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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박민원 경남창원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 단장(창원대 교수)

“제조혁신 핵심 ‘스마트·그린’…공장E효율화로 탄소중립 지향”
사업장 全 운영사이클 ICT 접목 통해 디지털·그린뉴딜 대응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35.8%를 차지하는 산업부문의 탄소절감, 에너지효율화의 필요성이 높은 가운데 산업체가 밀집한 산단의 에너지효율화는 국가 탄소중립달성 기여도가 크다.

경남창원스마트그린산단은 2020년 9월 기존 스마트산단에서 스마트그린산단으로 확대개편돼 산업부문 탄소중립의 선봉에 서있다. 경남창원스마트그린산단사업단(이하 사업단)도 2019년 3월 이후 명칭에 ‘그린’이 더해져 그린산단을 위한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박민원 사업단장(창원대 교수)을 만나 경남창원산단 스마트그린화의 주안점과 그린산단으로의 목표에 대해 들었다.

■ 경남창원스마트그린산단 추진배경은
대한민국 제조업이 2011~2012년 정점을 찍은 후 2017년까지 지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대한민국 제조업의 위기’, ‘제조업 쇠퇴’와 같은 말이 언론에 떠돌았다. 매출액으로 보면 국내 산단 전체적으로 10% 정도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제조업이 워낙 빠르게 성장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2018년 제조업의 부흥과 경제성장을 위해 산업단지를 스마트화해 4차 산업혁명 기지로의 혁신에 나섰다. 당시 문재인 대통령이 경남창원산단에서 열린 제조업혁신 비전선포식에 직접 참석한 바 있다.

이어 2019년 6월 이를 발전시킨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을 발표했다. 정부는 제조업 부가가치율을 2017년 25%에서 2030년까지 30%로, 신산업·신품목 비중을 2018년 기준 16%에서 2030년 30%로, 수출순위를 2018년 기준 6위에서 2030년 4위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한 추진전략에는 스마트화·친환경화·융복합화 등 내용이 담겼다.

이어 2020년 대한민국의 포괄적 미래비전을 제시한 한국판뉴딜에 디지털뉴딜과 더불어 그린뉴딜이 추가로 포함되면서 산단의 에너지효율화, 탄소저감을 포함한 스마트그린산단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게 됐다.

■ 사업단장으로서 참여한 소감은
2019년 3월부로 사업단장에 취임했다. 이전까지는 평범하게 연구하는 공대 교수였으나 경남 창원이 국가적으로 추진되는 프로젝트의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되면서 도정에 보탬이 되고자 단장직을 수락했다.

당시 산업단지의 혁신을 위한 다양한 비전·목표가 제시되고 방향성과 전략이 수립되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 수개월간 밤잠을 미루면서 사업단 임직원, 지역 학계, 기업관계자 등 전문가들과 고심하며 사업을 제안·검토하는 과정을 거쳤다.

본격적으로 실행가능한 아이디어가 도출된 것은 6개월여 후였다. 이후 기획한 사업내용이 2020년경부터 기획재정부 인정사업으로 지정되면서 스마트그린산단이 추진됐다.

국가산단 7곳을 비롯해 국내에서 추진되는 스마트그린산단에 적용된 아이디어, 사업들도 경남창원에서 시작된 것이 많다. 다른 지역에서도 벤치마크할 정도로 좋은 내용이 도출돼 기재부를 설득하고 국회를 통과할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다.

■ 사업단 주안점은
제조업 특성상 운영사이클을 아이디어-분석-제조-판매-서비스 등으로 나타낼 수 있다. 이를 데이터기반 제조업으로 바꾸려면 전체 사이클 요소마다 ICT가 접목돼야 한다.

기존 경남창원산단에는 이러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이 없었다.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기술이 있는 기업을 유치해 협력하게 할 필요가 있었지만 무작정 이전을 강요할 수 없으므로 스마트그린산단사업을 구성하고 이에 참여하는 기업들을 경남창원산단에서 일하게 하는 방안을 활용했다. 제조업·ICT기업이 사업적으로나 공간적으로 유기적 협력할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진 것이다.

