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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공동주택 지역냉방 제습냉방 확대 기폭제 기대

지역냉방, 온실가스 감축 비용대비 최대
하절기 열수요 창출…CHP 가동률 극대화
세계 최초 도입, 글로벌 시장 선점 가능


지난 2015년 개최된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시점으로 전 세계는 온실가스와의 전쟁에 돌입했다.

파리기후협약으로 통용되는 이 협약은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은 물론 개도국들도 자발적인 온실가스 목표를 설정하고 스스로 결정한 기여방안을 5년 단위로 제출, 이행하는 것으로 전 세계 대부분 국가가 참여한다.

우리나라 역시 스스로 목표를 설정했다. 2030년 온실가스배출전망치(BAU)대비 37%를 감축하기로 했지만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이 같은 목표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현실적인 온실가스감축 수단 탐구가 절실한 실정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경제적이면서 효율적인 감축을 할 수 있을까?

CHP 활성화…열 사용 냉방방식
IEA(국제에너지기구)가 2008년 발표한 ‘Combined heat and power: Evaluating the benefits of greater global’ 보고서는 유럽에서의 1990~2005년 사이의 온실가스 저감 성과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의하면 신재생에너지에 의한 온실가스 감축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2위는 N₂O산업(농업관련), 3위가 CHP(열병합발전)이다.


이 결과에서 주목할 점은 투입대비 산출효과다. 그동안 유럽 각국에서 신재생에너지보급을 위해 막대한 투자를 한 결과 25%의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와 비교해 재정적 지원이 미비한 열병합발전분야에서 15%의 효과를 거뒀다는 점은 적극적인 보급확대를 통한 막대한 온실가스감축 효과를 거둬들일 수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하지만 현재 세계 각국의 열병합발전 보급비율을 분석해보면 연평균 기온과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열병합발전에서 생산된 열이 주로 난방 용도로 이용되고 있기 때문인데 난방수요가 적은 더운 지역에서는 열수요가 없는 이상 경제적 측면에서 보급확대가 어렵기 때문이다.

중위도 지역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열병합발전으로 생산된 열을 겨울철에 난방으로 사용하지만 여름철 열수요가 없어 발전기 가동이 저조해질 수밖에 없다. 블랙아웃을 경험한 지난 2011년 당시는 부족한 전력예비율로 인해 여름철에도 폐열은 버리고 생산된 전기만으로 발전소를 돌릴 여유가 있었지만 전력수요관리로 안정세를 찾은 지금은 전과 같은 상황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이다.


하절기 열수요가 동절기 최대값의 10%에 미치지 못해 열병합발전시설의 연간 운전율이 40%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타나고 있어 IEA에서 분석한 대로 투입대비 최대 온실가스 감축효과를 누릴 수 있는 열병합발전량을 늘릴 방안마련이 시급하다.

결국 발전배열을 사용할 수 있는 열수요 창출이 필요한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열을 활용한 냉방이다. 열을 이용한 냉방은 하절기 온수공급, 경제성 등을 이유로 대단위 보급이 수반되기 때문에 지역냉방으로 통용되고 있다.


2017년 7월 기준 국내 지역냉방 보급은 총 717개 건축물을 대상으로 총 46만9,782RT의 냉동기 용량을 공급하고 있다. 이 중 공동주택 12개소, 건물 705개소이며 공동주택은 지역냉방 확대보급을 위한 실증시험 지역이다. 용량으로보면 공동주택은 전체의 약 0.8%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주택용이 전체 열수요의 90%를 차지하므로 의미있는 수준의 하절기 열 수요 창출을 위해서는 공동주택에 지역냉방을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하며 이를 위해 공동주택에 적용 가능한 열이용 냉방기술의 개발 및 적용이 필수적이다.

공동주택 최초 지역냉방 도입 결정
지역난방공사와 김해 장유 주택조합은 대규모 공동주택 단지 최초 지역냉방 공급과 친환경 주택 건설 등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해 상호협력과 업무지원 등을 선언적으로 공표하는 MOU를 지난해 체결했다. 현재 양자간에 목표달성을 위해 지속적인 협의가 진행 중이다.

조합측에서는 최근 11kW급 제습냉방기 실증사업 현장을 조합원이 방문하고 냉방기에 대한 성능 및 운영비, 경제성에 대해 만족했다.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난방공사는 김해 장유 주택조합 시범사업 추진을 계기로 제조사가 제품개발을 가속화하고 생산라인을 구축할 기반을 마련하길 기대하고 있다. 또한 최초로 제습냉방기를 김해 장유지역의 공동주택에 적용한 구체적 성공모델을 시장에 제시함으로써 향후 데시컨트냉방 수요창출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데시컨트, 개별냉방 적합
열을 이용한 냉방기술은 중온수 흡수식냉방이 가장 널리 보급됐다. 흡수식 냉동기는 진공상태로 밀폐된 사이클이기 때문에 한 번 고장나면 유지보수가 어려워 관리자가 상주해야 하기 때문에 건물의 중앙냉방방식에 어울린다.

공동주택의 경우 가구마다 냉방수요의 편차가 크기 때문에 이러한 중앙집중식 냉방보다는 유지관리가 쉽고 개별 세대에서 소형으로 사용할 수 있는 데시컨트 냉방방식(제습냉방)이 적합하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데시컨트를 가정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고분자 데시컨트를 개발했고 2007년 한국지역난방공사 지원으로 4kW급 가정용 데시컨트 프로토타입을 만들었다.

2012년 용인의 공동주택을 대상으로 7kW급 모델로 실증시험을 시작, 최근 11kW 모델도 1세대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개발착수 20년…정부지원 필수
1999년 시작한 공동주택 지역냉방 보급 계획은 20년이 다돼간다. 왜 이렇게 진행이 느릴까?

가정용에 적합한 열을 이용한 소용량 냉방은 전 세계에서 아직 적용된 예가 없다. 선례가 있다면 문제점을 분석하고 개선안을 도출하기 쉽겠지만 세계최초라는 측면에서 안고 가야 할 부담이다.

특히 동절기에 가구로 공급되는 난방배관은 하절기에는 공급이 중단된다. 지역냉방을 하기위해서는 난방온수가 필요한데 한두 세대가 자발적으로 써보겠다고 나서도 이들만을 위해 하절기에 난방온수를 공급하기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 결국 대단위 공급이 필수적인데 철저한 준비 없이는 진행하기 힘든 일이다.

또한 가격 측면에서 일반 전기식 에어컨과 대결을 해야하는데 에어컨은 대기업 생산품이다. 소비자들의 인지도와 규모의 경제가 뒤따르는 에어컨을 상대하기에는 정부지원 없이는 힘들 수밖에 없다.

현재 지역냉방을 추진하고 있는 지역난방공사만으로는 연구개발은 할 수 있어도 사업화에 따라오는 막대한 비용과 리스크를 감당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열병합발전소 가동률 증가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달성에 적극 기여하고 세계 최초로 개발, 도입되는 소용량 데시컨트 냉방기술력 확보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공동주택 지역냉방 보급확대에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활성화 정책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