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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수명과 동행하는 지중열교환기, 내구성·유지보수·효율성 중요

지중열교환기, 시스템 전체 성능 ‘좌지우지’
유지관리·사후관리 대처 미흡…신뢰성 하락
안정성·E효율 담보 지중열교환기술 확보 시급



전 세계는 에너지위기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양한 방안 중 하나인 신재생에너지는 저탄소형 사회 구현과 지속 가능한 발전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 세계적으로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기술개발을 위한 관심과 투자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각종 지원제도 등이 진화하고 대상범위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은 이를 잘 말해준다.

지열시스템은 효율과 경제성이 좋으면서 친환경적인 신재생에너지로 알려져 있지만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기존 시스템과 비교했을 때 아직까지 경제성, 특히 초기투자비가 낮춰야 한다는 점은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지적된다.

신재생에너지 중 지열에너지는 땅(토양·지하수·지표수 등)이 지구 내부의 마그마 열에 의해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로 정의된다. 지열냉난방시스템은 고온의 지열수를 이용하는 지열발전과는 달리 연중 일정한 온도를 유지하는 지하열원(15±5℃)을 이용해 냉난방·급탕을 동시에 해결하는 고효율의 환경친화시스템으로 고온성 화산활동이 없는 우리나라와 같은 지열조건에서 가장 지열에너지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다.

지열에너지는 직접이용(direct use)기술과 간접이용(in-direct use)기술로 분류할 수 있다. 간접이용은 주로 전력을 생산할 때 이용되며 매우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해야만 사용이 가능해 국내에서는 여러가지 이유로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됐다.

직접이용기술 중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기술이 지열히트펌프시스템(GSHPsystem: ground source heat pumpsystem)이다. 냉방 중 지중열교환기는 히트펌프가 실내에서 흡수(제거)한 열을 땅으로 주입(injection)하며 난방 중에는 땅에서 열을 추출(extraction)해 히트펌프의 열원으로 공급한다. 현재 수직형, 수평형, 에너지파일(energy pile) 등이 지중열교환기로 주로 사용된다.

지열시스템의 구성요소는 크게 지상기계실에 설치되는 히트펌프와 열교환기, 순환펌프가 있으며 지표면 아래 수백m 하부로 굴착해 설치되는 지중열교환기, 이러한 구성요소들을 연결하는 순환배관으로 이뤄져 있다.

지열시스템은 겨울에는 따뜻한 지중열을 흡수해 난방하며 여름에는 차가운 지중으로 실내의 더운 열을 버리는 원리를 이용하는 시스템으로 실내 냉방에 화석연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며 단지 지중으로 물을 순환시켜 열을 얻는 방법으로 원하는 온도와 효율을 높이기 위해 히트펌프를 사용한다.

지열시스템은 지중열의 열교환 방식에 따라 수직밀폐형, 스탠딩컬럼웰형, 수평형, 에너지파일형 등이 있으며 각 지열시스템은 건물의 규모, 지중열교환기 설치를 위한 부지면적, 지중 및 지하수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시스템을 설치하게 된다.

지중열교환기로 사용하는 방식은 수직밀폐형과 개방형인 우물관정형이 대분분이다. 가장 일반적인 수직밀폐형 지중열시스템의 경우 지중으로부터 열을 취득 혹은 방열하기 위해 설치하는 지중열교환기를 수직 또는 수평으로 고밀도 폴리에틸렌 재질의 파이프를 사용해 설치한다.

수직형의 경우 일반적으로 지표에서 약 150~200m 사이의 깊이를 천공해 천공 내부에 고밀도폴리에틸렌 파이프를 설치하는 방법이다.

밀폐형의 경우 공사는 간단하나 천공 하나가 처리하는 열용량이 작아 많은 지열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 경우 천공할 부지가 없어 시스템 적용이 어려우며 여름철과 겨울철의 열밸런스가 맞지 않을 경우 지중열교환기 열교한 성능이 현저하게 떨어지게 돼 3~4년 후부터 성능저하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지열시스템의 중요한 구성요소 중 지중열교환기는 지열시스템에서 건축물 수명과 동일하게 50년 이상 내구성을 가지고 운영되는 유일한 구성요소로 중요성이 막중하다는데 이견이 있을 수 없다.

