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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창대 한국기계연구원 박사

“산업공정용 열E 공급·신뢰성 향상 등
태양열분야 기술개발 시급”
스마트 O&M기술 적용·RHO 등 의무화정책 도입 필요


우리나라의 신재생에너지정책이 지나치게 전력 중심이라는 것은 이제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하지만 최종에너지소비의 51%는 열에너지라는 사실을 재확인한다면 열에너지분야에서 탄소감축 노력이 이뤄지지 않는 한 탄소중립 이행 방안은 매우 비현실적이 될 것이다. 태양열은 고온용 히트펌프의 열원으로 가능한 거의 유일한 재생에너지이자 독립적 열에너지 공급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탄소중립 핵심기술로 태양열기술이 선정된 배경에 대해 한국태양에너지학회 부회장을 거쳐 현재 태양열융합전문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하고 있는 박창대 한국기계연구원 박사를 만나 들어봤다. 

이번 핵심기술에 선정된 배경은 
세계 최종에너지소비의 51%는 열에너지이며 전기의 형태로 소비되는 비율(17%)의 약 3배에 달한다. 하지만 전기에너지의 27.1%가 신재생에너지로 소비되는 반면 열에너지는 겨우 10.2%만이 신재생에너지로 사용되고 있다. 

2019년 기준 국내 최종에너지 소비기준 전력 vs. 열 비율은 43 vs. 57로 열비율이 더 높으나 신재생에너지생산은 73 vs. 27로 전력에 집중돼 있어 신재생에너지의 전력과 열간 보급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다. 이러한 점을 고려할 때 열에너지부문의 탈탄소화 전략을 강화하지 않은 한 탄소중립 실현은 요원하다. 우리나라 정부도 이러한 점을 이미 파악하고 있으며 열에너지의 탈탄소화 핵심정책으로 ‘태양열기술’을 히트펌프기술과 함께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로 선정했다.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을 평가한다면
현재 태양열기술의 국내수준은 국내 태양열시장이 크지 않은 이유로 정부나 기업의 연구개발과 설비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열 집열기나 태양열발전 등 분야에서 선진국보다 뒤떨어져 있는 형편이다. 일부 국내기업에서 연구과제를 통해 자체 개발하고 있으나 체계적이며 지속적인 연구개발이 되고 있지 않다.



태양열기술 보급 기대효과는 
태양열기술은 성숙된 분야로 탄소감축 기여도, 감축 비용효과, 실현 가능성도 다른 기술보다 높다. 국내 부문별 탄소배출량 비중을 보면 전환(37%), 산업(36%), 건물·도시(7%) 등 부문이 전체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태양열기술은 이 부문들에서의 탄소감축에 크게 이바지할 수 있다. 즉 태양열발전을 통한 전환부문과 태양열 산업공정열 공급기술을 통한 산업부문에서의 태양열 역할이 가능하다. 이것은 신재생에너지 중 태양열이 70℃ 이상 열을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에너지원이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태양열시스템이 가장 적합하게 적용되고 있는 주택·건물부문의 태양열 급탕·냉난방기술도 큰 기여가 가능하다. 2022년 유럽태양열산업협회(ESTIF: European Solar Thermal Industry Federation)에서 발표한 유럽 태양열 로드맵에서는 태양열을 통한 열공급기술이 현재 강조되고 있는 열에너지의 전기화 기술에 비해 더 저렴하고 다른 재생에너지원에 비해 태양열 저장용량이 가장 대규모이므로 섹터간 에너지효율적 연계에 매우 유용한 기술로 분석했다. 

태양열기술은 국내 상황과는 매우 달리 매우 큰 세계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2021년 기준 전 세계 재생에너지원별 누적 보급 설비용량과 연간 에너지생산량을 보면 태양열설비용량은 522GWt로 풍력 837GWe와 견줄만한 시장규모를 보여준다. 과거 태양광과 히트펌프 등 보급과 열분야에 대한 낮은 정책적 관심 등으로 인해 태양열 시장은 2003년부터 2019년까지 마이너스 성장률을 나타냈으나 2020년 이후 지역난방이나 주거, 건물의 난방시장에서 대규모 태양열시스템, 산업공정용 대규모 태양열시스템 등의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다시 성장세로 전환됐다. 




