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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인터뷰] 김광호 설비기술협회 송풍기기술전문위원장(KIST 명예박사)

“송풍기 단체표준 제정, 기술수준 향상·에너지절감 기여”
전문성·객관성 갖춘 설비기술協 최적
터널송풍기 제연성능시험·인증 개정

■ 국내 송풍기시장을 평가한다면
국내에서 많은 업체들이 송풍기를 제작하고 판매하고 있다. 이중에는 50년이 넘는 오랜 역사를 가진 회사들도 몇몇 있다.

반면에 최근 설립된 신생회사들도 시장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 해외기업들과 기술제휴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경우도 있으며 독자적인 기술로 생산하는 업체들도 있다.

해외제품의 직수입을 통한 시장참여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기술측면에서 보면 제품의 수요가 점점 커지는 동시에 사용자들의 요구조건 역시 점점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바람이 잘나온다라는 정도를 넘어 풍량이 어느 정도값이며 설치 및 운전조건에 따라 풍량값이 얼마만큼 변화하는지, 소음이나 전기소모량은 어느 정도인지, 제어나 유지보수는 얼마나 편리한 지 등 요구사항이 까다로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적용분야도 매우 다양해지고 있어 기존 제품군으로는 요구사양을 만족하지 못하고 새롭게 설계, 개발해야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경우 자체 원천기술 확보없이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

특히 단순히 송풍기를 기계적인 관점에서만 보는 상황에서 전자제어와의 복합시스템 관점에서 접근해야 하는 방향으로 시장상황이 진화하고 있다. 그리고 에너지절약에 대한 시장의 요구는 점점 더 심화될 전망이다.

■ 송풍기시장 이슈는
송풍기는 압축기, 펌프 등 유체기계와 함께 국가 전체적으로 볼 때 전기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에너지다소비 제품이다.

성능측면에서 볼 때 필요한 양만큼의 바람을 불어내야 하고 동시에 조용하게 운전돼야 한다. 즉 효율적으로 운전돼야 하는 기술적 요구조건을 갖고 있다.

매우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에너지기기임에도 불구하고 송풍기의 성능, 효율, 소음 등을 측정해 값으로 표기하거나 기술성적서 형태로 제시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또한 업체에서 제출하는 성능성적서에 대한 검증방법도 마땅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다양한 용도에 따라 형태와 크기가 각각 달라 제품의 규격화, 표준화를 이루기가 어렵다. 주문생산으로 수요에 맞춰서 설계, 제작되고 있어 기술적으로 정립돼 있지 않으며 기술개발이 잘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 송풍기분야 단체표준 제정 배경은
제정 당시에는 제품성능에 대한 일정한 기준이 없다보니 우수한 제품들이 시장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고 성능이 부족한 일부 제품들이 설치, 사용되는 경우들이 있었다. 송풍기성능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설비에 문제가 발생되며 소비자들의 불만으로 이어지게 된다. 설치, 운전되고 있는 건물, 아파트 등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많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고 성능이 우수하고 효율이 높은 좋은 제품들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판매되고 사용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단체표준 제정이 시작됐다.

또한 당시 시장에는 해외에서 유입된 제품들도 많았으며 성능이 부족한 제품들도 시장에 나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산업발전을 위해, 그리고 우수한 제품에 대한 구매자들의 요구 등이 맞물리면서 제품 및 성능인증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전문성이 있으며 객관적인 기관에 의한 인증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서로 교환됐다. 제품인증에 대한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한국설비기술협회가 단체표준사업을 수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단체였다. 다른 기관에서 이러한 사업을 수행했다면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입장차이를 잘 조정하지 못하고 전문성 부족 등으로 널리 활용되지 못하는 표준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 단체표준 제정 시 중점을 뒀던 분야는
제정 당시 시장에서는 송풍기의 성능이 나온다, 안나온다. 혹은 환기가 된다, 안된다 등 주관적으로 많이 이야기되고 있었다. 송풍기의 풍량, 압력 등 보이지 않는 기술변수들을 공학적인 값들로 계량화하고 객관적인 지표로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즉 주관적이며 정성적인 평가를 객관적이며 정량적인 기술지표로 바꿔주는 것이 필요했다. 제조사들과 구매자, 사용자간 서로 소통할 수 있는 공통의 언어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 또한 전문가들이 만들 때 현실과 동떨어진 규정을 만든다면 현장에서는 아무도 사용하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현실적으로 실무에 적용할 수 있으며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쉬운 내용으로 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또한 다른 어떤 표준(규격) 제정사업보다도 송풍기 기준 제정에서는 관련 업계의 의견을 많이 들으려고 했으며 업계의견들을 기준에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이러한 일들은 주관단체가 설비기술협회여서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하지만 동시에 기술적으로 그 레벨을 적절히 조절하는 데에도 무척 주의했다. 수준이 너무 낮으면 성능인증의 의미가 없으며 수준이 너무 높으면 인증기준을 통과하는 업체가 거의 없을 수 있다.

적정 기술수준을 결정하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 보급화를 위해서는 먼저 사용자측을 설득해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구매시방서에 포함되도록 노력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었다.

제조사들도 단체표준 제정이 결국 장기적으로 보면 업계에 도움이 되고 우리나라 기술수준 향상을 가져오는 만큼 상호 윈-윈 효과를 가져온다고 설득했다. 동시에 국가 에너지소비측면에서도 에너지절약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준을 적용시켜 나가는 데 많은 노력을 했다.

■ 향후 단체표준 개정 방향은
현재 사업 운영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인증에 소요되는 시간이 많고 비용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제조사의 요청사항들을 반영해 간편하고 인증받는데 소요되는 기간도 단축하고 인증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

동시에 사용자, 구매자가 필요한 사항들도 추가해 나아가겠다. 최근 들어 터널 등에서 화재 발생 시 연기를 배출하는 송풍기의 제연성능에 대한 요청이 있는 점을 감안해 제연성능시험, 인증에 관한 사항을 개정안에 반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또한 기술적인 수준도 좀 높여 운영할 필요가 있다. 설비기술협회의 단체표준 인증 이외에도 제조사입장에서 보면 여러 가지 많은 다른 인증마크를 받아야 한다.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인증항목의 중복을 피하고 업계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지속개선해 나가겠다.

특히 소비자 편리성, 에너지절약, 지구환경보전 등에 큰 영향을 주는 기기들을 추가로 선정하고 이에 관한 규정들도 신규로 제정해 새로운 제품들에 대한 인증사업도 점차 확대해 나아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