현재 국내의 지열시스템은 주택 및 특수한 건물을 제외한 대부분의 건축물에는 수직밀폐형과 스탠딩컬럼웰형(SCW)이 적용되고 있다.

스탠딩컬럼웰형(SCW)은 400~500m의 깊이로 우물관정을 형성해 취수용 파이프 및 수중펌프를 설치하고 취수된 열원수를 직접 지상에서 열교환해 회수되므로 열전달효과가 높은 장점이 있으나 수직밀폐형에 비해 보수가 필요하며 설치위치에 따른 지하수량과 변위, 우물관정 내부의 무너짐, 주기별 관정의 청소 및 위험요소 등을 면밀히 검토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수직밀폐형의 경우 스탠딩컬럼웰형(SCW)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중열교환기를 통해 얻는 열량이 낮아 많은 지열공을 굴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시설부지가 넓게 소요되는 문제가 있다. 특히 도심지 건축물의 경우 시설부지가 협소한 관계로 지중열교환기를 건물하부에 설치해야 하는 사례가 많으므로 이에 대한 시공방법의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건축물의 단열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난방에너지는 현저히 감소하는 반면 냉방에 필요한 에너지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지중열원시스템이 적용된 실제 건물에서는 냉방부하와 난방부하의 불균형 특성으로 부하가 큰 냉방부하를 기준으로 지중열교환기가 설계돼 지중열교환기의 소요 수량이 증가되고 지중온도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비효율적인 요소가 발생되게 된다.

지열시스템의 가격경쟁력(경제성) 확보는 보급 확대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 국가마다 다소 차
이는 있지만 지열히트펌프시스템 시공비중 지중열교환기 시공비는 전체시공비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이렇다보니 안정성과 에너지효율과 담보할 수 있는 지중열교환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현재 지중열교환기는 용량에 따라 4~6m 간격을 두고 설치하기 때문에 많은 공간을 필요로 하지만 지중의 낮은 열전도도로 인해 설계기준보다 더 긴 시간을 연속적으로 사용하면 할당된 지열을 온전히 활용하지 못하고 그 성능이 급감해 전기사용량이 증가한다. 

또한 지중열교환기는 지중에 설치되기 때문에 건물시공에 있어 가장 먼저 진행돼야 하며 시공의 난이도로 인해 공정전체를 지연시킬 수 있어 항상 건설사와의 긴밀한 협조가 불가피하다.

지열냉난방시스템은 지층을 굴착해 땅속에 설치하는 지중열교환기의 구조에 따라 크게 개방형과 수직밀폐형으로 구분한다. 그동안 개방형은 지하수 오염 및 고갈이라는 문제와 함께 지중열교환기의 구조적 문제로 빈번하게 하자가 발생하면서 보급 기피공법으로 취급돼 왔다.

지열설비의 잦은 고장과 하자발생 원인은 지중열교환기 안에 삽입·설치하는 PVC파이프 때문이라는게 전문가의 분석이다. 500m 깊이의 굴착구간에 약 124번의 소켓 연결작업을 거쳐 설치하는 PVC파이프의 파손, 연결소켓 이음부 변형, 유공관 막힘 현상 등으로 빈번한 하자가 발생하는 것이다.

밀폐형도 문제가 적지 않다. 동일용량 설치시 개방형대비 약 8배에 달하는 지중열교환기 천공과 그에 따른 토목 공정과의 잦은 충돌, 건축물 하부 설치에 따른 추가공사와 트렌치배관 비용의 증가 등으로 현장 적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좁은 사업부지에서 규정된 5m 간격을 유지하기 어려울 만큼 과다한 지열공이 집단화됨에 따라 장시간 운전 시 나타나는 지중 열섬화 현상에 따른 열교환성능의 급격한 저하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 특히 지중열교환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원인점검이나 유지보수가 불가능하다는 지적은 치명적인 단점이 되고 있다.

