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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공형진 호서대 지열인력양성센터 박사

“개방형 지열, 신뢰회복…보급 확대 기여할 것”
새로운 시공기준·벤토나이트 품질기준 확립

호서대 지열인력양성센터는 한국에너지공단에서 발주한 ‘개방형 지열에너지설비 시공기준 개선방안 정책연구’용역을 수행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국내 시장에서 개방형 지열설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지만 개방형 지열에너지의 무분별한 설치와 부실시공에 따른 효율 저하 발생하고 있어 이를 개선하고 지열에너지 보급 활성화에 따른 부실시공 방지 및 신뢰성 제고를 위해 진행됐다.  

정책연구를 통해 △개방형 지열시스템 설계·시공 평가기준 제안 △지열이용검토서 분석기준 제안 △지열설비 내실화 및 신뢰성 확보 △벤토나이트 기술기준 수립 등이 이뤄졌다. 연구총괄을 맡은 호서대 지열인력양성센터 공형진 박사를 만나봤다. 

■ 국내 지열시장에 대해 평가한다면
국내 지열시장은 보급 확대와 지속 성장을 위한 과정에 있다. 2014년 발표된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은 온실가스 감축 및 화석 연료 절감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으로 2035년 1차 에너지의 11%를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기 위한 보급 목표를 수립했다. 

제4차 신재생에너지 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 지열에너지시장은 연평균 18% 이상의 성장이 필요하지만 현재 국내 지열산업의 성장률은 연평균 약 8~10% 수준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더욱 많은 기술 개발과 보급 정책 확대가 이어져야 한다. 

더구나 의무 보급 비율이 매년 증가해 지열에너지설비가 확대될 수 있는 환경은 확보됐다. 하지만 한정된 건축면적에 지중열교환기를 설치해야 시스템 이용이 가능한 특징으로 인해 예전과 동일한 용량을 설치하고도 보정계수를 반영하면 적은 용량을 인정받는 문제가 있다. 특히 타 열원에 비해 낮은 수준인 단위면적당 에너지생산량과 보정계수는 앞으로 수정해야할 문제다. 

■ 최근 수행한 정책연구는 어떤 것인가 
개방형 지열에너지 시스템의 장점은 지하수 온도가 밀폐형에 비해 난방운전 시 높고 냉방운전 시 낮아 성능이 우수하고 설치비가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밀폐형과 비교해 동일한 깊이에서 열교환량이 커 열교환기 설치면적과 열교환기 개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대용량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공공 건축물 및 공동주택에 신재생에너지 보급 비율이 의무화되면서 도심지에서 밀폐형 지열시스템을 설치할 정도의 면적이 없거나 에너지사용량이 많은 대형 건물의 경우 개방형 지열에너지설계가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설계기준 미비와 검토기술 부족 등으로 시장에서는 개방형 지열설비 채택이 늘지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신뢰도 부족에 따라 시스템을 설계하고 평가할 수 있는 대책 확보 요구가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밀폐형 시스템은 2015년 지열이용검토서 개선방안 연구와 Check list 도입으로 작성요령과 평가지침이 있다. 그러나 개방형 시스템은 이같은 정책이 미비했다. 그 결과 업체마다 상이한 설계기준을 적용하고 현장에 따라 임의로 변경, 설치하다보니 시스템 가동 중단과 같은 문제 발생으로 시장에서 개방형 설비의 신뢰도는 갈수록 하락했다. 
 
이에 따라 최근 수행한 연구용역은 개방형 시스템설계의 기술적인 문제를 미연에 방지하고 시스템 운영상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최대한 억제하며 동일한 검토기준으로 시스템을 평가할 수 있도록 설계 및 평가방법을 제시하기위해 진행했다. 또한 시스템 시공기준을 새로 설정함으로써 시장에서 개방형 시스템의 신뢰성을 회복해 최종적으로 지열에너지설비 보급을 확대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 기존 개방형 시공기준과 새롭게 제시될 시공기준의 차이는
가장 큰 차이점은 크게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 번째가 개방형 시스템 열전도도 테스트 수행 전 수질검사 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수질검사는 개방형 시스템성능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항목으로 생활용수 및 탁도 기준을 설정해 이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타열원 시스템으로 변경을 유도한다.

