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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달홍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회장(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회장)

“업계 자부심과 긍지, 기계설비법 위에 하나된다”
코로나19 확산위험 저감…기계환기설비 법제화 추진

기계설비법은 많은 기계설비인의 희망과 노력 위에 제정됐다. 오랜기간 업계의 숙원이었던 기계설비법은 여러차례 법제정 시도가 있었지만 번번히 무산되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마련된 기계설비법은 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 소속 모든 단체들의 노력의 성과이기도 하지만 일등공신을 뽑자면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라고 할 수 있다. 기계설비법 제정에 누구보다 열성적이었고 어찌보면 총대를 메고 앞장 선 단체였다.

기계설비법이 시행되고 1년이 지난 현재 시점에서 기계설비건설협회와 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를 동시에 이끌고 있는 정달홍 회장을 만나 기계설비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들었다.

■ 기계설비법에 대한 업계의 기대와 평가는
기계설비법이 제정된 지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 흘렀다. 지난 3년간 우리 기계설비산업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우선 기계설비인 모두가 정부와 국회로부터 기계설비의 중요성을 인정받았다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게 됐으며 독립된 법을 토대로 발전을 위해 더욱 단결하는 계기가 됐다.

또한 국토교통부가 기계설비산업의 5개년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제도 및 지원을 통해 기계설비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기계설비는 건설산업의 핵심으로 건축·토목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업역확대와 양질의 일자리창출 등 가시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올해부터 건축물 연면적 3만㎡ 또는 공동주택 2,000세대 이상의 관리주체는 기계설비유지관리자를 선임해야 한다.

이에 따라 7월 현재 1만5,000여명의 기계설비유지관리자가 배출됐다.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은 2023년까지 단계적으로 의무화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유지관리자가 배출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설비법에는 건축물에 설치된 기계설비의 성능발휘 여부 및 안정적 운영을 돕기 위한 성능점검을 의무화함에 따라 성능점검업이 새로운 업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성능점검업은 2021년 7월 기준 36개 업체가 등록됐다. 국토부가 조만간 유지관리준을 고시하면 앞으로 더 많은 업체들이 등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계설비의 안전과 성능확보를 위해 발주자는 기계설비 설계도서를 해당 지자체에 제출해 기술기준에 적합한지 착공 전 확인을 받아야 한다. 또한 공사를 끝냈을 때에도 해당 지자체에 사용 전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기준이 되는 기계설비 기술기준이 지난 6월 제정·공포돼 기계설비 성능확보는 물론 품질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계설비의 성능은 높이고 에너지소비는 줄이며 국민의 건강하고 안전한 생활을 돕기 위해 제정된 기계설비법이 생활밀착형 법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계설비인들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조만간 제정·공포될 유지관리기준을 통해 건축물과 시설물에 설치된 기계설비가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관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협회 역시 올해를 기계설비법 정착의 원년으로 삼고 법이 현장에 잘 적용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환기기준 개정 현황은
최근 코로나19 감염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4차 대유행은 대규모 점포시설, 종교시설, 클럽, 식당, 카페 등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집단감염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집단감염은 환기가 원활하지 않은 밀폐된 공간에서 확산되는 공통점이 있다. 질병관리청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다중이용시설에서 코로나19 감염확산 원인을 환기방식으로 지목하고 “다중이용시설의 환기는 시설운영자가 할 수 있는 감염관리 행동수칙”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기계환기설비를 이용해 실내공기를 환기시켜 줄 것을 시사한 것이다.

다중이용시설이 지하에 있거나 창문이 작은 경우, 미세먼지로 인해 창문을 열 수 없는 경우 자연환기로는 한계가 있다. 이럴 때는 기계식 환기설비를 통해 실내공기를 강제로 환기시켜야 한다.

그러나 현재 법규로는 일부 다중이용시설(종교시설, 유흥주점 등)이 기계환기설비 설치기준 범위에 제외되고 있어 법의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다중이용시설의 신축에만 적용되고 설치 후에는 유지관리 및 점검에 대한 규정미비도 지적되고 있다.

일정규모 이상 다중이용시설의 허가, 인가, 등록, 신고 시 기계환기설비 설치를 의무화하고 설치 후에는 유지관리, 성능점검 단계까지 적용할 수 있도록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

이에 따라 기계설비의 설계, 시공, 유지관리를 관장하고 있는 기계설비법에 다중이용시설의 범위와 기계환기설비의 설치 및 점검에 관한 규정을 법제화해야 한다.

우리 협회는 코로나19 등 감염병 확산위험을 낮추고 기계환기설비의 체계적 관리를 위해 ‘다중이용시설 기계환기설비법제화’를 국회와 정부에 적극 건의하고 있다.

■ 지속가능한 발전방안은
기계설비산업은 전체 건설공사의 22%를 차지하고 있으며 1만여개의 업체와 55만명의 종사자를 갖춘 약 36조원의 대규모 산업이다. 연평균 6%대의 높은 성장을 지속하는 산업으로 국민의 쾌적한 생활환경과 제품 및 에너지생산을 위한 최적의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국토부는 기계설비법 시행 후 5년 단위의 기계설비 발전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올해부터 2025년까지 추진되는 제1차 기본계획은 △지속가능한 기계설비산업 성장 환경 구축 △건설산업을 선도하는 첨단 기계설비 기술력 강화 △고부가가치 산업 육성으로 양질의 일자리 창출계획을 수립했다.

이 중 지속가능한 성장환경 구축방안의 하나로 기계설비 BIM 활성화 추진이 있다. 국토부가 발표한 기계설비 발전 기본계획에는 기계설비 BIM 확대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 등 현장에서 사용가능한 표준 라이브러리 구축지원에 관한 내용이 담겨있다. 그러나 상반기가 지난 지금까지 BIM정책은 아직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는 기계설비 BIM 활성화를 위한 국토부 차원의 구체적인 정책마련 및 R&D 예산지원을 건의하고 있다.

또한 기계설비공사 현장에 기계설비 전문가가 배치돼야 한다. 전기, 소방, 통신설비의 경우 각각의 법에 의해 기술자 및 감리자를 현장에 배치해 시공품질과 안전을 관리하고 있다.

기계설비공사는 기계설비전문가 배치에 대한 일부기준이 건설산업기본법, 건설기술진흥법, 건축법, 주택법 등 타 법령에 산재됐다. 기계설비법에 의해 기술기준과 유지관리기준이 공포되고 시행됨에 따라 이제는 기계설비공사 현장에 시공 및 감리분야의 기계설비전문가 배치가 제도적으로 필요해졌다.

기계설비건설협회는 기계설비전문가 배치기준 정립을 포함한 기계설비법 개정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단체에 기계직 인원이 대폭 충원돼야 한다.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라 각 지자체는 △기계설비 착공 전 확인 및 사용 전 검사 △기계설비유지관리자 선임(해임) △기계설비 성능점검 기록 제출 요청 및 확인 △기계설비성능점검업 관리 등 새롭게 수행하는 업무가 많아졌다.

이에 따라 부산시가 지난 7월 조직개편을 통해 건축기계설비팀을 지자체 최초로 신설하고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지자체는 기계직 공무원 수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 협회는 각 지자체가 기계설비 관련 업무를 차질 없이 수행할 수 있도록 국토부에 기계직 인원 충원을 건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