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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손승길 경동나비엔 시스템연구소장

“통합배관, 수출산업 견인 노력할 것”
통합배관 적용 시 E사용량 최대 7.1% 감소
스마트 열그리드·4세대 지역난방 전환 도움

통합배관은 세대 내 열교환기를 통해 난방과 온수를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경동나비엔은 최근 통합배관의 시스템안정성을 입증하고자 공동주택에서 실증연구를 지역난방공사와 함께 진행해 에너지사용량 감소를 확인했다. 손승길 경동나비엔 시스템연구소장을 만나 통합배관 실증 배경과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통합배관시스템은 어떤 제품인가 
통합배관시스템은 이름 그대로 건물에 적용된 배관을 통합해 줄이고 난방과 온수를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 제품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사용하는 지역난방은 4개의 배관으로 구성된 4-pipe 방식이다. 난방공급과 환수, 급탕(온수)공급과 환수를 위한 배관이 각각 존재한다. 

하지만 통합배관시스템을 적용하면 난방공급과 환수에 쓰이는 2개의 배관만 사용하고 세대 내 열교환기를 통해 난방과 온수를 필요한 만큼 사용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용 편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에너지비용을 줄일 수 있다. 여기에 배관을 줄인 만큼 방열손실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이다. 

■ 통합배관의 글로벌 시장동향은
해외에서도 통합배관시스템은 주목받고 있다. 개별난방시장에서 활용되는 콘덴싱보일러처럼 에너지의 효율적인 활용에 기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시장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미 해외 통합배관시스템시장은 2020년 기준 4조6,000억원 규모에 이르지만 매년 평균 7.83% 가량 성장해 2027년에는 7조8,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 기존 지역난방(급탕)시스템과 차이점은 
온수공급을 위해 사용되던 배관을 없애고 이를 세대 내 설치한 열교환기로 대체해 사용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우리가 가정에서 보일러나 온수기를 사용해 필요할 때 온수를 데워 사용하는 것처럼 통합배관시스템을 적용하면 지역난방에서도 필요할 때 온수를 만들어 공급하는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더욱 효율적인 에너지사용이 가능하다. 기존에는 급탕배관 내에서 방열손실로 인해 버려지는 에너지가 적지 않았지만 급탕배관이 없어지고 난방배관을 이용하기 때문에 방열로 인한 에너지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사용 편의성 또한 높아진다. 

위생과 안전 역시 향상된다. 기존처럼 4개 파이프를 사용하고 중앙 열교환기를 이용하는 경우 물이 데워졌다 식는 과정을 반복하며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위험성이 있다. 이러한 위험을 해소하기 위해 유럽에서는 열원과 급탕수를 분리해 오염이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급수배관을 줄이고 세대 내 열교환기를 설치하는 통합배관시스템은 자연스럽게 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 위생적이다.

■ 최근 통합배관시스템 실증 연구를 실시한 배경은 
이번 실증연구는 공동주택 환경에서 통합배관시스템이 가진 효율성을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기존에 진행된 통합배관시스템에 대한 논문은 시뮬레이션이나 단독주택에서 데이터를 얻고 작성되다 보니 실제 제품이 활용되는 공동주택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 가장 일반적인 주거형태이면서 최근 건축규정에 맞춰 건설된 공동주택을 통해 연구를 진행해 효과를 확인하고 시스템안정성을 입증하고자 실증을 진행했다. 향후 통합배관시스템 적용을 위한 사용기준을 마련하기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었기에 지역난방공사와 공동연구를 진행했다.

