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7 (수)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특별기획

키갈리 개정의정서 합의, HFC 규제…신냉매시대 전환

대기업, HFO계열 신냉매 대응
중견·중소, 정부 적극 지원 기대

 

지난해 12월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참여한 파리협정 채택은 신기후체제 출범을 알리는 동시에 저탄소경제시대로의 전환을 알리는 강력한 신호였다.

 

기존 교토의정서가 대체되는 2020년 이후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자발적기여(IDC)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동참하자는 것이다. 신기후체제는 선진국에게만 주어졌던 온실가스 감축의무에 대해 개도국과의 공유를 선진국에서 주장하면서 개도국은 기술이전, 능력배양, 자금지원 등의 지원강화를 조건으로 온실가스 감축의무를 공유를 수용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2030BAU대비 37%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냉동공조산업에서 냉매는 혈액과 같다. 그러나 이 냉매는 바로 규제대상이 된다. 그동안 ODP 규제가 집중되면서 자연스럽게 ODP가 높은 CFCHCFC 규제가 본격화됐으며 이들의 대체물질로 HFC계열인 R134a, R410a 등이 개발됐다.

 

하지만 HFC냉매는 ODP‘0’이나 GWP가 적게 몇백배에서 수천배가 높아 지구온난화에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고 있어 규제대상이 되고 있다. GWP가 높다는 것은 CO환산 배출계수가 그만큼 높다는 것이다. 단순하게 설명하면 CO의 배출계수가 1인데 반해 HFC-134aGWP1,430. HCF-134a1,400배 이상 CO를 더 배출한다는 뜻이다.

 

이렇다보니 자연스럽게 HFC냉매 규제가 전세계적으로 도마에 올랐다. 20136월 유럽의회에서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불소가스(F-gas) 사용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2020년까지 F-gas사용 완전 금지, 2030년까지 수소불화탄소(HFCs) 사용을 200912월대비 16% 감축계획 일정을 제시했다.

 

미국냉동공조협회(AHRI)에서도 Low GWP냉매 프로그램인 AREP(AHRI Alternative Refrigerant Evaluation Program)2011년 시작해 38개 대체냉매 후보들에 대한 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미국에너지부(DOE: Department of Energy)에서도 SNAP냉매 규정을 통해 제품 및 연도별 사용 가능 및 사용 금지 냉매를 지정했다.

 

일본도 일본냉동공조협회(JRAIA)가 주관하고 일본산업부에 해당하는 METI가 후원하고 NEDO가 지원하는 신냉매 프로그램을 2010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 결과 2012년부터 201612월초까지 매 2년마다 Kobe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결국 지구온난화 등 환경인식이 강조되면서 Low GWP 냉매 전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이다.

 

HFC냉매 규제 본격화

키갈리 개정의정서가 지난 1015일 채택됨에 따라 HFC에 대한 냉매규제가 현실화되고 있다.

이번 키갈리 개정의정서는 20개국 이상의 비준서·수락서 등이 UN에 기탁될 경우 201911일 발효되지만 미충족 시 조건 충족일 후 90일부터 발효된다.

 

현재 우리나라의 키갈리 개정의정서에 대한 정확한 입장은 정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개정의정서 비준에 나설 수밖에 없다. 키갈리 개정의정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A5국 그룹 1에 소속돼 2020~2022HFC평균 생산 소비량+HCFC 기준수량의 65%가 기준수량이 되며 2024년 동결, 202910% 감축, 203530% 감축하고 204580%를 감축토록 하고 있다.

 

Annex F(부속서 바)에 따르면 규제대상 HFC는 총 18종이다. 그룹 1HFC-134(GWP 지수 1,100) HFC-134a(1,430) HFC-143(353) HFC-245fa(1,030) HFC-365mfc(794) HFC-227ea(3,220) HFC-236cb(1,340) HFC-236ea(1,370) HFC-236fa(9,810) HFC-245ca(693) HFC-43-10mee(1,640) HFC-32(675) HFC-125(3,500) HFC-143a(4,470) HFC-41(92) HFC-152(53) HFC-152a(124) 17종이, 그룹 2HFC-23(14,800) 1종이 규제대상 물질이다.

 

HFOHFC-161(12)은 제외됐다. 이 중 눈에 띄는 냉매가 HFC-32(675). R410aR22 대체냉매로 개발된 R32냉매는 일본의 세계 냉동공조기업인 다이킨이 93가지 특허를 무료로 제공할 정도로 적극적으로 장려한 냉매이지만 결국 HFO냉매로 전환하는 중간재 냉매로 전락을 면치 못하게 됐다.

 

국내 업계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내 사용 현황을 보면 2015년 기준 냉매 86%, 소화 6%, 세정 6%, 발포 2%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냉매는 HCFC계열인 R22R123, HFC계열인 R134aR410a가 전체 냉매량의 9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준 수량을 추정해 보면 2020~2022HFC평균소비량 24,000톤과 HCFC 기준수량 65%17,000톤 등 총 41,000톤이다.