만일 수질검사를 통과하지 못한 지하수를 이용할 경우 시공비가 증가할 뿐만 아니라 시스템가동이 중단될 정도로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지열 우물공 산정기준을 새롭게 해석했다. 기존에는 지하수와 지중 암반사이에 열교환되지 않는 부분을 포함해 지표부터 우물공 하부 바닥을 기준으로 산정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자연수위부터 내부케이싱을 설치할 경우 내부케이싱 유공관 하부까지, 설치하지 않을 경우 환수배관 끝단부터 자연수위까지를 개방형 지열 우물공의 깊이로 인정함으로써 열교환기 설계 프로그램 적용 방법 및 평가방법을 제안했다. 
 
세 번째는 열펌프 입구온도 및 시스템 성능계수 기준이다. 지금까지 열펌프 입구온도는 설계업체마다 서로 상이한 기준을 적용했다. 이에 따라 시스템 성능계수도 기존의 기준을 준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했다.

개방형 시스템의 열펌프 인증 시 입구온도는 냉방 시 15℃, 난방 시 10℃이나 이번 연구에서는 개방형 시스템의 장점을 극대화하고자 설계 시 열펌프 입구온도 기준을 냉방 27℃, 난방 7℃로 설정하고 심정펌프 및 2차측 순환펌프 소요동력을 포함한 시스템성능계수는 냉방 시 3.93, 난방 및 급탕 시 3.20으로 밀폐형대비 성능계수 기준을 상향조정했다.  

■ 지열이용검토서도 분석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접수된 지열이용검토서를 분석했다. 중복 접수된 현장을 제외하고 전체 34건이 접수됐으며 공공건물이 전체 현장의 38.2%(13개 현장), 체육관 등 위락시설이 26.5%(9개 현장)를 차지했다. 

개방형 시스템에 적용된 열펌프 입구온도(EWT: Entering Water Temperature)는 냉방 시 평균 29.1℃, 난방 시 평균 6.2℃로 설계되고 있었으며 열펌프 성능계수(COP: Coefficient of Performance)는 냉방 시 평균 4.64, 시스템성능계수는 평균 3.77이었다. 또한 난방 시 열펌프 성능계수는 평균 4.08, 시스템성능계수는 평균 3.46이었다.
 
기존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설치・관리에 관한 기준’에서는 스탠딩컬럼웰(SCW: Standing Column Well)의 심정펌프와 2차측 순환펌프의 소요동력을 냉방 시 30W/kW 이하, 난방에서는 40W/kW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 적용된 심정펌프의 소요동력은 평균 34.2W/kW, 2차측 순환펌프는 평균 13.1W/kW로 냉방 시 규정 범위를 벗어난 결과를 보였다. 

그리고 전체 현장의 지하수 안정수위는 평균 13.5m였으며 지하수 초기온도는 19.1℃로 밀폐형에 비해 다소 높은 것으로 측정됐다. 

■ 정책연구에 어떻게 반영되는가
연구는 개방형 지열에너지설비 설계, 시공 및 평가 기준 개정연구였다. 기존에는 없었던 설계 기준(EWT, COPSYS 등)을 수립하고 지열이용검토서 Check list를 제정해 평가 기준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세부적으로는 개방형 지열이용검토서의 설계요약서, 설계계산서, 설계도면 작성 기준과 이를 평가할 수 있는 Check list 및 평가요령 그리고 이를 현장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시공기준 개정에 대한 연구다. 
 
이번 연구가 완료되면 향후 공청회와 전문가회의를 거쳐 ‘신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지침’에 반영될 것으로 판단된다.

■ 수질검사 항목이 신설된다. 이는 사실상 개방형을 하지 말라는 의미로도 받아들이고 있다. 어떻게 보는가
개방형 지열설비의 핵심은 지하수량과 수위 및 수질 등에 있다보니 시스템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지금까지 지하수질에 대한 검사는 ‘지하수 영향조사 및 지하수 개발이용 허가서’ 작성 중 유명무실하게 진행돼 왔다.

만일 설치 현장에서 취수한 지하수질이 최소 생활용수 항목 및 탁도(3 NTU)항목을 통과하지 못할 정도로 불량하다면 심정펌프를 소손시키거나 열교환기를 막는 등 반드시 시스템운영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물론 기계적 장치를 이용해 걸러낼 수도 있지만 시스템성능이 하락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수질검사 항목을 추가함으로써 개방형 시스템 사용을 금지하는 것이 아닌 시스템의 안정적인 운전을 확보해 발주처 혹은 사용자에게 우수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 지열이용검토서는 불만이 많았던 항목 중 하나다. 어떻게 개선되는가
지열이용검토서는 지열열펌프 시스템이 제대로 설계되고 운영될 수 있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일련의 과정이다. 특히 정부 지원사업에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며 일반 민수시장에서도 지열이용검토서 및 검토기준(Check list)은 매뉴얼처럼 이용되고 있다.
 
