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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권재원 한국RE100협의체 사무국장(아주대 특임교수)

그린데이터센터와 RE100캠페인
글로벌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생태계 진입 ‘RE100’ 필수
“한전·에너지공단·관련업계 참여 T/F 제안”

데이터센터는 4차 산업혁명시대 21세기 디지털경제의 핵심 구성요소다. △데이터트래픽 증가 △인터넷과 연결된 디바이스 증가 △고화질 및 3D 데이터 생성 △처리 및 저장 요구사항 확장 등에 따라 데이터센터는 전력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가장 큰 소비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에 따라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친환경 그린데이터센터 확산이 매우 중요한 시점이며 최근 ESG경영과 함께 기업의 전기사용을 100% 재생에너지로 충당하자는 RE100캠페인이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데이터센터산업의 RE100 동향을 소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 및 이슈를 살펴본다.

RE100기업 평균달성률 45%
RE100은 기업이 필요한 전력량의 100%를 △태양광 △풍력 △수력 △조력 △바이오매스 △지열 등 친환경 재생에너지원을 통해 발전된 전력으로 사용하겠다는 기업들의 자발적인 글로벌 재생에너지 이니셔티브다.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파리협정체계에서 가장 활성화된 민간캠페인으로 CDP(Carbon Disclosure Project)와 The Climate Group의 파트너십으로 운영된다.

대상기업은 연간 전력소비량이 100GWh 이상 소비기업이나 Fortune 1,000대 기업과 같이 글로벌 위상을 가진 최종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기업이다. 2021년 말 기준 RE100에 가입이 확정된 기업은 모두 315개사이며 연간 총 소비전력은 340TWh 규모로 국가기준으로 봤을 때 세계 12번째로 전력소비량이 많은 국가인 영국(287TWh)보다도 많은 수치다.

가입된 기업들이 사용한 재생에너지 사용량은 152ThW 수준으로 평균 약 45%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으며 RE100을 달성한 기업은 61개사에 이른다.


글로벌 데이터센터 RE100 동향
해외 선도 데이터센터기업들은 재생에너지 전력구매에도 적극적이다. 2010~2020년 동안 체결된 누적 계약용량은 아마존의 경우 약 8,000MW, Google은 약 6,300MW 등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재생에너지 사용량을 나타낸다.

이와 같이 해외 선진 IT기업들은 자사의 데이터센터를 친환경 그린데이터센터로 전환하기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건립된 그린데이터센터는 2021년 11월 스웨덴에서 개소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의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리전(Region)을 사례로 들 수 있다. 리전은 3개의 도시(Gévle, Sandviken, Staffanstorp)에 위치한 데이터센터들로 구성됐으며 설립 초기부터 100% 탄소중립 및 재생에너지사용 RE100을 달성하고 있다.

외기를 활용한 프리쿨링(Free Cooliing)을 적용했으며 냉각수 및 습도조절을 위해 빗물을 사용하고 예비발전기는 바이오디젤 연료를 사용하고 있다.

IoT 기기와 클라우드 컴퓨팅 운영에는 재생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365일 24시간 내내 실제로 사용하는 전기량과 인근 태양광·풍력·수력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의 REC인증서 구매량을 1:1로 대응해 실시간 구매를 실시하고 있다.

비관세 무역장벽 우려
좋은 취지에서 시작한 민간 캠페인인 RE100은 초창기에 동참하지 못할 경우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글로벌 해외 수요기업들은 공급업체들의 RE100 참여를 권장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응에 실패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공급사슬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특히 클라우드데이터센터 생태계에서 제외된다는 것은 4차 산업혁명시대에 대한민국이 갈라파고스와 같이 고립된 생태계에 남는다는 의미로 국가경쟁력의 심각한 저하가 우려된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아마존(AWS), 에퀴닉스(Equinix) 등 빅테크(Big Tech) 기업들은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직접 새로 지어서 운영하기보다는 코로케이션(Collocation), 건물임차(Lease), 위탁운영 등 다양한 형태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공급사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구매RFP부터 이산화탄소 배출저감 계획이나 재생에너지 사용계획 등을 요구하는 것이 시스템화되고 있어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관련생태계 공동프로젝트 제안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2021년 5월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한국RE100협의체(k-re100.or.kr)가 출범했다. RE100협의체의 롤모델은 미국의 CEBA(Clean Energy Buyers Association)다. RE100에 관심이 있는 모든 기업·조직·개인들이 필요한 재생에너지를 공동으로 구매·공급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관련직원들을 교육하고 필요한 정책 및 제도에 관한 의견을 정부에 건의하는 등 한국형RE100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그동안 RE100을 알리기 위한 컨퍼런스 및 기업체 재직자 교육을 수 차례 실시했고 최근에는 산업단지 입주기업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협력해 RE100 수요를 조사하고 공동 공급·구매를 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결성을 실행 중이다.

2021년 9월 발표된 ‘9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에 따르면 2026년까지 8GW 수준의 데이터센터 전기수요가 수도권에 집중됨에 따라 공급능력 차질로 신규수요의 50%는 적기공급이 어렵다고 보고하고 있다. 정부는 전력계통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해 대규모 전력소비시설이 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분석, 안정적인 계통운영을 확보하고자 노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안정적인 재생에너지를 조달해 글로벌 클라우드데이터센터 RE100 생태계에 참여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될 것이 자명하다.

이에 따라 RE100협의체는 데이터센터 수요처,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 등이 참여하는 정기 간담회 테스크포스(TF)를 개최해 공동프로젝트 결성을 제안한다.

일단 구체적인 재생에너지 수요전망이 나오면 공동펀드를 결성해 적절한 부지를 선정, 재생에너지 발전소를 구성하기가 용이하며 전력품질 및 가격경쟁력 확보 또한 비교적 쉬워질 것으로 판단된다. 전력품질에 매우 민감한 데이터센터 특성 상 초기에는 직접사용보다는 한전을 통한 제3자PPA 또는 지분투자 등의 방법이 적당할 것으로 생각되며 경험이 축적될수록 보다 많은 이행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생태계가 글로벌 클라우드 네트워크의 중요한 일원으로 참여해 세계적인 4차 산업의 물결에서 국내 인프라 제공에 크게 기여를 하는 한편 데이터센터산업이 전기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씻고 친환경생태계에 기여하는 산업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권재원 한국RE100협의체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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