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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홍희기 대한설비공학회 차기회장

“설비분야, 당면과제 해결 전면적 재조명 힘쓸 터”

대한설비공학회는 전임 회장들과 현 회장을 비롯한 대의원, 명예회원 그리고 회원들의 참여와 노력으로 회원수 약 8,000명의 초대형 학회로 성장할 수 있었고 높은 위상을 구축했다.

 

하지만 장기간 불경기에 따른 건설, 플랜트 시장의 침체는 설비분야의 위축으로 이어져 설비인들의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파리기후협정 후 온실가스저감이 강조되면서도 기계설비가 그 해결책으로 부상되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타개가 절실한 가운데 오랜 동안 학회활동을 통해 얻은 경험을 토대로 학회의 지속적인 발전과 설비분야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자 차기회장으로 출마, 27기 대한설비공학회 차기회장으로 선출된 홍희기 경희대 교수를 만나봤다.

 

당선소감은

학회회장은 그 역할이 중요한 만큼 부담스러우면서도 책임감이 느껴지는 자리다. 하지만 초심을 잃지 않고 약속한 내용을 철저하게 이행하며 학회를 위해 가장 열심히 뛸 각오가 돼있다. 회장임기 동안 우리 학회발전사의 뚜렷한 획을 그을 수 있는 활동을 할 계획이다.

 

1986년 학회 정회원이 된 이후 각별한 애정을 가지고 학회활동에 임해왔다. 30년 이상 학회에 몸담으며 활동한 골수 기계설비인을 자처하고 있다. 특히 30대 초반부터 학회논문집 및 학술대회에 140여편의 논문과 참여를 통해 본연의 학회활동을 충실히 수행해왔다.

 

또한 주요 위원회 활동은 물론 총무이사, 편집이사, 부회장을 거쳐 현재 선출직 부회장과 설비저널 편집장으로 활동, 설비분야의 당면문제와 개선방향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진지하게 생각해봤다.

 

최근 4~5년간 부회장과 설비저널 편집장을 수행하다보니 설비업계의 문제점이 많이 보였다. 전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는 온실가스 저감에 있어서도 CO를 줄일 수 있는 가장 큰 분야가 설비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인지되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과 개선의지를 누구보다도 확고하게 가지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 회장직을 수행하며 지난해 선출직 부회장에 입후보할 때 약속한 몇 가지 추진방향을 좀 더 구체화해 학회를 이끌어갈 방침이다.

 

기계설비업계를 진단한다면

현재 기계설비업계는 언제 줄도산이 이어질지도 모를 만큼 위기에 봉착해 있다. 소위말해 잘나간다는 태양열 회사를 방문한 적이 있다. 에너지공단이나 업계에서도 평판이 자자한 곳인데 실제로는 최근 몇 년간 적자를 보고 있던 것을 확인했다.

 

비단 태양열뿐만 아니라 여유로운 분야가 없다. 정말로 우리 기업들이 줄도산하고 그 자리를 외국계 기업이 전부 차지하면 우리나라 에너지설비는 해외자본에 종속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기계설비산업의 홍보강화다.

 

설비포럼을 담당하면서 설비 및 우리 학회의 인지도가 이정도로 낮았나 하고 많이 놀랐다. 에너지하면 전기와 원자력을 떠올리고 때로는 회원수 1,000명 이하의 소형학회보다 인지도가 낮았다는 것은 결국 홍보가 취약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산업부, 국토부 관계자나 정책입안자들을 만나보면 기계설비산업을 잘 모른다. 단순한 건설산업의 하부조직으로만 생각하는 것이다.

 

관계 공무원과 언론을 대상으로 김영란법이 허용하는 범주에서 집중적인 홍보와 접촉을 가질 방침이다. 설비포럼은 관계 공무원에게 우리 학회를 제대로 알릴 수 있는 장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배성호 국토부 서기관을 초청한 포럼 때에는 매우 짧은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50명이 가까운 회원이 참석, 뜨거운 반응을 보여줬으며 국토부 측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앞으로도 설비포럼을 더욱 내실있게 치르도록 노력하겠다.

 

기계설비의 공사 낙찰가는 적정가의 55%. 다른 산업도 어렵다어렵다 하지만 건설은 75%, 전기는 80%가 넘는다. 이런 상황에서 에너지 최적설비를 운운하는 것이 말이 안된다. 젊은 인재들은 나노, 바이오분야로만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온전한게 하나도 없는 상황이다.

 

우선 대외 홍보를 통해 기계설비산업이 CO저감의 주역임을 알리며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 급선무다. 우리 기계설비인들이 받아야 할 정당한 대우를 찾는 것에 주력하겠다.

 

지금까지는 설비저널이나 학회 홈페이지에 접속해 논문이나 자료를 찾아야 했지만 블로그를 개설해 학회활동을 널리 알리고 일반인들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길을 만들 예정이다. 논문 저자들도 자신들의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고 학회홍보도 자연스럽게 연결될 수 있다.

 

차기회장으로서 학회발전 방향은

회원들이 가장 쉽게 학회와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전문위원회다. 올해 냉난방 수배관시스템 전문위원회가 발족해 50명이 넘는 위원들이 4차례 정기모임과 학술강연회를 개최한 바 있다.

 

이 위원회에 참여하며 자발적으로 만들어진 생동감 넘치는 위원회야말로 학회의 꽃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 번 실감하게 됐다. 젊은 사람들이 단순히 논문 한 번 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활동하고 학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무대를 만들 생각이다.

 

잘하는 위원회는 더욱 힘을 실어주고 부진한 위원회는 도움을 주며 더 많은 지원과 동기부여를 통해 위원회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의 관심과 격려가 필요하다. 풀뿌리민주주의와 같은 맥락으로 전문위원회가 활성화되는 것이 학회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영문논문집의 SCI 등재와 국문논문집의 활성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분야다김용찬 편집장을 비롯한 편집인들의 노력으로 내년에는 등재가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젊은 교수 및 연구자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학회 활동을 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올해 국문논문집에서 시사성 있는 논문들을 보다 알기 쉬운 형태로 설비저널에 게재하고 이를 언론에 보도자료 형태로 배포한 결과 반응이 상당히 좋았다. 저자들도 자신의 논문이 알려지는 것은 물론 언론에 우리학회를 지속적으로 알리는 효과가 지대한 만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다.

 

학회·업계에 한마디 한다면

우리 설비분야는 재조명 받아야 한다. 고효율 에너지기기를 개발하고도 외면 받고 공들인 설계를 해도 제값 받지 못한다. 구조적인 모순의 고질적인 하도급 구조 등은 하루 빨리 타파해야 할 적폐다.

 

나노와 바이오에 경도된 젊은 열유체분야의 연구자들과 교수들이 위원회 활동을 신명나게 할 수 있는 산·학 교류의 장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를 위해 재임기간 동안 우리 에너지 기계설비를 널리 알리는 세일즈 회장이 될 것이다. 현재 8,000여명인 회원수를 임기동안 1만명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학회발전에 기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