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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획

[인터뷰] 김현주 KRISO 해수플랜트연구센터장

“해수열 냉난방, 공기·지열대비 E절감효과 높아”

■ KRISO는 어떤 기관인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197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부설 선박연구소로 설립돼 조선산업을 육성하고 국가중점산업으로 자리 잡도록 역할해 왔으며 최근에는 ‘청색경제를 견인하는 해양기술의 중심’을 지향하면서 미래선박과 해양플랜트, 그리고 해양안전과 해양시스템을 주요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다. 

특히 해양플랜트연구부와 산업기술센터는 해양플랜트산업을 견인하고 지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해수플랜트연구센터는 새로운 해양플랜트인 해수플랜트를 연구개발하고 있다. 

해수플랜트는 바닷물로부터 식수, 에너지, 식량을 확보하기 위한 공정 및 장치이며 이 기술은 인류 생존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면서 신산업 창출하기 위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해양에너지는 어떤 의미인가
지구상에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가 존재하지만 지역에 따라 시기에 따라 이용 효율과 파급효과가 다를 수 있다. 내륙에서는 태양에너지, 풍력 및 지열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연안이나 도서지방에서는 이러한 에너지뿐만 아니라 파력, 조류력, 조석에너지, 해수온도차(열) 에너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해양에너지 가용량은 800~8만TWh/yr로 막대한 양이며 전세계 전기 소모량 1만7,000TWh/yr을 고려하면 의미있는 잠재력이 아닐 수 없다. 해양에너지 발전은 고위도에서는 파력과 조류력이, 저위도에서는 해수온도차가 유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가용량에 포함되지 않은 또다른 해수온도차인 해수냉난방은 어디서나 이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용량도 막대하다. 이에 따라 육상 및 해양에너지를 융복합해 최적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시스템을 구성하는 것이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 해수냉난방시스템은 무엇인가
해수냉난방시스템은 해수열을 이용해 냉난방열을 공급하는 것으로 해양심층수와 같이 2~5℃의 차가운 해수를 현열교환해 직접 냉방하거나 해수열원 히트펌프를 이용해 냉방 및 난방에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해수냉난방은 에너지 절감효과가 공기열이나 지열보다 높으며 대규모 이용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할 수 있어 국내 실용화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도 가능한 해양에너지기술이다.

■ 해수를 이용한 새로운 신재생에너지는
해수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에는 해수냉난방(SWAC)과 해수온도차발전(OTEC)이 대표적이다. 해수냉난방은 해수부의 지원으로 연구개발과 테스트베드 시범사업을 완료하고 산업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공공건물 설치의무화, 건물·지역·융복합 지원등)으로 상용화가 이미 시작됐다. 해수온도차발전은 연구개발 및 실증실험이 추진되고 있어 이행실적(track record)이 확보되는 3~5년 후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해수온도차발전은 생소한데 
해수온도차발전은 해양표층수를 이용해 작동유체(R32나 암모니아 등)를 증발시키고 해양심층수로 응축시켜 순환시키면서 작동유체 증기의 유동에너지로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시스템기술이다. 해수온도차발전은 여러 부처의 지원으로 기초연구 및 부품장치 설계 등에 대한 연구가 간헐적으로 이뤄져 왔으며 본격적인 연구는 2010년부터 해수부 지원으로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 등의 산학연 공동연구팀이 활동하기 시작했다. 

2013년에 세계 4번째로 20kW 해수온도차발전 파일럿 플랜트를 성공했으며 이를 바탕으로 2015년에 1MW 해수온도차발전플랜트를 설계해 국제 선급인 BV(Bureau Veritas)의 AIP(Approval In Principle) 인증을 취득했다. 현재 1MW 해수온도차발전 플랜트 제작에 착수했으며 2~3년 이내에 완성해 국내 동해에서 단기 실증 후 적도해역에서 장기 실증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다. 

