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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재원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ZEB 핵심 ‘E시스템 효율화 기술’
경제성장·고용창출 등 성장동력”
원천기술 관심 투자 확대·우수 인력양성 시급

건축물 에너지시스템 효율화 기술’은 건축물에서 재실자를 위해 확보해야하는 5대 핵심 기능인 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을 제공하는 시스템들의 에너지효율 향상을 통해 건축물 전체의 에너지성능을 고도화해 고성능 제로에너지건물의 실현을 앞당기는데 필요한 핵심적인 기술이다. 

정재원 한양대 교수는 건축물의 공조시스템분야에서 에너지절감 및 탄소중립 성능에 기여하는 친환경적인 공조시스템 기술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액체식 제습기술을 적용한 건축물 제습냉방시스템 기술개발, 미활용에너지회수 및 활용기술개발 등을 통해 탄소중립에 기여할 수 있는 저탄소 고효율 공조시스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정재원 교수를 만나 ‘건축물 에너지시스템 효율화 기술’의 필요성 및 보급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 ‘건축물 에너지시스템 효율화 기술’은 어떤 기술인가
건축물에서의 에너지소비는 재실자들에게 필요한 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를 제공하기 위한 5대 엑티브(Active)시스템들의 운전에서 주로 발생한다. 이에 따라 건축물 에너지시스템 효율화 기술이란 건축물의 5대 에너지소비시스템들의 에너지효율을 개선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신기술들을 발굴 및 개발하고 실제 건축물에 적용하기 위한 실용화 기술들을 의미한다.    
 
■ 현재 국내 기술 수준을 평가한다면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관련 기술개발이 다소 늦게 시작됐다고 볼 수 있지만 기존 기술들을 매우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흡수해 더욱 우수한 성능을 갖도록 개선하고 고도화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고 그 결과 이미 큰 성과들을 이뤄왔다고 생각한다. 현재 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 5대 핵심기능을 제공하는 건축물의 에너지시스템 기술은 그 성능 및 기술의 완성도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매우 근접하고 있다. 다만 현재 우리나라의 관련 분야에서 상용화된 기술들은 다양성이 타 선진국들에 비해 떨어지고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국내시장이 크지 않아 새로운 기술이 관련 시장에 진입하는데 있어 기존 기술과 경쟁이 매우 심하고 진입장벽도 높아 기술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동력이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 국내 기술 수준 향상에 있어 큰 어려움이라고 생각된다.  

■ 보급에 따른 기대효과는  
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 등 5대 핵심기능을 제공하는 건축물의 에너지시스템기술 고도화와 신기술 개발 및 보급이 제로에너지건물 실현과 국가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앞당기는데 기여하는 것은 매우 기본적인 기대효과라고 생각된다. 더욱 중요한 기대효과는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열리는 친환경, 저에너지, 탄소중립, 제로에너지건축물을 위한 건물 에너지시스템시장에서 우리의 관련 기술이 새로운 명품기술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를 통해 제로에너지건물이 새로운 한류수출 상품으로 지속적인 국가경제 성장과 고용창출을 이끄는 또 하나의 미래 성장동력의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향후 기술 수준 향상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향후 관련 기술수준 향상을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원천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 타 분야 기술과의 융합, 고급인력양성 및 관련 산업으로의 진출지원이라고 생각된다. 현재 세계시장에 우리와 경쟁하는 국가들은 서로 간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다.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기술들은 시장에서 관련 기업들 간 생존경쟁은 매우 치열한 반면 성장잠재력이 높지 않은데 우리의 건물분야는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R&D역량 확보와 신기술 개발 투자가 늦게 시작돼 지금까지 기존에 잘 알려진 기술들을 가지고 이미 너무나도 성숙한 시장에서 힘들게 성장해 왔다. 이제 우리가 벤치마킹하고 추격해야 할 다른 선진국들의 기술들은 많지 않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우리가 처음 개발하고 상용화를 시도하는 원천기술들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더 활발해져야 한다. 

단기간적 효과보다는 중장기적으로 더 큰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기술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해야할 시점이다. 이러한 원천기술들은 타 분야와의 경계에 존재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경계기술을 찾아내 상용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 우수한 인재들을 더 많이 양성해야 하며 이들이 중간에 좌절하거나 도태되지 않고 관련 산업분야로 성공적으로 진출해 커리어를 쌓아 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향후 관련 기술수준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생각된다.  




■ 보급 활성화를 위해 풀어야할 과제는
향후 제로에너지건물에 필요한 건축물 에너지시스템 효율화 기술들이 개발되는 과정에서 다양한 기술들의 융복합을 통해 기존의 건물 냉방, 난방, 급탕, 조명, 환기시스템 분류로는 정의하기 어려운 새로운 융복합기능을 갖는 시스템들이 매우 빠르게 나타날 것이다. 이 경우 기존의 공인시험 및 인증기준으로는 그 성능과 효과를 평가하기 어려운 기술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비한 융복합기술 기반의 다기능 시스템들에 대한 공인평가 및 시험기준을 정립하고 인증, 시험성적서 취득 등 절차를 손쉽게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매우 필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정부, 공인시험기관, 관련 산·학·연 전문가들의 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 우리나라의 경쟁력은 
제로에너지건물 실현을 위한 건축물 에너지시스템 효율화 기술개발에 있어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는 핵심경쟁력은 바로 이러한 기술들이 왜 필요하며 많은 시간과 노력, 비용을 투자해 개발하고 사용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국민들의 매우 높은 이해도라고 생각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 국민들이 인터넷에서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는 ‘기후변화’였다. 그 만큼 우리 국민들은 하루가 다르게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 문제의 심각성을 매일 체감하고 인지하고 있으며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개발이 매우 중요하고 시급하다는 것을 아주 잘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국민적 높은 이해와 성원이 바로 이번에 선정된 ‘한국형 탄소중립 100대 핵심기술’ 개발에 있어 가장 든든한 뒷받침과 핵심경쟁력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정부의 건물분야 탄소중립 로드맵에 의하면 2030년까지 거의 모든 신축 건물들은 제로에너지건물 3~5등급을 의무적으로 만족해야 하며 2050년에는 모든 건물들이 제로에너지 1등급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하고 있다. 이 목표는 현재의 기술수준에서는 달성하기 매우 어렵고 힘들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관련 핵심기술 개발 노력과 정부의 투자는 빠른 시일 내 건물분야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데 핵심적인 마중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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