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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기획

탄소중립 앞당기는 ‘액체식 제습시스템’ 2부

고온다습 국내기후 적합 ‘액체식 제습’
공조·의약품·식품·농산품저장 활용
비산·최적 제습용액 부재·효율 낮음 등 해결 시급

올해 여름을 보내면서 전 지구는 몸살을 앓았다. 폭염, 폭우, 대형 산불 등은 많은 사람을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위기를 뒤로 돌릴 수는 없지만 늦추는 방안으로 ‘탄소중립’에 집중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다양한 방안, 기술 등이 제안되고 있으며 최근 보다 에너지소비와 온실가스 저감을 저감할 수 있는 액체식 제습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기획연재는 탄소중립 실현을 앞당기는 ‘액체식 제습시스템’을 주제로 총 3회에 걸쳐 연재된다.  

1부: 에너지절감이 가능한 액체식 제습시스템 기술개발 동향 
2부: 액체식 제습시스템 상용화 해결 과제 
3부: 국내 No.1 을 넘어서 전 세계 No.1을 향한 노력

최근 국내에서도 실내 공기질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온도뿐만 아니라 습도조절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지구온난화 등에 의해 여름철에 더욱더 고온다습한 기후를 갖게 될 것으로 예상돼 공조분야에도 적절한 습도조절이 가능한 기기가 필요할 것을 판단된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은 자기중량에 비해 큰 습기보유용량을 가진 액체제습제를 이용해 공기 중 수분을 제거하는 기기다. 액체제습제는 공학적으로 농도 및 온도에 따라 수분 함유량 조절이 가능한 물질을 말한다. 현재 이용되고 있는 액체제습제는 LiCl, LiBr, CaCl2, TEG 및 MgCl2수용액 등이 있으며 이중 LiCl수용액이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액체식 제습기술 및 시스템은 미국, 유럽 및 일본 등 선진국에서 외부공기의 수분을 제거할 목적으로 개발됐다. 최근에는 기존 냉방시스템 및 히트펌프 등과 연계해 효과적인 잠열부하 제거와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연구 및 개발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약 2000년 이후부터 연구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상업화된 사례는 전무한 실정이다. 

최근 공조분야에도 액체식 제습기술을 공조 및 냉방분야에 접목하기 위해 많은 연구개발이 수행되고 있지만 상업화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번 원고에서는 현재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가지고 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 등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제습시스템별 특성 비교

일반적으로 액체식 제습시스템은 70℃ 이상 온수를 구동열원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흡수식, 흡착식과 함께 열원구동시스템 중 하나로 구분되기도 하고 제습을 주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고체식 제습시스템과 비교되기도 한다. 구동열원기준으로 보면 흡수식 및 흡착식 냉동기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냉수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냉동기와는 다른 시스템으로 차별화하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은 공기 중 수분제거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사용처측면에서 보면 현재 사용되고 있는 제습제품군과 비교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반적인 공조산업에서 제습을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시스템은 증기압축식 냉방사이클을 이용하는 냉각제습과 고체제습제(solid desiccant) 및 액체제습제(liquid desiccant)를 이용한 화학적 제습으로 나눌 수 있다. 

냉각제습의 경우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에어컨, 제습기(히트펌프) 및 건조기(히트펌프)등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냉각제습은 처리공기의 온도를 노점온도 이하로 내려서 응축시키는 방법으로 제습과정을 수행한다.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에어컨의 경우 냉방 및 제습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으며 냉각열량 중 약 30%는 잠열부하를, 나머지 약 70%는 현열부하를 담당하게 된다. 

냉각제습은 제습만을 목적으로 볼 때 70%에 해당되는 현열부분을 재 가열해야 하는 과정을 이뤄진다. 가정에서 사용되고 있는 제습기(히트펌프) 및 건조기(히트펌프) 처리공기의 습기를 제거한 후 온도를 올려 의류를 건조하거나 부하공간의 습기를 제거하는데 이용된다. 냉각제습은 시스템 특성상 대용량보다는 소규모 제습(가정용)에 적합하다고 알려져 있다.