지열시스템 신뢰성 하락 원인은
지열냉난방시스템은 1980년대 실용화된 이후 냉난방의 각 성적계수를 높이려는 히트펌프를 포함해 주요 구성 부분에서 많은 기술 발전이 이뤄져 왔다. 

그러나 지열냉난방시스템이 지열을 열원으로 한다는 본질적인 점과 지열을 얻기 위한 천공이 전체 공사비의 4~50%를 차지하는 현실은 지열시스템의 경제성 향상을 목표로 지중열원을 효율적으로 얻기 위한 지중열교환기 기술 개발에 많은 노력을 기울일 수 있게 했다.

지중열교환기는 지열시스템에서 건축물 수명과 유사하게 50년 이상의 내구성을 가지고 있는 유일한 구성요소라고 할 수 있으며 친환경적이며 우수한 성능(효율)을 발휘한다. 이러한 지중열교환기가 없으면 히트펌프 작동이 정지되며 지중열교환기의 열교환 능력(효율)에 의해 전체 지열시스템의 운전 효율이 결정된다.

이러한 이유에서 지중열교환기는 매우 중요하지만,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에 의해 그 평가가 절하돼있는 실정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하가 어떤 조건 및 환경으로 구성돼 있는지에 따라 지열시스템의 성능(효율)이 결정된다”라며 “이러한 점이 히트펌프 등의 쉬운 유지관리나 A/S와는 다르며 지중열교환기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문제점에 대한 대처가 쉽지 않은 것이 신뢰성 하락의 주된 이유”라고 지적했다.

지중의 열을 이용하려면 당연히 천공을 해야 한다. 천공의 전체 길이는 건축물의 냉난방 부하에 적합해야 한다. 다시 말해 모자라서도 안되지만 남아서도 안된다. 최적의 천공길이를 산출하기 위해서 우선 지중에 열을 얼마나 얻고 얼마나 버릴 수 있는가를 수치로 나타내는 지중열전도도(Ground Thermal Conductivity,W/(m×k))를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공인 지중열교환기설계프로그램(Ground LoopDesign)을 이용해 전체 천공길이를 얻어낸다.

지중열전도도가 높다는 것은 시추공의 열저항(m×k/W)이 낮아 그만큼 지중에 열을 많이 얻고 버릴 수 있게 돼 같은 냉난방 부하조건일 경우 당연히 천공길이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시추공의 열저항를 낮출 수 있는 지중열교환기 기술개발은 천공공간 축소에 따른 시공 편의성뿐만 아니라 지열냉난방시스템의 경제성을 향상시켜주는 핵심기술이 되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지열시스템은 빈번하게 하자가 발생하고 대부분 성능효율이 저하되는 등 신뢰할 수 없는 시설로 평가되고 있다. 원인은 지중열교환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열냉난방시스템은 땅속에 설치한 지중열교환기 내부를 이동순환하는 유체가 지반 및 지하수의 열물성을 이용한 열교환(방열 및 흡열)작용을 통해 지중 열에너지를 지상의 히트펌프로 전달하게 된다.

이에 따라 지중열교환기는 지상의 히트펌프 및 기계장치와 함께 지열냉난방시스템을 구성하는 핵심설비로 그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지중열교환기에서 열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상의 히프펌프 등 기계장치는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열용 히트펌프는 삼성, LG, 대성 등 대기업의 주도적인 역할 및 신재생에너지 의무설치, ZEB제도 등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히트펌프 브랜드(제조사) 인지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다른 구성요소를 인식시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지열시장이 작고 대부분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지중열교환기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어 연구 인력, 투자비용 마련이 쉽지 않아 히트펌프의 발전과 비교하더라도 지중열교환기분야의 기술발전은 매우 더딘 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지열냉난방시스템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히트펌프 등 지상설비 문제라면 원인 점검이나 유지보수가 용이하지만 단 한번 설치로 50년 이상 사용해야 하는 지중열교환기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원인점검이나 유지보수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시스템운영이 중단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지중열교환기 설치기술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건물수명과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지중열교환기는 탁월한 내구성과 유지보수 가능여부, 높은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요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