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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하 대한설비공학회 차기회장

“글로벌시장 화두인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절감이라는 두 가지 큰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solution provider는 ‘설비’다”

대한설비공학회는 올해 봄 회원 7,000명을 넘어서며 국내 학회 중 상위 1% 학회로 인정받고 있다. 미국, 일본, 중국 등 관련 학회와 꾸준하게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국내 설비공학분야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강병하 국민대 공대학장은 1994년 대의원으로 인연을 맺은 이후 총무이사, 냉동부문위원장, 용역위원장, 부회장, 대외협력위원장 등을 거쳐 올해는 차기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차기회장은 다음연도 회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강병하 교수는 2016년도 설비공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강병하 차기회장은 국제냉동기구 한국위원회 회장(2006~2011년) 및 감사(2012년~현재), 대한기계학회 열공학부문위원회 부회장(2008~2011년) 및 회장(2012년)·감사(2013년), 한국설비기술협회 편집위원 및 GHP전문위원회 위원장, 한국수소에너지학회 기술이사, 기계설비단체연합회 총무·간사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국제기능올림픽대회 국제심사위원 및 기술대표로 1997년부터 2013년까지 8회에 걸쳐 참가했으며 전국기능경기대회 냉동기술심사장(1998~1999, 2001년), 수송설비 분과장(2002~2004년), 기술위원장(2012~2014년) 등에 역임하며 기능기술인 발전에도 기여했다. 그동안 공로를 인정받아 녹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


최근 국민대 공대학장으로 선임되며 누구보다 바쁜 일과를 보내고를 있는 강병하 차기회장을 만나 우리나라 냉동공조산업 현황과 발전방안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대한설비공학회는 어떤 조직인가

대한설비공학회는 1971년 9월에 사단법인 공기조화냉동공학회로 창립돼 2000년 11월 한국건축설비학회와 통합, 학회의 업무영역이 넓어지면서 2000년 12월29일 현재의 학회명으로 개칭됐다. 지난 봄 학회 회원 7,000명이 넘어서며 사실상 우리나라에 설립된 학회 중 상위 1%로 학회로 발돋움했다


회원의 약 70%가 산업계 종사자로 산·학·연 협동이 가장 활발한 학회로 평가받고 있는 설비공학회는 우리나라 설비공학분야의 학술진흥과 기술발전에 이바지하는 학회로 성장했다.


설비분야의 국제협력을 위해 1985년 ASHRAE의 국제협회원으로 가입했으며 1992년에 일본 공기조화위생공학회(SHASE)와 협약 체결, 1996년 스칸디나비아공조학회연맹(SCANVAC)과 협약 체결, 2005년 독일건물설비학회(VDI-TGA)와 기본 협력각서 교환, 2005년 중국제냉학회(CAR)와 기본 협력각서 교환, 2005년 일본냉동공조학회(JSRAE)와 국제기본협력각서 협약 체결, 2014년 유럽연합 난방, 환기 및 공기조화협회(REHVA)와 기본 협력각서 교환, IIR(국제냉동기구)와 협약 체결 등 해외 관련 학회와 교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한설비공학회는 설비공학논문집과 영문논문집인 International Journal of Air-Conditioning and Refrigeration을 발간하고 있으며 영문논문집은 최근 SCOPUS에 등재돼 우수한 국제학술지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냉동공조산업에 대해 평가한다면

산업발달과 함께 냉동기술은 인간의 쾌적한 삶의 환경 추구에 활용돼 건축물의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거나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분야의 생산공정까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냉동 및 공조산업은 1998년도 이후에 급성장해 거의 모든 자동차에 에어컨이 장착되고 있으며 국내에서 에어컨을 포함한 냉동관련 산업이 국가경쟁력에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산업발전과 더불어 우리들의 생활은 냉동 및 공조의 이용영역을 벗어나서는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곳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


우리나라 냉동공조 관련 제조업은 2007년 9조원 생산량을 기록한 이후 2008년 국제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7조원 규모로 생산량이 위축됐으나 2010년 이후 회복해 2014년 10조원 이상을 달성했다. 전체 생산량의 약 45%를 수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도는 수출 54억불, 수입 13억불로 약 41억불 정도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생산액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냉장고 및 에어컨 등은 해외생산기지에서 생산하고 있어 이를 포함하면 약 15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건축물의 냉난방설비와 자동차 HVAC시스템, 플랜트산업의 HVAC 등을 포함하면 25조원 이상의 시장 규모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된다. 최근에는 국내시장은 점점 포화상태가 돼 신규수요는 미흡하고 업체간 과당경쟁에 따른 기술개발 여력이 부족해 애로가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냉동공조산업은 세계 4위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냉장고, 에어컨 등의 제품을 빼고 나면 실상은 다른 것 같다. 어떻게 보는가

