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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인터뷰] 이상민 한국기계연구원 청정연료발전연구실장

“온실·건물 에너지통합…시너지효과 창출할 것”
도시형 분산발전 확대…옥상온실형 스마트 그린빌딩 실증

실가스 배출 저감을 위한 탄소중립이 글로벌 의제로 채택되며 국내 각 분야의 관련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총 에너지소비량의 약 20%를 사용하는 건물부문의 에너지절감 및 자립도 향상이 주목받고 있다. 도시형 분산발전시스템을 통해 에너지의 효율적인 사용방안 모색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옥상온실이 건물에너지 절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착안해 다중 분산발전을 기반으로 한 옥상온실형 스마트 그린빌딩 융복합 개발 및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과제를 총괄하고 있는 이상민 기계연구원 청정연료발전연구실장을 만나 연구목표와 실증계획을 들었다.

■ 어떤 과제인가
이번 과제는 분산발전과 옥상온실을 통합해 건물에너지효율을 높이고 도시농업을 구현하는 것이 핵심이다. 식량자급화와 함께 도시의 녹색화방안으로 그동안 주목받아온 도시농업과 건물에너지가 합쳐진다는 개념이다.

분산발전은 전력대란 및 블랙아웃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송전손실, 송전선로 건립문제에도 대책이 된다. 특히 건물의 에너지자립이나 대도시의 모럴해저드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도시농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미래 인구증가와 도시화 및 식량부족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안정적인 식량확보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신선한 작물을 수송·저장 과정을 최소화해 가까운 수요처로 공급할 수 있다.

이를 결합한다면 건물은 폐에너지를 열과 CO₂로 온실에 공급하고 옥상에 형성된 온실은 건물의 냉난방에너지를 절감시킬 수 있다. 옥상에 온실을 설치하면 난방 측면에서는 이득이 확실하며 작물생장 시 물의 증산효과와 온실환기 및 스크린제어를 통해 냉방 에너지세이빙을 이룰 수 있다.

일반적인 업무용 건물이 주로 낮에 에너지를 사용한다면 온실은 밤에 에너지를 더욱 필요로 하므로 이 두 개체 간의 밸런스를 잘 조합한다면 효율적인 시스템을 도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옥상온실을 이용해 건물에너지비용을 20% 절감하고 CO₂ 배출량도 30% 이상 절감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을 받기 위한 조건에 맞춰 태양광,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와 결합하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 기존사례는
외국의 경우 주로 북미, 유럽 등에서 옥상온실이 적용되고 있다. 미국은 뉴욕, 시카고와 같이 주로 작물재배가 어려운 추운 지역의 건물옥상에 온실을 만들면 난방에너지를 세이빙할 수 있어 많이 채택하고 있다. 유럽은 건물에너지 저감은 물론 호텔이나 식당에 신선한 농작물을 공급하는 용도로도 다양하게 상용화되고 있다. 이는 10년 전부터 시작됐으며 최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북미는 주로 도시에서의 신선한 작물생산 및 공급이 우선적인 목표이며 유럽은 다양성 및 에너지순환 개념을 중시하고 있다. 기계연구원이 진행하는 이번 과제는 이 둘을 합친 에너지통합형이다.

이러한 통합적인 개념과 관련해서는 스페인 바르셀로나 UAB대학교에서 처음 시작됐다. 최근 EU는 옥상온실을 통한 온실가스 저감 실증을 목표로 하는 4개국 프로젝트인 GROOF 과제를 진행하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기계연구원은 기관 내부사업으로 ‘옥상온실형 도시 와이즈팜 빌딩 핵심기술 개발 및 에너지 통합시스템 실증(2018~2020년)’을 완료한 바 있다. 기관 내 연구동 건물옥상에 180㎡ 규모의 온실을 설치해 에너지통합 기술 실증을 진행했으며 △저공해 고효율 열병합 발전시스템 기술개발 △친환경 폐양액 재순환시스템 기술개발 △옥상온실 에너지 최적설계 및 제어기술 개발 △신재생에너지 통합설계 기술개발 등이 포함됐다.

