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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욱 한국지능형스마트건축물협회 회장(상명대 교수)



“신임회장으로서 현시대에 걸맞도록 지능형스마트건축물을 정의하고
산업영역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자 합니다.
최근 등장한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등 물리적 빌딩의 스마트에서 나아가
가상세계의 건축물에 대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한국지능형스마트건축물협회(KISBA, 회장 김정욱)는 국토교통부(장관 노형욱) 소속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지능형건축물 인증제도를 개발했으며 현재는 국토부 지정 지능형건축물(IBS) 인증기관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지능형스마트건축물 전문가 양성교육 및 자격증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국제 컨퍼런스 개최, 대한민국 지능형건축물대전, APIGBA(Asia Pacific Intelligent Green Building Alliance) 활동을 통해 관련 분야의 저변 확대 및 국내기술의 해외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협회는 2001년에 IBS Korea로 창립했으며 2020년 건축물의 지능화, 스마트화 트렌드에 맞춰 대중성을 확보하기 위해 현재명칭으로 변경했다.

2022년 1월1일부로 9기 회장임기를 시작한 김정욱 신임회장은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대우전자, 하니웰 등에서 시스템개발업무를 맡았으며 상명대 일반대학원장을 역임하고 현재 상명대 전기공학과 교수와 그린에너지 연구소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정욱 회장을 만나 지능형건축물의 산업동향과 향후 협회 운영방향에 대해 들었다.



■ 회장 취임소감은
오랜 기간 스마트빌딩 관련업무를 진행해왔으며 1998년 설립이 논의될 당시부터 관여해 온 협회에 회장으로 취임하게 돼 감회가 새롭다.

2001년 IBS Korea라는 명칭으로 협회가 설립될 당시에는 ‘지능형건축물 붐’이 일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시기였다. 선도적인 건축물, 대형건축물 등이 지능형건축물 솔루션·시스템을 앞다퉈 적용하며 프론티어 정신을 뽐내던 상황이었다.

이후 2010년대에 들어 지능형건축물이 스마트빌딩으로 구체화되며 관련된 개념과 기술, 시스템 등이 사회적으로 알려지는 계기가 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마트빌딩의 정의, 영역이 모호해지며 오히려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는 인상을 받는다. 과거 지능형건축물, 스마트빌딩 등은 각종 하이테크 신기술로 무장한 랜드마크 빌딩의 인상이 강했다면 최근에는 건축물에 요구되는 스마트시스템을 적용하는 수준이다.

민간시장이 활성화되는 시기에는 건물별 특성을 살려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겠다는 시도가 활발했으나 지금과 같이 관주도 시장이나 임대형 건물에서는 스마트빌딩에 대한 관심이 줄고 있다. 물론 과거의 신기술이 현재의 보급기술이 된 측면도 있겠으나 기술발전에 따라 최근 새롭게 개발된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려는 분위기는 읽히지 않고 있다.

앞으로 신임회장으로서 현시대에 걸맞도록 지능형스마트건축물을 정의하고 산업영역을 구축하는 데 일조하고자 한다. 또한 최근 등장한 디지털트윈, 메타버스 등 물리적 빌딩의 스마트에서 나아가 가상세계의 건축물에 대해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 가상건축물은 잠재력이 무한하지만 아직 헤게모니를 주도하는 주체가 등장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KISBA가 선도적으로 관련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토대를 마련코자 한다.

이렇게나 할 일이 많은 시기에 회장이 돼 어깨가 무겁지만 앞으로 협회의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이 앞선다.

■ 스마트빌딩의 올바른 정의는
스마트빌딩은 건축, 기계 및 전기설비, 자동화시스템을 포괄하는 개념이며 경제성, 효율성, 기능성, 신뢰성, 안전성을 추구하는 빌딩이다. 또한 구성요소간 유기적이고 스마트한 통합으로 사용자에게 최적의 빛, 소리, 열, 이동 환경을 제공하고 관리자에게 최적의 운영, 관리, 유지보수 환경을 제공하는 성격이 있다.

스마트빌딩의 목적은 소유주에 따라 자산가치 상승일 수도 있으며 생산성 향상일 수도 있고 에너지효율일 수도 있다. 빌딩의 스마트함은 목적에 따라 가변적이다.