냉동공조의 제조산업을 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오텍캐리어, 센추리, 범양냉방, 신성엔지니어링 등 매출이 1,200억원~3,500억원 규모의 회사도 4개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취약한 점이 있다. 2014년 기준 외국계 기업인트레인, 댄포스, 마이콤 등의 영업이익률은 10%를 상회하지만 LG전자와 삼성전자를 제외한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률은 5% 내외였다.


특히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부품전문기업이 거의 없으며 미국, 일본, 유럽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2014년 냉동공조관련 우리나라 수출은 약 53억불로 상당한 규모이나 수출품 중 대부분은 냉장고, 에어컨 등 대기업 제품으로 이를 제외한 중소·중견기업 제품의 수출액은 약 1억불에 불과한 것이 국내산업의 현실이다. 이제 중국과 FTA가 체결되면 저가 중국산에 맞서 국내기업이 감당해야할 부분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저감이 글로벌시장 트렌드이자 핵심이다. 국내업계의 대응수준에 대해 평가한다면

2010년 한국은 온실가스배출량 세계 7위이나 증가속도는 세계 3위, 1인당 온실가스배출량은 세계 4위였다. 이에 우리나라도 저탄소녹색성장기본법이 제정돼 2012년 4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냉동공조산업에도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기 위해 Low GWP 냉매로 단계적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업계들은 미국에서 주도하는 대체냉매 개발 프로그램인 AREP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미국, 일본, 유럽의 동향을 모니터링하고 뒤따라가는 수준이다. 냉매 현안 문제에 대해 수동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국내업체들도 필요에 따라 개별 대응해 왔다. 2016년 1월부터 학회 내에 냉매전문위원회를 신설해 학회가 구심점이 돼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대체냉매 개발에 체계적인 대응을 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 것이다.


기후협약과 선진국형 산업구조로 변화하는 국내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나라 HVAC산업도 개편돼 가야 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환경친화적 냉매를 적용하는 시스템 개발로 지구환경보존에 기여하고 고효율 시스템 개발로 에너지절약을 실천해야 한다. 공조분야에서도 에너지효율 향상뿐만 아니라 쾌적성 기능이 보완된 시스템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설비분야에도 신재생(열)에너지 적용이 늘고 있는데

설비분야는 단순히 냉방, 난방의 기능을 넘어 신재생에너지설비도 포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태양열 및 지열이용시스템을 활용해 냉난방에 적용하는 부분은 당연한 것이다. 더 나아가 태양광발전, 연료전지발전시스템의 운전관리(BOP: Balance of Power)까지 설비분야에 포함해 한다.


냉동공조분야 표준화가 상당히 부족한 것 같다. 국제규격과도 상이한 부분이 많다. 이런 와중에 설비공학회가 표준제정사업에 나서고 있다. 어떤 의미이며 지금까지 진척 상황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는 외국 수출 실적이 너무 저조한 이유 중 하나가 냉동공조분야의 표준화가 제대로 안돼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제품이 국제규격과 상이한 부분이 있는 것과 국제공인 품질인증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데 원인이 있다.


이에 따라 학회나 협회의 단체표준 제정이 시급하다고 본다. 또한 국제적으로 공인받을 수 있는 품질인증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확보하고 국산 제품의 판촉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표준제정사업이 필요하다.


설비공학회에서는 설비분야 발전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학회 고유의 표준이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학회표준 제정 절차에 관한 규정을 2012년 8월 제정했다. 이어 2013년 △덕트풍량 측정 방법 △자연순환형 태양열온수기 시공기준 △급수관 지름 산정방법 총 3건의 표준이, 2014년에는 △열 재생식 고체 제습제 기반 제습기 성능시험방법 △공조장비의 기밀시험방법 등 2건의 표준이 제정됐다. 올해는 총 5건의 표준작업이 진행 중에 있다.


아직 미흡하지만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산업체에서 필요한 부분부터 표준작업을 시행해 나갈 계획이다.


