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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평사協, 갈등봉합 나선다

이일영 신임회장, “협회 재건 및 통합 재추진”

한국건축물에너지평가사협회 신임회장으로 이일영 전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이 선출됐다.


한국건축물에너지평가사협회(이하 한국협회)는 지난 9월9일 임시총회를 열고 2기 협회장과 이사진을 선출 및 선임했다.


협회장으로는 1회 합격자 이일영 평가사가 선출됐으며 감사에는 김동희 평가사, 이사진에는 박지영·장남일·인상휘·신동선·장원준 평가사가 유임 및 선임됐다.



한국협회는 그간 대한건축물에너지평가사협회(이하 대한협회)와의 통합을 추진해왔으나 지난 6월 이를 위한 해산총회가 무산되면서 1기 회장을 맡고 있던 주병기 평가사 등 회장단이 사퇴해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 체제로 운영돼 왔다.


한국협회, “사실상 통합무산”
그간 비대위는 사실상 통합이 무산되며 일부회원 탈퇴 및 제명, 1기 회장단 사퇴 등으로 협회 운영에 차질이 발생하자 새로 집행부를 구성하고 협회를 재건하기 위해 설치됐다.


지난 2016년 대한협회에서 분리된 한국협회는 올해 초 통합추진위원회(이하 통추위)가 조직돼 활동을 시작하자 통합을 위해 함께 노력했으며 이를 토대로 기존협회를 해산하고 통합협회를 창립하자는 내용에도 합의했다.


급물살을 타던 통합작업은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며 좌초됐다. 당시 통추위 합의인 ‘양 협회 및 2회협의회 임원진과 통추위 관계자들은 통합협회 임원에 입후보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지켜지지 않았다.


통합을 위한 총회 개시 전날 자정까지 입후보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자 기존 통추위에서 활동하던 박종원 평가사가 단독 입후보해 회장으로 당선되며 문제가 됐다.


한국협회는 “기존 통추위 합의 사항을 무시한 것으로 통합을 추진할 수 없다”고 주장했고 대한협회도 “입후보자가 없는 상황에서 통합을 지연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며 이를 위한 통추위 합의문도 사전에 개정됐다”고 맞섰다.


한국협회에서는 합의문 개정 건에 대한 공지가 사전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는 비교적 소규모라는 이유로 한국협회를 무시한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 협회측은 현실 인식에 대해서도 차이를 보였다. 대한협회와 일부 한국협회 탈퇴회원을 중심으로 지난 6월4일 출범한 건축물에너지평가사협회(이하 통합협회)는 “통추위 합의 결과에 따라 총회를 거쳐 통합협회가 출범한 것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친 것”이라고 평하는 반면 한국협회는 “통추위 합의문 개정이 날림으로 이뤄져 합의사항을 무시함에 따라 한국협회는 통합협회에 참여하지 않은 것이며 아직 통합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통합추진 ‘계속’
평가사의 통합은 사실상 필수적이다. 한 차례 무산됐지만 ‘통합’이라는 대의가 사라진 것은 아니어서 앞으로도 계속 추진될 전망이다.


현재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에 따라 약 300여명의 평가사가 배출돼 있지만 이들의 의견을 대변해야 할 협회가 사실상 양분돼 갈등상황에 빠지면서 제대로 된 정책반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평가사는 건축물을 에너지관점에서 통합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인재로 국가에서 자격을 부여하고 관리하는 전문인력이다. 건축물의 에너지는 건축구조, 기계설비, 신재생에너지, 전기설비 등을 통합적으로 이해해야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여서 4차 산업혁명시대의 융합형 인재라고도 할 수 있다.


건축물에너지효율화와 온실가스배출저감을 보편적인 가치로 정립하고 위해서는 정책적 접근으로는 매우 오랜시간이 걸린다. 평가사와 같은 인재들이 사회 곳곳에 스며들어 건축물에너지 관련활동을 해야 민간에서 관련개념의 자생 및 확산이 용이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평가사들이 정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양 협회의 통합작업은 지속돼야 할 전망이다. 다만 통합작업은 상황이 시급하더라도 서둘러 처리할 일은 아니다. 이미 통합작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다 한차례 무산돼 오히려 통합이 원점으로 돌아간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는 평가다.


급하더라도 시간을 들여 토론하고 의견을 교류하며 사고의 격차를 줄이고 지속적인 정관·방침·목표의 조율을 통해 합의에 이르는 과정이 필요할 전망이다.


이일영 한국협회 회장도 “아쉽게 무산됐지만 통합과정에서 도출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밑거름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며 “앞으로 늦더라도 제대로 된 투명한 통합을 위해 노력하는 협회가 될 것”이라고 밝혀 통합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박종원 통합협회 회장도 완전한 통합을 위한 길을 열어두고 한국협회의 요구사항을 진지하게 듣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어 다시 통합이 추진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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