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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두삼 성균관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

“GR기술 보편화·적정기술화 시급
지역기반 에너지성능 구현 중요”
‘절대 다수 E소비’ 민간건축물 GR적용 필수


국토교통부는 다양한 영역으로 그린리모델링(GR)을 확대하기 위해 ‘그린리모델링 얼라이언스’를 설립했으며 송두삼 성균관대 교수가 초대 위원장을 맡아 정부의 공공건축물 GR지원사업의 성공은 물론 민간으로의 GR사업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송두삼 교수를 만나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기술로 지정된 리모델링기술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 GR기술은 어떤 기술인가
그린리모델링이란 에너지성능 향상 및 효율 개선 등을 통해 기존 건축물을 녹색건축물로 전환하는 활동을 말한다. 녹색건축물 조성지원법에서는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에너지 성능향상 및 효율 개선 등을 위한 리모델링(이하 그린리모델링)에 대해 보조금 지급 등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다. 즉 리모델링이 기존 건축물의 노후화로 발생하는 문제점 개선을 위해 이뤄지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면 그린리모델링은 건축물의 외피를 개선해 냉난방에너지부하를 줄이고 노후화돼 효율이 낮아진 설비를 교체함으로써 에너지성능과 효율을 개선하고 거주자의 실내 쾌적도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해외에서는 그린리모델링을 ‘리트로핏(retrofit)’이라고 하며 리트로핏은 ‘기후변화의 위기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건물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그 목적은 건물의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고 건물이 기후변화에 잘 적응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 핵심기술에 선정된 의미는
건물의 건설과정에 요구되는 자재 생산, 건설 행위, 운영 등 전체 과정을 고려하면 건물분야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0%를 차지한다. 이에 따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건물부문 에너지절감,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을 가장 우선으로 추진하고 있다. 

EU는 2010년부터 건물부문 에너지절감,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기존 노후 건물의 리트로핏, 즉 그린리모델링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으며 2020년에는 2050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존 대비 그린리모델링 속도를 2배로 강화하는 ‘리노베이션 웨이브(Renovation Wave)’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는 2050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National Determined Construction)를 위해 건물부분은 2018년대비 32.8%의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시켜야 한다.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는 ‘신축건물의 제로에너지건물 의무화’, 기존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강화하는 ‘그린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국내 건축물 약 720만동의 75%를 차지하는 540만동이 약 15년 이상된 노후 건축물인 점을 감안하면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그린리모델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하며 진행속도도 더욱 가속화돼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노후 공공건축물을 대상으로 공공건축물 그린리모델링이 2020년부터 진행되고 있으나 공공건축물만으로는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 저감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우며 대부분을 차지하는 민간건축물에 대한 그린리모델링 본격화돼야 한다. 이에 따라 그린리모델링기술이 우리 정부가 반드시 중점적으로 추진해야하는 100대 기술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하다.

■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을 평가한다면
그린리모델링은 기존 노후 건물의 외피단열 강화, 창호 교체, 고효율 설비로 교체, 신재생에너지시스템의 추가 적용 등 기존 제로에너지건물 구현 기술에서 적용되던 기술이 그대로 적용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기술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요구된다기보다는 이러한 기술들을 어떻게 하면 보편화, 적정기술화해 전국에 걸쳐 산재해 있는 노후 건축물을 지역기술자 기반으로 에너지성능을 강화하는 그린리모델링을 구현할 것인가가 중요한 쟁점이다.

결국 현재 전문가 영역에 있는 제로에너지건축물, 저에너지건축물기술을 지역의 건축전문가(건축사, 시공자, 설비기술자 등)가 제대로 구현해 실효적으로 그린리모델링에 따른 에너지절감을 달성하도록 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국내 기술수준은 선진국과 비교해 낙후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술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자들이 얼마나 지역레벨에 분포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국내 건물부문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에너지절감 효과가 우수한 요소기술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많은 건설산업 종사자들이 구현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의 보편화, 적정기술화가 매우 중요하다. 




■ 그린리모델링기술 보급에 따른 기대효과는 
가장 우선시되는 기대효과는 국내 절대다수를 차지하는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개선해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저감하는 것이며 그린리모델링사업이 전국에 걸쳐 지역기반으로 이뤄지고 있는 특성에 따라 지역에 정주하면서 그린리모델링을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지역전문가 양성, 지역 경제 활성화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더 나아가 그린리모델링기술은 국내에서만 요구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사항이다. 국내에서 그린리모델링사업을 통해 그린리모델링에 관한 우리의 기술 수준이 향상되고 많은 전문가가 배출된다면 이분들이 해외 그린리모델링공사에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무궁무진할 것이다. 그린리모델링기술은 우리 건설기술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지도록 하는 핵심기술이 될 것이다.

■ 기술수준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그린리모델링기술은 국내에서도 제로에너지빌딩, 저에너지빌딩 구현 등을 통해 이미 정립됐다. 다만 이런 기술들이 일부 시범사업(시그니처사업)에 적용되기 보다는 모든 프로젝트에 적용될 수 있도록 가격경쟁력이 있는 단열재, 창호 등 건자재 및 설비시스템 개발은 물론 에너지절감기술을 몇몇 전문가가 아닌 건설분야 종사자들이 보편적으로 모두 구현할 수 있는 기술 보편화, 적정기술화 교육이 요구된다. 

특히 그린리모델링이 전국에 걸쳐 요구되며 건물 규모도 소규모부터 대규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므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지역전문가, 지역기술자 양성이 필요하다.
 
■ 보급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할 과제가 있다면
그린리모델링이란 증축, 대수선 등의 행위를 통해 노후 시설물의 노후화 억제 및 기술 향상을 위해 다양한 부분을 보수하는 일반 리모델링에서 더 나아가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성능 개선이 핵심인 사업이다. 

이에 따라 현재 소규모 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공사에 건설업면허가 있는 건설사업자가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양한 유형의 그린리모델링 프로젝트에 다양한 지역전문가가 참여할 수 있도록 그린리모델링을 대수선으로 규정하고 건설사업자 자격을 요구하는 법규는 개선돼야 한다.

또한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국내 건물부문 온실가스 배출량을 대폭 저감하기 위해서는 절대다수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민간건축물의 그린리모델링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그린리모델링 수행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정부 차원의 다양한 유인책, 지원책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공동주택 리모델링을 현행보다 에너지성능을 강화하는 그린리모델링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정부 차원의 제도 정비, 지원책이 요구된다. 



■ 우리나라의 핵심경쟁력은 
그린리모델링기술은 대상이 기존 노후 건축물이지만 신축을 대상으로 하는 제로에너지빌딩 구현기술과 다르지 않다. 그렇지만 제로에너지빌딩기술이 앞서있는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 기후는 4계절 다양하게 변화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통용될 수 있는 그린리모델링기술이 개발된다면 이 기술은 전 세계 어느 기후에도 모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린리모델링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해 부단한 기술개발을 한다면 우리 건설산업이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는 건물부문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방안으로 기존 노후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강화하는 그린리모델링을 추진하고 있다. 그린리모델링 정책은 우리 건설산업의 수준을 선진국 수준으로 높이기 위해 지속적이며 집중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정책과제다. 비록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가 그린리모델링정책 추진은 다소 늦었지만 우수한 인적자원과 제조능력을 발휘해 전 세계 그린리모델링산업을 선도하는 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은 매우 크다. 그린리모델링사업이 정치적 이슈에 흔들림없이 우리나라의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중요 수단이자 우리 건설산업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집중적이며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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