■ 해수온도차발전의 최적지는 어디인가
해수온도차발전은 연중 온도차가 충분한 적도해역 도서국가가 대상 적지이며 키리바시, 투발루, 나우루, 마샬아일랜드 등이 관심이 높다. 특히 키리바시의 경우 기후변화 및 수몰국가의 상징으로 관심을 모았던 키리바시 아노테 통 前 대통령의 한국 방문시 센터를 방문해 파일럿 플랜트의 실증을 확인하고 우리  정부에 지원 요청을 하면서 실증해역 대상국가로 정해졌다. 

최근 투발루 에넬레 소포아가 수상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를 방문해 해수온도차발전기술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이들 국가들이 해수온도차발전에 관심이 높은 것은 열대 및 아열대 해역의 특성상 풍부성과 항상성 측면에서 가장 효과적인 신재생에너지이기 때문이다. 

즉 대부분의 신재생에너지는 연속적 발전이 불가능해 에너지저장장치를 필요로 하지만 해수온도차발전은 연속적인 운전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 신재생에너지 확대방안을 제안한다면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해서는 전지구적 행동에 대한 참여를 통한 위기 속의 기회 모색과 이를 목표로 한 국가 차원의 전략이 필요하다.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 및 온실가스 배출저감 목표 달성이 필수적이다. 기후변화 미이행국이라는 오명을 달고는 해외에서 기회를 만들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연장선에서 신재생에너지 이용 촉진 및 확산을 위한 RHO(열에너지 공급 의무화), RPS(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관련 REC(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 확대 등이 필요하다. 

유럽에서는 이미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시행을 검토하고 있는 RHO는 일정 규모 이상의 신축 건축물 또는 집단에너지 등 열공급사업자를 대상으로 일정 비율 이상의 신재생열에너지를 의무적으로 공급토록 하는 제도다. 2012년부터 시행을 검토했지만 착수가 지연되는 원인으로 알려지는 ‘생산량, 소비량 등에 대한 측정이 힘들다’는 것은 극복할 수 없는 과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해수온도차 에너지의 하나인 수열에너지의 가중치(REC)가 1.5로 확정됐고 공급의무자인 발전소가 농·어업용 에너지로 이용하기 위해 인근지역에 제공하는 발전소온배수에 한해 REC 가중치 1.5가 적용된다. 여기서 발전소 온배수는 가온에는 유용하지만 냉각에는 불리하므로 일반 해수의 이용도 포함시키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것으로 생각되며 농어업용뿐만 아니라 건물, 집단주택 등도 포함시켜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해양에너지 확대방안은  
현재까지 실용화 또는 상용화에 도달한 해양에너지는 조력발전 및 해수냉난방시스템이다. 2011년에 완공돼 상용발전단계에 진입한 시화호조력발전소는 시설용량 254MW, 연간 발전량 553GWh로 세계 최대 규모로 인정되고 있으며 2009년부터 대학, 수산양식장, 마트, 리조트 등에 보급 확산하기 시작한 해수냉난방 및 수온조절시스템의 시설용량은 197MW로 신재생에너지 생산량은 402GMh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해수부의 친환경에너지 보급사업과 산업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이 지속되기만 해도 2035년까지 1,000MW 시설이 가능할 전망이다. 보급 확대 또는 자발적 이용이 확산되면 신재생에너지 보급목표(2035년 11%, 해양분야는 그 중의 1.3%)는 충분히 달성할 것이며 현재 연구개발에 착수한 방파제 파력발전, 조류발전, 해수-미활용열 온도차발전 등이 상용화되면 해양에너지 공급 목표를 훨씬 상회할 수 있을 것이다.

■ 관련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실용화되기 시작한 해양에너지의 잠재력은 빙산의 일각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해양에너지의 시설용량이 2020년 3.6GW에서 2050년 188GW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시장 규모는 2020년 0.78조원에서 2030년 55조원, 2050년 80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 중의 얼마를 점유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우리 기업들이 세계시장의 15%, 20%, 30%를 점유할 수 있다면 2020년 0.12조원, 2030년 11조원, 2050년 240조원의 경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기대성과는 저절로 주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며 신중한 선택과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한 경쟁력있는 기술을 확보할 때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공적개발원조나 기술외교 등을 통한 체계적인 실적 확보 및 선제적인 시장 선점에 관련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나가야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위기 속에서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