고체제습은 현재 산업분야에 많이 사용되고 있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산업용 제습기라고 하면 고체제습 방식을 이야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고체제습방식은 제습과정 중 처리공기의 건구온도가 높아져 공조에 이용할 경우 재냉각 과정을 필요로 한다. 고체제습방식은 상대습도 30% 이하의 건조한 공기를 필요로 하는 산업분야(선박도장공정 등)에 주로 활용돼 왔으며 최근에는 증발식 냉각기술 및 히트펌프시스템과 연계해 냉방에 이용하기 위한 상업화가 진행 중이다. 또한 제습 및 재생부의 온도조절 및 설계 포인트에 따라 제습량 제어가 용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은 방식에 따라 스프레이식, 충전탑식 및 열교환식으로 구분된다. 구동열원으로 온수가 이용되며 활용도가 낮은 70℃ 미만 배열 및 태양열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처리공기의 수분을 제거하는 과정이 등온조건에 가깝기 때문에 재냉각과정이 필요치 않아 고체제습시스템에 비해 구조하고 유지보수 측면에서 고제제습시스템에 비해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점으로는 처리공기의 상대습도를 30% 이하 유지하기가 어려우며 시스템운전 또한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단순히 제습을 목적으로 하거나 처리용량이 큰 경우 고체제습방식보다 용이하다고 알려져 있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해결방안은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상용화가 늦춰지고 있는 이유는 기존에 수행됐던 연구결과 등의 내용을 종합해 보면 △액체 제습제의 비산문제 △최적의 제습용액 부재 △에너지효율이 낮음 등 세 가지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액체제습제가 액적 형태로 비산돼 공조덕트 또는 부하공간으로 공급될 경우 설비부식과 시스템요구유량 감소로 인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액체제습제의 비산을 방지할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으로 데미스터(demister) 또는 헤파필터(HEPA Filter) 등을 적용할 수 있지만 처리공기의 압력증가에 따라 팬(Fan)의 소비동력 증가를 가져올 수 있다. 

다른 방안으로는 스프레이 및 충전탑식보다 저유량으로 제습할 수 있는 열교환식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연구동향을 보면 멤브레인(membrane) 등을 이용해 근본적으로 액적의 비산을 해소하는 연구 또한 진행되고 있다.

수분을 제거하는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액체제습제 대부분은 부식성을 갖으며 점성계수가 높다. 이로 인해 충전재 등을 선정할 때 고분자 수지계열 소재를 사용해야 한다. 이 때문에 표면 젖음율이 현저하게 떨어지고 이는 열 및 물질전달면적 감소로 이어져 시스템성능을 현격하게 저해하는 원인이 된다. 단순히 액체제습제의 유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이는 비산문제가 또한 발생할 수 있다. 좀 더 적극적인 해결방법으로는 충전재 및 열교환기 접촉면에 표면처리(친수코팅)를 하거나 액체제습제에 첨가제 등을 추가해 열전달을 촉진 및 점성계수를 낮추는 등의 연구가 수행되고 있어 적절한 대안을 찾는다면 경제성 또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에너지효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문제점에 대해서는 히트펌프, 태양열 및 폐열 등 신재생에너지등과 연계한 시스템 개발을 통해 해소될 수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시스템효율을 높이기 위해 2중 효용시스템 연구가 수행된 바 있지만 고농도의 용액을 사용할 경우 액체제습제의 결정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앞서 지적했던 해결과제를 종합해 보면 해결해야 할 기술적인 문제점이 많고 에너지효율이 낮은 이유로 상업화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액체식 제습시스템은 국내와 같이 고온 다습한 기후에 적합하고 공조, 의약품제조, 식품가공, 농수산물저장 등 제습을 목적으로 하는 시장에 적절한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해외에서는 충전탑식과 히트펌프와 연계된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스마트팜 등 제습을 목적으로 하는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식품가공공정 및 농산물 보관설비 등에 일부 적용된 사례를 찾아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상용화 관점에서 연구개발을 수행한다면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기존 산업군과 경쟁하기 보다는 액체식 제습시스템의 강점을 가질 수 있는 적합한 시장을 찾고 제품을 공급함으로써 상용화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