열병합 발전용 가스엔진의 배기가스로 온실 내부에 CO₂를 공급해 광합성을 증진시키는 것이 핵심 개발기술이다. 미국, EU 등과 차별성을 위해 3중발전을 이용한 적극적인 에너지교환에 주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 과제 구성요소는
이번 과제는 분산발전과 통합 EMS, 스마트팜, 녹색건축이 융·복합된 스마트 그린빌딩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건물일체형 옥상온실을 이용한 건물 냉난방에너지 절감 및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한 미래도시형 스마트그린빌딩 융복합시스템 개발을 통해 친환경 다중 분산발전을 실현한다.

큰 틀에서 보면 실증하려는 건물의 확보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고 친환경 다중 분산발전 기술과 스마트팜과 건물을 통합제어할 수 있는 EMS 및 옥상온실 확산을 위한 건축모델 등의 요소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분산발전, 신재생에너지, BIPV 등 요소들을 적용해 스마트팜과 건물을 통합할 수 있는 EMS 솔루션 개발이 필요하다. 건축파트에서는 건물 형태와 용도가 다양하기 때문에 표준설계 정립이 필요하다. 다양한 비즈니스모델 발굴과 함께 향후 법·제도 및 인증제와의 연결도 요구된다.

엔진에서 배기가스와 냉각수를 통해 배열이 발생하는데 지금까지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회수하는 시스템이 없었다. 이번 과제에서는 하이브리드시스템을 적용, 흡수식냉난방기를 사용해 두 가지 배열을 모두 사용할 계획이다. 온실과 건물에서 필요한 냉방, 난방, 전기, CO₂를 공급할 수 있어 4중발전이 가능하다.

도시에서의 작물재배는 농촌에 구축된 일반 스마트팜과의 환경적 차이점이 존재해 한 가지 작물을 대량으로 생산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진다. 다품종 재배를 통해 온사이트나 인근 수요처에서 작품을 해결해야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여러 작물을 동시에 키우기 위해서는 광, 양액 등 필요조건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어 농업관련 대학 및 업체들이 컨소시엄에 참가하고 있다.

■ 실증모델은
실증형으로 진행되는 이번 과제는 조건에 부합하는 상업용 1개, 업무용 1개 등 총 2개 건물을 확보했다. 2개 건물 실증을 통해 연구완성도를 향상시키고 장기 실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할 계획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적합한 실증건물의 선정이다. 건물이 낮고 넓은 해외의 옥상온실 모델을 그대로 국내에 적용할 수는 없기 때문에 우리 나라의 대도시 상황에 맞는 도심 고층건물을 선정했다.

첫 번째 실증장소는 서울 성수역 인근의 스테이션니오라는 공유오피스로 업무동의 전형적인 형태다. 이 현장은 규모 및 형태가 동일한 두 개의 건물이 붙어있는 합벽건물이다. 한 쪽 건물 옥상에 온실을 구성하면 그 영향을 받는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을 직접 비교할 수 있다. 동일 조건의 비교대상이 붙어있기 때문에 에너지세이빙 효과를 바로 정량화할 수 있어 실증을 진행하기에 최적의 조건이다.

두 번째 실증장소인 원마운트는 고양시에 위치해 일산 호수공원과 인접한 지역에 있다. 놀이시설, 식당, 쇼핑시설 등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건물로 외부에서 옥상온실을 쉽게 볼 수 있어 홍보효과도 뛰어날 전망이다. 향후 온실 체험프로그램도 연계할 계획이다.

기계연구원이 운영하고 있는 옥상온실 테스트베드를 활용해 핵심 요소기술을 개발하고 과제 실증건물에서는 이를 통합 적용함과 동시에 리빙랩도 운영할 계획이다.

장기간 실증건물을 운영함으로써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해 옥상온실 모델의 확산보급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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