이를 기획했을 때 ICT를 제조업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는 인식이 많았으나 지금은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

현재 경남창원산단에 입주한 기업 수는 2021년 3월 기준 2,866개사다. 이중 300인 이상 사업장이 44개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대규모 사업장은 공정자동화, 에너지효율화 등 제조업의 스마트그린화에 이미 관심이 많아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허리 역할을 하는 기업들인 50인 이상 사업장이 300여개, 30인 이상 사업장이 700여개로 다수를 차지한다. 이들은 스마트그린화의 필요성이 높지만 규모측면에서 혁신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규모가 30인 미만인 사업장도 다수지만 이들은 스마트화를 받아들일 여력이 충분치 않다.

새로운 사업은 이들에게 제조데이터 혁신, 그린스마트팩토리, 공정시뮬레이션, 스마트물류, RE100, 3D디지털화 등을 지원하고 독려하는 것이다.

■ 그린산단을 위한 목표는
궁극적으로 탄소중립까지 가겠다는 것이 목표다. 탄소중립 관련내용은 그린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구축, RE100을 위한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구축사업 등이 해당된다.

스마트에너지플랫폼은 사업장에 FEMS를 도입, 에너지를 모니터링하고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 도입된다. 현재 경남창원산단의 기업들은 스스로가 에너지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구체적으로 알지 못한다. 전기·가스요금 청구서가 나오면 그대로 지불하는 것에 그친다. 식사할 때 칼로리를 계산하듯 청구서의 내용을 상세하게 보여주는 것부터 시작하자는 것이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구축사업이다.

스마트그린산단사업의 주요 대상인 30~50인 사업장을 700개로 기준삼고 2030년까지 400개 기업이 참여토록 한다는 목표다. 현재 30개 기업에 설치가 완료됐으며 2023년까지 70개기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기업들은 에너지를 통제의 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생산량을 줄일 수는 없으므로 생산량에 따라 자연스럽게 증가하는 것이 에너지소비라고 여긴 것이다. 그러나 장비별, 단위별로 계량하다보면 스스로 관리하게 된다. 생산데이터를 종합적으로 살펴봤을 때 주말에 임금을 더 주더라도 에너지비용이 저렴해 경제적이라면 새로운 스케줄로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까지 내용을 살펴보면 FEMS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평균 7% 가량의 에너지가 절감됐다.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고 건강검진만 하더라도 스스로 관리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장 에너지사용도 스스로 관리하게 된다.

이처럼 정성적 효과는 확실하며 정량적으로도 에너지절감을 위한 의사결정 포인트를 많이 확보할 수 있으므로 개선 여지가 크다. 또한 향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절감방안을 도출하거나 직접제어 역시 가능할 것이다.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구축사업은 스마트에너지플랫폼 구축기업 중 8개를 RE100기업으로 선정해 추진한다. 산단 내 수소·태양광 그린발전소가 건립되니 이 에너지를 자체사용하는 PPA 제3자 구매권을 인정받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내년 경 시행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 스마트그린산단사업을 평가하면
2018~2019년 산업단지를 ‘러스트벨트’로 부르고 ‘제조업이 안좋다’, ‘창원이 위험하다’는 등 이야기가 팽배했다. 그러나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스마트그린산단사업 이후 투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산단 내 기업간 커뮤니티가 활성화되는 등 분위기도 활발하다.

ICT 중심의 외부기업 유치가 증가하면서 경남창원산단 내부 인프라 활용률이 높아지고 있으며 타 지자체로 우수사례가 확산되고 있다.

지금껏 사업참여자들의 많은 노력과 열정, 희생을 통해 이러한 성과를 올린 만큼 앞으로 결실을 제대로 맺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