현 정부들어 규제개선에 적극 나섰다. 어떻게 평가하는가

냉동공조산업은 여러 가지 정부의 법적 규제를 받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련법으로는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에너지이용합리화법,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 이용 보급 촉진법, 오존층 보호를 위한 특정물질의 제조 규제 등에 관한 법률 등이 있다. 환경부 관련법으로는 대기환경보전법, 폐기물관리법,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 그리고 국토교통부 관련 법으로는 건축법, 건설산업기본법, 저탄소 녹색성장기본법 등 여러 법률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산업 발전에 장애가 되는 법령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내년 설비공학회 수장으로서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할 분야가 있는가

대한설비공학회는 명실공히 산·학·연 관련 종사자들이 함께 학술적인 교류뿐만 아니라 기술개발에 관한 사항 등도 함께 교류하는 열린 인적네트워크 집단이다. 이러한 회원들의 화합을 중심으로 학회의 수월성을 제고하는 데 노력할 것이다.


주력사업으로는 현재 학회 영문학술지의 SCOPUS 등재는 됐지만 SCIE 등재도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생각이다. 영문학술지가 SCIE에 등재되면 후속세대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20년 전에 발간된 공기조화 냉동공학 용어집을 융복합 학문의 시대에 맞게 설비분야의 새로운 용어를 수록해 설비공학 용어집으로 개정, 편찬할 계획이다.


올해 3회에 걸쳐 시행한 설비포럼이 설비산업 발전을 위한 좋은 토론의 장이 되고 있다. 내년에도 우리 HVAC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산업계와 정부 관계자, 그리고 연구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설비포럼을 내실있게 운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학술분야의 대한설비공학회, 기술분야의 한국설비기술협회, 제조분야의 한국냉동공조산업협회, 시공분야의 대한기계설비건설협회, 설계분야의 기계설비엔지니어링연합회 등 5개 단체로 구성된 기계설비단체연합회에서 우리 기계설비인들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2016년부터 ‘기계설비인의 날’을 제정하고자 한다. 학회장으로서 ‘기계설비인의 날’ 제정에 기여하고 싶다.


국제기능올림픽과 인연이 깊은데

기능올림픽 초기에는 양복, 제화, 시계 등의 직종도 있었지만 지금은 새로운 직종들이 생겨나고 있고 새로운 산업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1997년 ‘냉동’이라는 직종이 생겼다. 우리나라에서도 새로운 직종에 선수를 보내기 위해 산업인력관리공단에서 관련 전문가를 찾았으며 그때부터 인연이 됐다. 냉동 직종이 정식종목으로 된 것은 1999년이었으며 2001년도에 한 선수가 동메달을 따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2003년도에 금메달을 따면서 지금까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2011년 기술부대표, 2013년 기술대표를 맡았다. 기술대표는 기능올림픽 51개 종목을 총괄하고 훈련시키는 기술분야 모든 업무를 관장하는 것이다. 올해는 브라질에 가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7개, 동메달 5개를 수상하며 종합우승도 했다.








냉난방·공조업계에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우리 설비업계에는 1988년 이후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져 냉난방에 대한 요구가 커짐에 따라 빠른 성장을 해왔다.


그러나 그동안 두 번의 고비가 있었다. 첫번째는 1997년 IMF 외환위기로 1998년 전년대비 30% 이하의 시장침체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2년 만에 불황을 털고 회복했다. 두 번째는 2008년 국제외환위기로 침체의 늪에 빠져 성장을 할 수 없었고 2010년에야 2007년 매출수준으로 회복했다.


그러나 사업하시는 분들은 장기화된 건설경기 침체로 요즈음이 더 어렵다고 한다. 이제 국내 시장은 점점 포화상태가 되고 경쟁국인 중국이 따라와 수출경쟁력도 약화될 가능성이 많다.


글로벌시장의 화두인 온실가스 저감과 에너지절감이라는 두 가지 큰 숙제를 해결할 수 있는 solution provider는 ‘설비’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도록 산·학·연이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KHARN의 역할에 대하여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KHARN의 창간을 축하한다. 우리 업계나 학계로서는 설비분야의 전문잡지가 생기는 것이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전문잡지가 영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수익구조를 가져야 할텐데 한국의 정서가 아직 정보에 대해 대가를 지불할 준비가 성숙되지 않아 걱정이다. KHARN은 냉동공조제조분야의 울타리를 넘어 설비설계, 설비건설을 포함한 설비분야 전반에 대해 다루는 잡지가 됐으면 좋겠다. 설비 관련 정책, 통계, 기술 등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설비인들에게 전달하는 좋은 친구가 되기를 기대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