정화하는 장비로 인식해 왔다. 또한 그간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두 장비에 대한 동일공간에서의 실증실험이 전무했기 때문에 이번 연구를 통해 이를 명확히 구분지었다.

■ 연구결과의 의미는
최근 건축기준 강화에 따라 신축교실의 기밀성이 점차 강화되고 있다. 이는 에너지소비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지며 낭비가 줄어든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통기성 저하로 실내 유해공기가 적체될 우려가 커진다는 의미도 있다.

교육부 지침에 따라 올해부터 모든 학교는 안전평가인증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실내환경 평가기준 상 실내 CO₂ 농도를 1,000ppm 이하로 유지해야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2,000~3,000ppm은 쉽게 초과하며 심한 곳은 4,000ppm까지 도달한다는 여러 조사결과가 발표되고 있다.

실내공기를 환기해주지 않으면 성장기 학생들의 뇌에 부적절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건강 악영향, 학습효과 저하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 실내공기 치환에 특화된 환기장치는 환경을 효과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연구결과로 나타났다.

담양 봉산초 1개교실, 여수 상암초 2개교실을 대상으로 열회수형 환기장치, 공기청정기 단독운전·동시운전 상황에서 IAQ를 분석하는 실험을 했다.

열회수형 환기장치 가동 시에는 모든 상황에서 1,000ppm 이하로 실내 CO₂ 농도를 유지했으나 공기청정기 단독가동 시에는 이를 초과하는 상황이 관측됐다.

이와 같은 내용은 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과 같지만 20일간 장비를 가동하고 비교데이터를 모은 것은 최초라는 의미가 있다.



■ 연구의 한계점은
실증을 위한 장소선정에 어려움을 겪었으며 연구기간 중 실외 미세먼지 농도가 나쁜 날이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실증실험에서 많은 현장을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됐다면 보다 입체적인 결과를 제시할 수 있었겠으나 교실 IAQ는 교육당국, 학교, 학부모, 학생 등 입장에서 민감한 사항이므로 협조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이번 실증현장은 모두 노후학교이며 실내 재실인원이 9~14명으로 다소 적었다. 만약 5년 이내 신축학교, 재실인원 20~30명 이상 등 조건을 갖춘 곳에서 실험했다면 환기장치의 효과가 더욱 부각됐을 것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기밀성이 좋지 않은 노후학교이고 재실인원이 적었음에도 실내 CO₂ 농도비교에서 환기장치의 효과를 살펴볼 수 있었다는 것은 오히려 적용 필요성을 부각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또한 실증기간 중 실외 미세먼지 상태가 양호해 실질적인 미세먼지 개선효과를 살펴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만약 미세먼지 실외유입 정도가 높았다면 열회수형 환기장치의 집진효과를 검증할 수 있었을 것이다. 추후 연구를 통해 외기가 나쁜 상태에서도 열회수형 환기장치 가동을 통해 미세먼지 유입을 차단하면서도 IAQ를 개선할 수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적용 필요성을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

■ 환기장치 도입 중요성은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고통받고 있는 현 시점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 환기가 강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감염역치 이하로 실내의 바이러스 밀도를 낮춰야 전파를 억제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환기다.

자연환기도 가능하지만 동·하절기 실내온·습도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에너지손실이 많으니 결국 열회수형 환기장치를 통해 순환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 당장 바이러스 해결이 중요하기는 하나 지구의 근본적 환경변화를 야기하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절감 역시 매우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

다만 환기장치에 적용된 제균장치의 실효성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제균장치는 장비 내로 유입·배출되는 공기가 UV LED 등을 통과하게 함으로써 바이러스·세균을 제거하는 개념인데 이 경우 공기청정기가 풍량이 많고 실내공기를 더욱 빨리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제균장치 적용을 통한 효과가 더 높을 수 있다.

이에 비해 환기는 실내공기 치환을 통해 바이러스 밀도를 일정수준 이하로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굳이 제균장치를 도입해야 하는 필요성이 낮을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환기를 통해 실내 바이러스 밀도를 1/3가량 줄일 수 있다.

■ 학교 도입확대 방안은
현재 대부분의 일선 학교에는 공기청정기 또는 열회수형 환기장치가 도입돼있지만 열회수형 환기장치 설비비율은 약 30% 수준으로 저조하며 주로 공기청정기를 사용하고 있다.

다만 교육부는 열회수형 환기장치 도입을 KS B 6879(열회수형 환기장치) 개정 이후로 미룬 것으로 개정안이 지난해 말 확정, 올해 상반기 시행될 예정이므로 오는 6~7월 새로운 KS인증이 일괄 발급되면 연내 각 학교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기업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고성능 미디엄필터, MERV 12등급 이상 필터 등을 설치하면서도 21CMH/인 이상 풍량과 55dB 이하 소음기준을 만족시켜야 한다.

환기협회에 소속된 기업을 비롯해 환기업계의 많은 중소기업이 이를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해온 만큼 조만간 제품이 출시돼 학교교실 IAQ향상을 통한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