스마트빌딩은 건축, 기계 및 전기 설비, 자동화시스템이 독립적으로 동작하지 않고 유기적으로 통합돼 더욱 큰 가치를 만들어가야 한다. 건축물 설계단계부터 각 부문이 상호영향을 주는 요소를 식별한 후 사전에 조율하고 구축해 운영 시에 추가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



■ 4차 산업혁명 속 스마트빌딩 핵심의제는
현재 기술변화가 세상을 이끌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에서 생존하는 방법은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의 공유다. 과거 다른 기술영역과 마찬가지로 빌딩분야에서도 자기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기술을 보호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토대가 된 오픈소스는 자사의 핵심역량을 총동원해 어렵게 개발한 제품을 인터넷에 공개하고 불특정 다수와 공동으로 협업하면서 개선해 가는 것이다.

인공지능, IoT와 클라우드 플랫폼은 4차 산업혁명의 기본기술이며 이는 오픈소스를 바탕으로 기술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이러한 기술이 스마트빌딩에 미칠 수 있는 파급력은 엄청나다.

4차 산업혁명으로 산업간 경계가 무너지고 있으므로 현재의 업계구분이나 경쟁관계는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 애플이 자동차를 만드는 것처럼 가까운 미래에는 구글이나 MS, 아마존이 우리의 경쟁자로 등장할 수 있다. 전문기업이나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과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이 스마트빌딩 구축의 핵심역할을 하는 날이 온다는 의미다.

KISBA는 지능형건축물인증제와 지능형건축물대전을 통해 국내 스마트빌딩 도입 및 확산에 앞장서 왔다. 최근 에너지시장이 중요해지면서 에너지문제만 강조되다보니 스마트빌딩의 가치에 대한 관심이 줄었고 협회의 역할도 오히려 축소된 측면이 있다.

물론 관련 업계 스스로도 사회의 제반 상황변화로 인해 부가가치 창출에 어려움이 존재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첨단기술 발전은 스마트빌딩분야에 있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협회의 역할도 새롭게 규정될 것이다.

■ 탄소중립에 대한 협회의 역할은
점차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 기후변화는 거시적인 경제활동과 더불어 우리의 일상에도 새로운 위협이 되고 있다. IPCC의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변화, 토지이용의 변화, 에어로졸 배출량의 변화 등 기후강제력에 따른 미래의 변화가능성을 말하고 있다.

앞으로 지구는 기온·강수량 등 기후시스템 변화, 생태계 및 농업 등 인간 사회경제활동과 연계된 변화, 기후변화 대응 기술 및 정책 개발 등 변화를 겪을 것이다. IPCC의 시나리오는 미래 기후변화로 인한 영향을 평가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활용할 수 있는 선제적인 정보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탄소중립 전략은 지구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온실가스를 흡수·제거해 2050년까지 실질적인 탄소 순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변화무쌍해지는 기후의 변동성이 인간의 창조물인 구조물에 끼칠 수 있는 영향은 지대하다. 기후변화 앞에서 현재의 건축물 설계기준으로 과연 적정한 수준의 냉난방이 이뤄질 수 있는지에 대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에너지절감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불필요한 에너지를 줄이는 것인데 이를 가장 극대화하는 경우는 건축물을 사용하지 않을 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셧다운으로 재택근무가 발생했을 때 미국이나 유럽의 경우 텅빈 건물의 에너지소비가 불과 20% 정도로 줄었다는 보고가 있다.

그러나 빌딩에는 다양한 목적과 가치가 있으므로 건축물을 탄소중립의 관점으로만 보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에너지부하를 줄이는 정책적인 시도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많은 재원이 투입되는 상황에서 합리적인 평가체계 도입이 선행돼야 한다.

특히 에너지사용량을 매년 전년보다 적게 사용하도록 유도하는 상대적인 평가로 인한 문제점이 개선돼야 한다. 에너지를 매년 절감한다는 것은 달성 불가능한 목표다. 건축물의 에너지절감 목표는 건축물의 용도와 목표를 고려해 수립돼야 하며 에너지성능 측정 또한 이를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

미래의 지능형 스마트빌딩은 이러한 여러 문제에 대한 균형점과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사회로의 변화는 여러 산업분야에 디지털전환 가속화를 불러왔다. 스마트빌딩에는 디지털트윈기술이 빠르게 도입되고 있다. 디지털트윈은 현실세계의 건물을 모사한 디지털세계의 건물에 가상 시나리오를 미리 적용한 결과를 바탕으로 실제 건물에 최적의 방안을 적용하는 시스템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미래의 변화를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기능을 탑재해 다양한 분야의 예측 및 진단, 최적제어에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트윈기술을 토대로 스마트 빌딩은 이용자, 관리자, 소유주의 여러 요구사항에 대해 수집된 다양한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종합적인 분석을 통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진화할 수 있을 것이다.