비록 지열이용검토서 작성에 많은 설계비용이 소요되고 평가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지열에너지설비 기술력 향상과 신뢰도 확보에 일익을 담당한 것은 반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기존의 지열이용검토서는 사업용량 175kW(50RT) 이하 건물의 경우, 지중 열전도도 2.0W/mK을 적용해 설계하고 지열이용검토서를 작성할 수 있었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사업용량 350kW(100RT)까지 확대했다. 
 
향후 사업용량 175kW 이상 350kW 이하의 건물인 경우 지중 열전도도 2.0W/mK를 적용해 설계하고 착공 후 1달 이내에 지중 열전도도 테스트를 통해 재검토받음으로써 소규모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과다한 설계비용과 대관업무기간을 줄일 수 있다.  

■ 이번 연구에 벤토나이트도 포함됐는데 
그라우팅은 보어홀을 천공한 후 HDPE 파이프를 보어홀에 삽입하고 파이프와 보어홀 벽면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일련의 과정이다. 순수 벤토나이트, 순수 시멘트, 벤토나이트-열촉진제 혼합물 및 시멘트-열촉진제 혼합물을 주로 이용한다. 

지열열펌프 시스템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지중 열교환기를 보호하고 안정적인 성능 확보를 위해 주로 순수 벤토나이트와 벤토나이트-열촉진제(실리카 샌드)혼합물의 열적, 물리적 특성을 분석해 설계에 적용해왔다. 

국내에서 이용되는 대표적인 그라우팅 재료는 순수 벤토나이트 혹은 벤토나이트와 열촉진제 혼합물이 있으며 그동안 순수 벤토나이트 및 벤토나이트-열촉진제 혼합물 시험성적서는 점도와 열전도도만 측정해 유효기간없이 발급해왔다.
 
그러나 시험성적서 발급 시 제출된 시험제품이 아닌 상이한 재료의 벤토나이트와 입도와 성분이 다른 열촉진제(실리카 샌드)가 현장에 납품됨으로써 겔(Gel)이 되지 않거나 그라우팅 작업이 불가능할 정도의 점도가 발생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시험항목 및 기준을 보완하고 향후 발생될 수 있는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벤토나이트 재료는 보어홀 내부에서 겔화하는 점도와 지하수 등으로부터 그라우팅 재료 유실을 막는 겔 강도 그리고 팽윤량과 투수계수 등을 분석해 평가한다. 

또한 열촉진제 중 하나인 실리카 샌드는 입도와 성분비 등을 분석한 후 그 결과를 시험성적서에 표기해 발급한다. 또한 시험성적서의 유효기간은 1년으로 한정한다. 또한 시험성적서 결과를 현장 납품 시 제품 포장지에 표시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는 시험성적서 발급 시 제출된 시료를 동일하게 납품받음으로써 현장점검이 용이해 지고 일관적인 시공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술기준이 강화됐는데
그라우팅 재료(벤토나이트 류) 기술 기준은 기존에 발생했던 현장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기준이 강화됐다. 그러나 지중 환경과 열교환기 보호 및 지중 열교환기 성능 향상 측면에서 일정한 열적, 물리적 특성을 측정하고 이와 함께 현장 시공성 확보를 통한 시스템성능 향상에 의의가 있다. 개방형 지열에너지설비의 경우 지금까지는 일부 시공지침만 갖추고 있을 뿐 설계 및 평가 기준이 전무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를 통해 객관적인 설계 및 평가가 가능해지고 높은 성능을 보유한 시스템 설치를 유도해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 단지 기준 강화에 따른 규제보다는 시스템의 신뢰도 확보를 위한 순기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 향후 일정은
이번 연구는 2016년 12월부터 2017년 5월 공청회를 끝으로 마무리해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 최종보고서가 제출됐다. 이를 토대로 오는 9월19일부터 일산 KINTEX에서 개최되는 에너지대전에서 최종 공청회와 전문가회의를 거친 후 내년 초 지침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