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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제주의 비전 CFI, 기후변화 대응·탄소제로 리더십

기후변화·탄소제로 리드하는 CFI 제주 비전 달성 기대
“기업·시민사회와 비전 공유해야”

전례없는 전 세계적인 위험들이 계속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기후 비상사태라는 완벽한 도전에 직면해 있으며 자연은 심각한 위기상태다. 불평등과 사회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문턱을 넘어서면 회복이 어려운 주요 티핑포인트들이 가까이 다가와 있다. 여러 분석에 의하면 앞으로의 10년은 우리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결정지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기회라고 판단된다.

최신의 과학적 증거는 지구기후, 생태계가 위험에 처해 있음을 확인해준다. 오늘날 기후를 조절하는 15개의 주요 생물물리시스템(biophysics system) 중 9개가 좋지 않은 방향으로 이동 중이며 잠재적으로 티핑포인트에 접근하고 있다고 한다.

인간의 활동에 따른 탄소배출로 이미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평균 1.0°C 이상 평균기온이 높아졌으며 과거와 현재의 탄소 배출량 때문에 10년마다 0.2°C씩 온도는 상승하고 있다. 이 속도라면 지구온난화는 2030~2052년 사이에 1.5°C 상승에 도달할 가능성이 높다(IPCC, 2018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 인식이 증가되고 있지만 탄소배출은 여전하다. 2020년 코로나19로 인한 깜짝 감소 이후 2021년의 반등은 예견된 놀라움이다.

화석연료의 사용과 산업화는 기술혁신과 고효율에너지의 사용으로 인류역사에 유래를 찾기 어려운 눈부신 성장을 이룩해왔으나 환경오염과 탄소배출, 기후변화의 가속화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7억2,760만톤으로 OECD 회원국 중 5위다. 해외 여신 및 국제환경단체로부터 ‘기후악당국’이라는 오명까지 뒤집어쓴 지금이다.



에너지 전반 혁신적 전환 추진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및 기후, 에너지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는 지난 8월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를 발표했다. 수많은 연구와 실증으로 에너지의 소비·공급·전달·산업을 포괄하는 에너지시스템 전반의 혁신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탄소중립이란 경제활동 과정에서 CO₂ 등 온실가스 배출량과 흡수량이 같아져 탄소의 순배출량이 ‘0’이 되는 것을 말한다. 정부는 2019년부터 에너지전환, 산업, 수송 등 7개 분과에서 학계·산업계·시민·종교 단체 등 100여명이 참여하는 포럼을 구성하고 한국형 그린뉴딜 수립도 이 일환으로 추진 중이다. 일차로 2025년까지 인프라·에너지 녹색전환을 위해 42조7,000억원을 투자하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그린뉴딜사업은 탈탄소를 비롯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지향한다. 기후위기에 앞장서 대응하는 동시에 산업구조를 미래지향적으로 탈바꿈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도시와 공간, 생활인프라 전반을 친환경으로 전환해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한편 비즈니스 환경을 친환경으로 변모시키고 안정적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목표다.



이에 따라 그린뉴딜은 경제정책과 환경정책, 국제협력이 연계된 종합계획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린뉴딜은 국민인식 변화와 국제적 흐름에 부응해 재생에너지와 고효율에너지 중심의 미래에너지 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각 지자체마다 그린뉴딜계획을 발표하
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탄소제로 제주, 민.관 협력해야
2020년 4월 발표된 IRENA(국제재생에너지기구: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의 글로벌 재생에너지전망(Global renewables outlook) 보고서는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평균기온 상승을 2℃ 미만으로 제한한다’는 목표에 입각한 2050년 에너지전환 시나리오(TES)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또한 에너지전환, 산업공정 CO₂배출 저감에 필요한 추가 방안도 모색하는 등 제주도의 CFI(Carbon free Island)와 같은 지역별 조직이 함께 할 만한 내용이 압축돼 있다.

기업은 여러 지역, 부문, 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관계를 형성하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비전 2050은 비즈니스 리더십과 행동을 위한 프레임워크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잠재적인 모든 책임과 사회적 책임을 이행할 수 있으며 시급한 혁신을 주도할 수 있다. 이러한 리더십의 핵심에는 공통의 비전, 시스템적 사고 및 사고방식의 변화가 있다.

CFI의 주된 화두인 지속가능한 에너지는 무엇일까? 신뢰할 수 있으며 경제적이며 깨끗한 저탄소(순제로) 에너지를 제공하는 에너지시스템은 구호처럼 쉽지 않다. 사회 거의 전 부문의 확고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필요로 하는 전체 시스템의 변환(System Transformation)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꿈꾸는 제주의 미래를 정의하고 이를 현실로 만들어 가는 사고방식과 행동, 실천을 정의하는 비전을 기업과 시민사회와 공유해야 한다. 공유되지 않은 비전은 뿌리없는 나무와 같다.

CFI든 탄소중립이든 모든 비전과 계획의 실행력을 높이려면 에너지와 유관 시스템을 정확하게 이해해야하고 시스템이 어떻게 변환하는지, 그 변환을 가속화하는 요소들은 무엇인지를 깊이 연구해야 한다. 그 이해를 바탕으로 정부, 의회 등 정책결정자, 기업 등 혁신을 담당하는 기술전문가, 투자와 금융전문가 그리고 개인의 참여가 협력을 이룰 때 비로소 시스템변환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수많은 정책과 비전이 용두사미가 되고 마는 이유의 대부분은 여기서 출발한다. 우리의 야심찬 탄소중립과 CFI가 거기에 갇혀서는 안 될 것이다.

CFI JEJU의 실현을 위한 끊임없는 변화에 대한 수용과 기술개발, 정책적 수용과 투자 등의 유기적인 시스템의 변화로 기후변화와 탄소제로를 리드하는 제주도를 기대한다.



<황진택 제주대 교수(제주에너지포럼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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