KISBA는 이러한 기술적 환경적 변화가 급격히 발생하는 시대에 객관적이고 표준화된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협회는 관련분야 기업과 함께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새로운 기준과 규제개선에 대한 내용을 정부에 제시하고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한다.



■ 협회와 직결된 디지털·그린뉴딜정책은
그간 막연하게 여기던 기후변동성을 최근들어 급격히 체감하면서 탄소배출을 줄여야 한다는 절박함이 ESG경영과 탄소중립시대를 이끌고 있다. 또한 디지털기술의 혁신적인 발전이 과거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일을 가능케 하고 있다.

디지털 전환, 그린뉴딜 관련정책 중 △스마트그리드 △스마트그린도시 △그린모빌리티 △신재생에너지 △제로에너지건축물(ZEB) △BEMS 등 제도는 스마트빌딩과 밀접한 관련이 있거나 스마트빌딩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끼친다.

건물에너지는 도시에너지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므로 패시브건축과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ZEB를 통해 건물에너지 수요를 조절하고 잉여에너지를 에너지인프라에 제공하는 에너지 프로슈머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이를 구현하기 위한 첫걸음은 BAS(Building Automation System)에 대한 KS제정과 산업계의 상호운영성 확보다. BAS는 건축물 에너지설비를 다루는 가장 기본적인 도구다. 일반적으로 BAS는 건축물의 다양한 센서정보를 입력받아 건축물의 기계설비 및 전기설비를 자동으로 운전하는 용도로 활용된다.

전통적인 제품기준은 변할 수 있지만 적어도 현재 BAS기술은 건축물의 설비 운전현황과 자동 운전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이를 통해 스마트그리드의 에너지 수요관리, 에너지 공유, BEMS가 제대로 동작하게 된다. 즉 디지털·그린뉴딜을 통한 건물·에너지 자급자족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가장 근간을 이루는 BAS가 제대로 구축되는 것이 전제조건이므로 이에 대한 KS제정과 상호운영성 확보의 필요성이 절실하다.

■ 단·중·장기 목표는
물리적 스마트빌딩과 메타적 가상빌딩을 병행해 추구하고자 한다. 물리적 스마트빌딩분야는 협회에서 지금까지 수행해 온 지능형건축물인증, 지능형건축물대전, IBSE 교육, 단체표준 제정 등 활동을 통해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또한 스마트빌딩의 미래가치를 위해 ‘건축물의 스마트함’에 대한 정의와 스마트빌딩의 운영 기준 확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메타버스 기반의 가상빌딩은 스마트빌딩의 디지털트윈이라는 방향성을 갖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하고자 한다. ‘메타적 사고’는 어떤 범위나 경계를 넘어서는 사고를 통해 대상을 바라보고 그 본질 이상의 의미로 확장해 해석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리적 건축물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상세계가 향후 대세가 될 수 있다. KISBA는 디지털트윈, 블록체인 및 NFT, 인공지능분야를 스마트빌딩에 도입할 수 있는 기반에 대해 연구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가상빌딩 구축을 위한 R&D에 적극 참여하고 소규모의 연구회 활동 및 관련분야에 대한 교육과정을 도입하고자 한다.



■ 임기 중 최우선순위는
KISBA는 설립 후 20여년간 관련분야의 기술 및 정책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해왔다. 다만 성과목표만을 봤을 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많다.

우선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지능형건축물 인증제도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면서 활성화시켜 관련 전문가 양성 및 신규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자 한다. 건축, 기계, 전기, 통신, 시설관리 등 각 분야 전문가는 물론 이를 시스템적으로 통합할 젊은 인재들을 새로 발굴해 산업계로 영입할 계획이다.

또한 현재 교류하고 있는 해외 국가 및 유관기관들과의 네트워크를 보다 활발히 움직여 국내의 우수한 기술, 제품, 기업들을 해외에 진출시키는 데도 역점을 둘 것이다.

이와 함께 협회가 스마트빌딩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스마트빌딩이 지향하는 방향과 구체적인 달성수단을 공론화하고 제시해 나가는 협회가 되고자 한다.

또한 협회의 근간이자 존재가치는 회원사이므로 회원사가 필요로 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현재 스마트빌딩, 스마트시티 등 협회와 관련이 있는 산업에서 협회가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회원사와 함께 기준, 표준, 인증, 규제 샌드박스, 입찰제도 등을 함께 연구할 것이다.

앞으로 회원사는 물론 각계각층에서 협회활동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길 바라며 전문기업, 전문가로서 참여해 주길 부탁드린다. KISBA도 스마트건축과 관련된 R&D 발굴과 더불어 회원사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해 관련 산업 활성화와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