■ 이번 연구결과와 의미는  
실증을 통해 기존 배관시스템과 비교해 통합배관시스템을 적용하면 최대 7.1% 에너지사용량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와 함께 각 건물마다 다른 난방환경을 고려하더라도 단위 면적당 평균 6.2%의 에너지절감이 가능했다. 이는 탄소중립을 위해 제로에너지건축이 강화되고 건물의 에너지절감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는 현 상황에서 통합배관시스템이 난방에너지절감을 위해 효율적인 대안이라는 점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향후 지역난방에서의 활용 방향을 결정하기 위한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도 중요하다. 함께 연구를 진행한 지역난방공사에서도 급탕온도 45℃를 만족시키기 위해 세대공급온도가 최소 50℃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에 향후 신재생에너지열원 및 분산열원과 연계한 스마트 열그리드시스템과 저온열원 공급시스템인 4세대 지역난방으로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 경동나비엔 제품만의 차별성은 
제어기술과 안전성능이 가장 두드러진 요소다. 글로벌 보일러 및 온수기시장에서 여러 차례 증명했듯 경동나비엔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로 인정받고 있다. 통합배관시스템 역시 보다 효율적인 에너지활용을 실현하며 난방과 온수를 최적의 조건으로 제공하는 제품이니만큼 경동나비엔이 가진 기술력을 접목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자 준비하고 있다. 실제로 우리 제품에는 효율을 높이기 위한 재·예열 열교환기나 비례제어기능 등 다양한 차별화된 기능들이 적용됐으며 밸브 고착방지, 누수감지, 동파방지 등 다양한 장치를 통해 안전 성능 역시 확보하고 있다.

안정된 품질과 고객 맞춤형 밀착서비스 역시 장점이다. 국내외에 출시한 보일러와 온수기에서 검증된 부품들을 공용화해 품질을 확보하고 있으며 혹시 고장이 발생하더라도 전국 서비스망을 통해 빠르게 대응해 고객불편을 최소화하고 있다. 
  
■ 그동안 보급실적은 
안정적 운용이 중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은 초기 보급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경동나비엔이 가진 기술력에 대한 신뢰성이 있었기에 초기부터 조금씩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제품을 출시한 2019년 1,200여대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약 5,000여대를 보급했다. 대표 프로젝트는 실증연구를 진행한 고양 삼송 현대 헤리엇과 강동 리엔파크 11단지 등이 있다. 이번 실증 연구를 통해 시스템의 효율성과 안정성을 명확히 확인한 만큼 시장도 더욱 빠르게 커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있다면 
통합배관시스템은 현재 적용지역의 열공급사업자가 ‘열공급 기준’을 변경해야만 적용이 가능하다. 기존에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4-pipe방식에 맞춰 공급 기준이 책정돼 있어 난방, 급탕 열교환설비가 난방 단일 열교환기로 통합된 새로운 시스템은 현재 기준에 들어맞지 않는다. ‘혁신은 규제에 막힌다’는 말처럼 현 제도가 혁신제품에는 해당되지 않아 생기는 과도기적 문제다.

현재 지역난방공사 등 다수의 열공급사업자가 기준을 변경해 적용할 수 있는 현장이 늘어난 점은 반갑지만 여전히 기준을 바꾸지 않은 열공급 사업자들도 적지 않다. 당연히 이런 지역에는 통합배관시스템 적용 자체가 불가능하다. 해외에서처럼 통합배관이 확장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설계기법과 달리 온도, 유량, 관경 등을 고려해 최적설계를 제공하는 통합배관 연구도 장기적으로 실행될 필요가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걸음마를 제대로 떼지도 못한 상황인 셈이다. 이번 실증을 계기로 통합배관시스템 적용이 확대돼 에너지의 효율적인 활용에 기여할 수 있었으면 한다. 

■ 향후 보급 계획은 
통합배관시스템은 지역난방시장에서 콘덴싱보일러와 같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시장 확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제품이다. 국내에서 꾸준히 제품의 고도화를 추진해 사용자와 건설사의 신뢰를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지역난방시장에서도 효율적인 에너지활용에 기여하는 것이 1차적인 목표다. 더 나아가서는 통합배관시스템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럽으로도 무대를 넓혀 보일러처럼 통합배관 역시 수출산업으로 견인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