태양열기술은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열에너지 탈탄소화 부분에서 히트펌프 및 열에너지 네트워크와 상호 연계를 통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에너지전환, 산업 및 건물·도시부문 모두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며 태양열시장 규모나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이번 정부의 탄소중립 100개 핵심기술에 포함된 것은 매우 적절한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보급 확대를 꼭 필요한 것이 있다면   
태양열기술은 신재생에너지 중 가장 역사가 오래됐으며 성숙한 산업분야다. 이에 따라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 꾸준한 효율 향상 연구를 기본으로 하되 신뢰성 향상 기술에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대규모 설비의 경우 별도의 설비관리자가 있으므로 설비의 신뢰성이 덜 중요하지만 태양열시스템의 경우는 대규모 설비(발전, 지역난방 등)뿐만 아니라 소규모 설비(주택·건물의 급탕·냉난방)에도 적용해야 하므로 설비의 신뢰성이 중요한 요소다. 이를 위해 제품의 인증체계와 신뢰성도 중요하지만 설비에 대한 스마트 O&M(Operation & Maintenance)기술 적용도 필요하다.

태양열기술의 보급 확대를 위해서는 태양열응용분야 발굴과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저온용 태양열시스템으로 주로 건물용에 활용되고 있으며 산업용으로는 거의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산업용 전기와 연료값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탄소중립이라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기존 화석연료 소비를 대체하거나 절감하기 위한 산업분야로의 적용이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고효율 중고온용 집열기와 열저장조 같은 요소기술뿐만 아니라 태양열시스템을 산업공정에 연계하는 공정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또한 태양열시스템을 히트펌프와 융합해 산업공정에 필요한 열에너지를 보일러보다 경제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기술개발도 필요하다.




보급 활성화를 위해 정책적으로 풀어야할 과제는
현재까지 국내 태양열시스템은 태양열 온수기를 중심으로 보급돼 왔다. 과거 인증을 받지 않은 저가의 중국산 진공관형 태양열온수기가 수입돼 과대 홍보를 통해 농촌주택을 중심으로 보급돼 심각한 문제를 초래했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태양열시스템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정부의 신재생에너지설비 인증제도가 시행된 후 집열기에 대한 신뢰도가 향상됐으며 국내 태양열기업들의 자구 노력과 기술 향상이 더해져 현재는 높은 설비 신뢰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발전된 정보통신기술과 연계해 스마트 O&M기술 적용이 가능해져 태양열기술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분야로의 적용을 자신하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발맞춰 태양열기술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우선 정부에서 이미 검토한 바가 있는 신재생열에너지공급의무화(RHO: Renewable Heat Obligation)제도, 신재생열에너지공급인센티브(RHI: Renewable Heat Incentive) 제도, 열거래제도 도입이 필요하다. 태양열시스템의 열량계측문제도 ICT 기술 보편화로 간단히 해결할 수 있으며 RPS와 RHO 병행으로 기업의 이중 부담 문제도 열-전력 변환을 통한 총량적 접근 등 다양한 해결책이 있을 것이다. 더 나아가 현재의 태양열시스템 보급 활성화를 위한 융복합사업 등 재정지원 확대와 태양열분야 연구개발 활성화정책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핵심경쟁력은 
우리나라는 제조 여건상 집열기 등 기자재가격은 중국에 비해 높으나 이용시스템 구축기술은 상당히 앞서 있다. 대표적인 예로 태양열 건조시스템 기술, 태양열 냉난방시스템, 태양열 해수담수화기술 등 시스템기술에 ICT가 접목된 제어기술을 포함한 Solar Thermal Total Solution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 우리나라의 경쟁력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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