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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설비설계협회는 1973년에 기술용역육성법에 의거 기계설비부문위원회로 시작됐다. 1993년 엔지니어링진흥법에 의한 기계설비엔지니어링협의회와 기술사법에 의한 기계설비기술사사무소협의회로 분리, 운영되다 1996년 기계설비엔지니어링연합회로 통합, 2000년에 설비엔지니어링협의회로 명칭을 변경된 바 있다.

 

올해 한국엔지니어링협회에 엔지니어링사업자 중 설비분야로 등록한 설비설계사와 한국기술사회에 건축기계설비 또는 공조냉동기계분야로 등록한 설비설계사무소로 회원이 구성된 설비엔지니어링협의회를 승계, ‘한국설비설계협회가 탄생됐다. 초대 회장으로 취임한 조춘식 회장(삼인이에스 대표)을 만나 설비설계업계 현황과 앞으로 협회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초대 회장을 맡은 소감은

글로벌 경제 불황속에서 건설업계는 국내외 악재로 점점 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특히 설비분야는 업계의 생존을 위협받는 상황에 놓여있다. 이러한 시기에 설비설계협회 회장직을 맡게 돼 큰 부담감을 느끼지만 어려운 상황에 놓인 설비업계와 설비설계사들의 권익을 옹호하고 대변해 줄 수 있는 협회의 필요성이 절실한 만큼 협회장을 맡아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도록 헌신하고자 한다.

 

당장 정부부처의 사단법인 등록 등 해결해야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설비설계분야의 힘을 모아 순서대로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

 

설비설계협회의 역할 및 향후 비전은

설비설계협회는 설비설계사들의 권익옹호와 대변을 위해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회원들의 단결과 협력이 가장 중요하다. 협회가 회원에게 무엇을 해주기를 바라기보다는 회원들의 힘과 지혜를 모아 한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로써 역할을 다하겠다.

 

당장 협회에서는 설비설계사와 관련엔지니어의 최소한의 권익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최근 건물의 기능이 고도화됨에 따라 건설비 총액에서 설비공사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건물에너지와 관련해 설비분야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설계비는 아직도 제 값을 받지 못하는 실정이며 이것은 설비분야의 과당경쟁과 이를 유도하는 발주처의 의식이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적정 설계비 책정 및 지급이 건축설계 품질 확보에 영향을 미침에도 불구하고 과당경쟁 유도에 의한 최저가 입찰을 할 수밖에 없는 지금의 사태는 설비설계사와 관련엔지니어의 과다한 업무량과 자괴감을 불러일으켜 업계이탈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설비설계협회에서는 올해 안으로 설비설계 적정대가 연구용역을 공신력 있는 외부연구기관에 의뢰할 예정이며 적정 설계비를 제시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불합리한 계약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축도시경영연구소에서 진행하는 건축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 TF’에 참여해 의사를 적극 반영할 예정이다.


건축서비스산업 진흥 기본계획 추진목표에 건축서비스산업 활성화 방안으로 적정보상비 책정 의무화건축엔지니어링 업무 계약 체계 개선항목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장기적으로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기계설비기본법제정을 위해 대한기계설비단체총연합회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노력할 것이다.

 

국내 설비설계산업 현황은

최근 대한건축학회에서 발표한 건설산업 활성화 방안과 정책제안포럼에서 발표한 내용을 요약하면 될 것 같다. 먼저 설비설계분야를 살펴보면 한마디로 고사 직전이다. 2014년에 국토교통부에서 건축엔지니어링산업 육성 방안의 연구내용 중 설계비 미지급 현황을 조사한 자료를 참고하면 조사참여사가 전체 설계사의 10% 정도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금액이 무려 2776,000만원이었다. 이것은 발주업계의 법정관리에 의한 설계비 미지급사태 발생과 일부 발주업계의 모럴해저드에서 비롯된 결과로 설비설계사들의 심각한 경영악화를 초래했다. 현재에도 여전히 미수금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설비건설사는 7,620여업체가 있으며 시공능력평가 총액의 259,000억원의 시장규모로 20만여명이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수십년 전에 제정된 25개 전문건설업 분류에 들어가 있는 법규가 개정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며 설비건설사로써 업계 수주 1위가 몇년 못가서 부도나는 것이 설비설계업계의 현실이다. 이는 주요 장비나 관급자재는 별도로 발주하고 시공사는 노임과 일부 공사만 발주하는 현실에서 계속되는 노임상승으로 악화돼 있는 상황이다. 최저가 입찰로 인한 과당경쟁으로 단종 회사들이 어려운 현실인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제조분야인 냉동공조산업은 세계 4위의 냉동공조산업국이다. 냉동공조산업 생산량은 전체 제조업의 0.9%, 일반기계산업의 12.9%의 규모다. 부도 맞은 건설현장에 이미 납품한 장비를 회수할 수 있는 관련법규 제정이 아쉬운 현실이라고 하는데 이는 건설사 또는 발주처와 민감한 사안이다.

 

설비설계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는데

요즘 젊은 세대는 스마트하고 똑똑하다. 취업도 어렵지만 박봉에다 야근 철야, 휴일근무까지하는 업종에 지원을 기피하는 것은 예견된 결과다. 또한 국내에서는 엔지니어에 대한 예우가 없고 차별이 심해 현재 근무하는 사람들도 업계를 이탈하는 실정이다.

 

실례로 동일한 4년제 대학을 나왔어도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임금차이가 2배 이상으로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유능한 인재들이 설계를 기피하고 있으며 대부분 건설사나 심지어 안정된 직업으로 선호도가 높은 공무원으로 전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건설기술의 발전은 기초분야인 설계에서 시작되지만 발전의 원동력이 될 기술인력 확보가 상실돼가는 현 상황이 심히 걱정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전국대학설비교수협의회와 연계해 설비설계협회가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설비설계비용 현실화가 가장 시급해 보이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정 설계비 책정이다. 이를 위해서는 공신력 있는 기관의 연구와 사례조사가 선행돼야 하므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재 설계비의 2배만 받아도 상황은 많이 개선될 수 있다. 2배를 올린다는 어감이 굉장히 많이 올려야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만 그만큼 현재의 설계비가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책정돼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관련 종사자가 최소한의 삶의 질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설계비 책정은 불가피하다.

 

온실가스 저감은 전세계 이슈다. 설비설계의 역할은

온실가스 저감의 본질은 에너지절감이다. 그리고 건축물에서의 에너지절감은 냉난방에너지를 다루는 설비설계분야에서 이뤄진다. 물론 건축물의 외피설계가 에너지절감에 주요한 인자 중 하나인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은 이미 법적으로 창면적비나 외벽, 지붕, 창호 등의 열관류율 값에 제한을 둬 더 이상의 방법을 강구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 이외 부분에서 팬이나 펌프 등 동력을 사용하는 설비분야가 에너지절감을 다루는 주요한 분야로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핵심분야라고 본다.

 

사단법인 등록을 준비하고 있는데

협회의 목적이 회원들의 권익옹호와 대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산하의 비영리법인 등록이 절실하다. 그 이후 관련법규 개정이나 제도 개선 등을 위한 대관 채널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협회에서는 먼저 관련기관 정부부처를 수차례 방문했으며 여러 과를 전전하며 통보 받은 결론은 관련 유관단체의 중복인가 불허였다. 유사단체인 설비기술협회가 있기에 설비설계협회를 인가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물론 협회의 성격이 일부 중복되는 부문이 있지만 어려운 설계분야의 활성화를 위해 요청했으며 결국 거절 당했다. 하지만 협회에서는 계속해서 정부기관의 문을 두드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