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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강수영 서울에너지공사 수석연구원

“회수열·신재생열 활용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 추진”
호디 마곡사옥 국내 첫 적용, 내년 상반기 준공

서울에너지공사(사장 김중식)는 서울시의 친환경에너지 이용·보급 및 기술개발을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과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된 공기업이다.

에너지연구소는 서울에너지공사의 설립목적을 달성하는 데 일조하기 위해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집단에너지 효율화, 에너지전환 등과 관련된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태양광 활용 기술개발 지원사업이나 미세먼지 저감 기술개발 지원사업 등의 시정책과제, 자체예산을 통한 과제 등의 연구가 주요업무다.

특히 서울에너지공사는 지난 2018년부터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에서 공고한 ‘Smart ZEC 개발’ 과제의 일환으로 서울시 마곡지구에 4세대 지역난방 실증사업을 추진해온 바 있다. 에너지연구소는 스마트에너지처 등 내부부서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체 과제 총괄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동안 실증부지 확보와 세부적인 실시설계를 모두 마쳤으며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본격적인 설비구축에 들어간다.

국내 첫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 적용사례가 될 호디 마곡사옥에는 60℃ 내외의 지역난방 회수열을 기본으로 태양열과 연료전지 배열이 공급된다. 저온열로 구동되는 흡착식 냉동기와 고효율 제습냉방설비를 설치해 기존 지역난방 시스템과 차별된 새로운 친환경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강수영 서울에너지공사 에너지연구소 수석연구원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은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이란 지역난방 수용가에 60℃ 내외의 지역난방 회수열과 태양열과 같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열원을 활용해 냉난방을 공급하는 차세대 열공급 기술이다.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은 다단식 방식(Cascade)과 4세대 지역난방의 합성어로 이해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다단식 방식의 경우 흔히 폭포수에 비교해 100℃ 이상의 고온수를 사용한 뒤 발생하는 온도차에 따라 온도가 낮아진 약 60~80℃의 저온수를 다시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4세대 지역난방은 저온의 열을 열손실이 적은 flexible 배관 등으로 공급하고 신재생에너지 등 분산열원을 활용해 중앙집권형 열공급에서 발생하는 열손실을 줄이는 것이 주요개념이다.

그러나 소규모의 실증부지를 위해 저온의 열을 생산하는 설비를 별도로 구축하고 flexible 배관 인프라를 통한 열공급을 추진하기엔 비용 등의 측면에서 타당성을 인정받기 어렵다.

이에 따라 호디사옥에 적용할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의 개념은 고온수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3세대 지역난방의 리턴수와 신재생열원을 통합해 단계별로 열을 활용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 이번 현장의 개요는
4세대 지역난방의 핵심은 저온의 열을 공급하는 것과 분산열원을 활용하는 것이 다. 서울에너지공사는 4세대 지역난방의 개념을 살리면서 3세대 지역난방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분야의 사전 연구조사를 진행해왔다.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 기계실의 설계는 스웨덴에서 실증연구가 진행된 태양열을 활용한 프로슈머 연구에서 영감을 얻어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해당 연구와 이번 과제의 키워드인 지역난방 리턴수, 4세대 지역난방을 융합해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 기계실의 설계를 완료했다.

설계된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 기계실은 호디사옥 3, 4층에 냉난방을 공급한다. 바닥난방을 통해 난방을 공급하며 흡착식 냉동기와 재생코일을 통해 제습냉방방식으로 냉방을 공급한다.

각각 필요한 온도에 따라 흡착식 냉동기는 고온 축열조, 바닥난방과 재생코일은 저온 축열조로부터 열을 공급받게 된다.

태양열은 분산열원으로 1순위의 열공급 서열을 갖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원의 간헐성을 위해 고온 축열조를 통해 생산된 열을 저장하며 실증부지의 부하에 맞도록 축열조의 용량을 설계했다. 

또한 태양열의 열생산량이 고온 축열조의 용량을 벗어나는 경우 고온 축열조와 저온 축열조를 연계하는 열교환기를 통해 저온 축열조에도 열을 저장할 수 있다. 저온 축열조는 주로 리턴수를 통해 열을 저장하며 리턴수의 온도가 낮은 경우 연료전지를 통해 열을 저장한다. 열이 부족한 경우 지역난방 공급수를 사용해 열을 저장하게 된다.

2022년까지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 기계실을 구축할 예정이며 열이라는 에너지는 전기와 같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에너지가 아니기 때문에 시운전을 진행하면서 더욱 상세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전체적인 경제성 기반 최적운전 분석, 태양열의 열생산 패턴에 따른 기저열부하 저장운전, 익일 예상 열부하에 따른 연료전지 심야운전 등 세밀한 제어가 가능하도록 연구를 추진한다.



■ 이번 사업을 통해 기대되는 영향력은
저온열을 이용하는 4세대 지역난방 모델이 성공적으로 구축된다면 향후 장거리 열배관망의 에너지손실도 줄이고 분산열원의 보급확대에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최근 주목하고 있는 생산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에너지사용 효율을 극대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다단식 4세대 지역난방이 적용되는 호디 사옥사례를 통해 3세대 지역난방 인프라를 유지한 상태에서 단계적으로 4세대 지역난방으로의 전환을 추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고온수 생산량 감소, 잉여열 감소 등 경제적 측면과 신재생열원과 열저장설비를 활용한 분산열원의 효과를 검증하는 기술적 측면, 리턴수와 신재생열원 사용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적 측면에 대해 정성·정량적인 관점에서 분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궁극적으로 4세대 지역난방의 확대로 신재생열원을 통한 분산열원의 확대와 에너지사용 효율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향후 관련연구 계획은
2022년까지 구축이 완료될 예정인 실증부지에 대한 데이터 분석 및 경제성을 기반으로 하는 최적운전 방안에 관한 연구와 신재생열원 및 열저장 설비를 통한 신재생열원의 간헐성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4세대 지역난방 도입을 위한 제도개선을 위해 열사용시설의 기술기준 검토와 열요금제 개발 등에 대해서도 상세한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규 개발지구에 실제적인 4세대 지역난방 도입이 가능하도록 공동주택, 상업용, 공공건물 등 건물유형별 저온열 및 신재생열원 이용, 분산열원 간 양방향 거래 등 다양한 연구도 계획중이다.

최근 더 낮은 온도를 통해 지역난방을 공급하는 5세대 지역난방에 대한 개념도 유럽에서 연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4세대, 5세대를 굳이 분리하지 않고 더 효율적이고 국내 적합한 지역난방 연구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 실증을 기회로 삼아 향후 더욱 다양한 4, 5세대 지역난방연구를 추진해 지속가능한 에너지로의 전환과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이바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