 

동결연도 2024년 예상 소비량은 약 29,000톤으로 기준수량대비 12,000톤이 여유가 있다그러나 감축없이 사축이 개시되는 202938,000톤이 예상돼 2029년 기준한도 37,000톤을 초과할 것으로 예상돼 본격 감축시행 전 업계의 대체 전환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신냉매 적용 검토되지만

결국 HFC를 대체하는 냉매를 사용하는 것이 최상의 답이 될 수 있다. 글로벌 냉동공조업계는 HFC 대체냉매로 HFO냉매 적용을 준비하고 있으며 규제가 강한 유럽, 일본, 미국 등에서는 이미 속속 신제품들을 출시하고 있다. 대표적인 기업이 Trane과 미쯔비시로 HFO-1233zd를 적용한 냉동기를 출시했다.

 

그러나 국내 냉동공조업계는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HFO냉매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이 안됐으며 당장 눈앞에 닥친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부 국내 기업들은 HFC를 대체하기 위해 HFO계열 냉매에 대한 Drop-in 테스트를 진행했다. Drop-in 테스트는 HFC냉매를 사용하는 냉동공조기의 냉매를 단순히 HFO계열 냉매로 전환해 효율, 내구성 등을 시험하는 것이다.

 

단순 Drop-in 테스트 결과를 보면 R410a에 비해 HFO냉매는 작은 기체밀도로 인해 냉난방능력이 떨어지고 소비전력 증가로 COP도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R32의 경우 건도감소에 따라 압축기 토출온도는 급격한 감소를 보였으며 냉난방능력 증가가 나타났다. 또한 압축기 흡입 질량유량 증가로 소비전력 또는 증가했지만 전체적인 성능계수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HFO냉매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HFO냉매 특징에 적합한 냉동공조기 설계 및 부품조달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냉동공조업계의 한 관계자는 환경 규제에 따라 Low GWP냉매 사용이 필연적이며 R32 또는 R1234계열의 혼합냉매에 대한 연구와 함께 신규 대체물질 개발을 고려해야 한다라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냉매의 성능, 부품의 장기 신뢰성뿐만 아니라 가연성에 따른 안전성 확보도 필수적인 요소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현재 신냉매 후보들은 가연성(A2L) 등급으로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조건에 따라 기계적 환기, 경보 또는 냉매 차단밸브 등의 적용이 필요하다라며 사용시뿐만 아니라 운송, 실내외 설치조건, 서비스 등 국내 상황에 적합한 안전 허용치 선정 및 이에 따른 안전성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HFO냉매는 GWP4정도 수준의 친환경 냉매로 자동차용으로 개발돼 대형냉동기에도 사용될 것으로 예상되나 HFC대비 성능이 떨어져 제품효율 저하가 예상되고 중소형 제품에 적용이 어렵다고 밝혔다.

 

국내 업계 동향

국내 냉동공조업계는 그동안 신냉매 도입 반대 입장에서 선회해 전지구적인 논의동향을 관망하면서 HFC규제에 대한 준비를 진행 중이지만 업체별로 상이한 입장이다.


대기업의 경우 HFC규제를 시행 중인 EU에 이미 수출 중에 있어 어느 정도 준비가 완료된 상황으로 향후 HFC규제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중견기업과 중소기업은 상황이 다르다.

 

중견기업은 HFC 규제에 반대하고 있으나 대체물질로의 전환에 대비한 기술개발에 착수하고 있는 만큼 신속한 HFC 규제방향 결정 및 정부지원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중소기업은 더욱 난감한 상황이다. 반대입장은 분명하고 HCFC에서 HFC로의 전환도 완료되지 못한 상황에서 HFC규제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분야는 기술개발 등 모든 준비가 완료된 상황으로 일부 업체는 수출지역들에 따라 적용될 냉매에 대한 연구도 진행 중이라며 가정용 에어컨 및 시스템에어컨분야는 HFC계열 냉매를 사용 중이나 유럽의 HFC규제 등에 대비한 HFO계열 신냉매 연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주로 중견기업이 생산 중인 중대형 냉동기의 경우 정부 지원 등을 통해 HFO계열 신냉매를 사용하는 냉동기를 개발하고 있으나 기타 쿨링시스템을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은 HFC규제에 대비한 어떠한 준비도 안돼 있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HFC 감축을 위해 중소, 중견기업에 기술개발 지원을 확대해 Low GWP 냉동기 및 쿨링시스템 개발에 적극 지원해야 하며 Low GWP 개발 제품에 대해 조달 우선구매 제도도입 등을 도입해 기업에서 기술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는 환경조성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지적이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