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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방기성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기술개발본부장

“에너지 융복합모델 ‘스마트 에너지시티’ 구상”
건물·지역·도시 단위 통합에너지시스템 개발 필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국가에너지기술개발사업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 연구개발사업의 기획, 평가, 관리와 에너지전문인력 양성과 에너지관련 국제협력 및 공동연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준정부기관이다.


그 중 기술개발본부는 에너지수요관리, 자원기술개발, 신재생에너지기술개발사업, 전력산업, 원자력, 방사성폐기물 등 다양한 에너지관련 기술에 대한 사업기획, 과제선정, 선정과제의 지원·관리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최근 정부의 온실가스 저감정책 중 가장 핫한 분야가 건물부문이다. 특히 올해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제가 시작됐고 오는 2020년부터는 공공부문에서, 2025년부터 민간부문으로 제로에너지 의무화가 확대될 방침이다.


이러한 정부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 에너지기술평가원은 패시브, 엑티브적인 요소기술 R&D뿐 아니라 건물단위, 지역단위의 통합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반마련에도 힘쓰고 있으며 기술개발본부가 그 중심에 서 있다.


방기성 에기평 기술개발본부장을 만나 제로에너지건축물의 국내 현황과 R&D 방향을 들어봤다.


■ 기술개발본부 R&D 방향을 소개한다면
신정부 출범이후 온실가스 저감, 에너지절감뿐 아니라 탈원전, 미세먼지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에너지R&D의 요구가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위해 우리 평가원은 크게 4가지 측면에서 에너지정책 지원을 위한 R&D 추진에 역점을 두고 있다.


첫째,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원가절감 국산화 R&D 추진이다. 신재생에너지 경제성 확보를 위한 발전원가 절감R&D 추진과 소재, 장비 등 공정기술 국산화를 위한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기술의 보급을 위해 성능, 신뢰성 검증을 위한 실증프로젝트를 확대할 계획이다.


둘째, 에너지신산업 육성을 위한 청정에너지 및 융복합기술개발을 강화할 계획이다. ESS, 전기차, CCUS 등의 청정에너지 기술개발을 통한 글로벌시장 진출과 ICT,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한 신서비스 창출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셋째,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발전·수송부문 친환경기술 개발·적용이다. 석탄화력환경설비의 고효율화를 통한 배출물질 저감을 추진하고 친환경차 보급확대를 위한 주행거리, 인프라 편리성 향상 기술을 개발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원전 안전해체 및 내진 안전성 강화 추진, 방폐물 및 사용 후 핵연료 관리기술 확보를 통해 신기후체제 대응과 경기침체를 돌파할 신성장동력 확보의 기회를 마련한다.



■ 건물분야 온실가스 감축 잠재력과 R&D 계획은
파리기후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우리나라가 감축해야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BAU대비 37%로 그 중 건물부분은 18.1%이며 3,580만tCO₂를 감축해야한다. 또한 건물은 다른 에너지소비기기와 다르게 건축 후 최소 30년 이상 유지되고 건설 후엔 추가적인 설치, 철거, 변경이 쉽지 않은 분야이므로 새로운 접근방법이 필요하다.


2016년에 신기후체제의 에너지 R&D 투자포트폴리오로 청정에너지기술로드맵을 수립했다. 건물효율분과의 전략과제 로드맵을 살펴보면 △제로에너지 커뮤니티 네트워크 구축·관리 △제로에너지 건물 핵심부품 △제로에너지 커뮤니티 글로벌 모델 구축 △기축 건물에너지 최적화 기술 및 활성화 등 4가지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다시 말해 효과적인 온실가스 감축과 에너지절감을 위해서 단위 건물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요소기술 개발은 기본이다. 이를 바탕으로 기축건물에 대한 개선과 나아가 제로에너지 건물·지역·도시 단위의 통합에너지시스템 개발을 위한 체계적인 제로에너지건물 모델과 운영체계 구축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평가원은 수립된 로드맵을 기준으로 R&D 지원과 함께 해당분야의 국내외 기술 및산업환경 변화를 능동적으로 반영한 R&D를 기획 추진, 지원할 계획이다.



■ 국내 제로에너지 기술수준은
건물분야의 에너지R&D는 과거부터 계속 진행돼왔다. 다만 제로에너지건물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아 제로에너지건물 관련 국내 기술수준이나 산업현황을 논하기는 쉽지 않다.


용어나 범위에 대한 산업, 연구계의 정의가 확립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건물에너지 혹은 건물효율 등과 같은 용어를 사용하며 건물효율 향상을 위한 패시브기술 위주의 연구가 진행돼 근래에 생긴 제로에너지건물이라는 개념과 동일선상에서 기술을 분류하고 수준 및 산업현황을 판단하기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많은 연구가 진행돼 온 단열, 조명 등 패시브적 기술은 꽤 높은 수준이나 이러한 요소기술들을 결합해 우리가 원하는 제로에너지건물을 구성하는 기술은 아직 부족한 실정이다.


그래서 최근 에기평에서 지원하는 건물분야 R&D의 경우 부품, 소재의 기술을 개발도 있지만 하드웨어적으로 소프트웨어적으로 통합하는 R&D가 많이 지원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산업계에서는 아무래도 건물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커뮤니티 구축을 위한 도시단위 투자는 미흡한 실정이다.


■ 가장 먼저 연구가 필요한 부문은
가장 먼저 연구가 필요한 특정분야를 손꼽긴 매우 어렵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마찬가지로 제로에너지건물은 단위 건물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도시를 대상으로 고민해야 실제 제로에너지건물이 가능해질 수 있는 개념이다.


요소기술 위주로 이뤄져온 R&D 결과물들이 제로에너지건물이라는 하나의 객체로 통합되고 실제 데이터를 획득해 하나의 시스템으로의 통합이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된다. 나아가 다양한 형태와 목적에 따른 건물에너지 요소의 최적화 및 스마트 첨단기술을 융합한 제로에너지 커뮤니티구축과 글로벌 모델 발굴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산업적 측면에서 개발된기술들이 실제 건물에서 최대의 효과를 내고 보급되기 위해서는 국토부와 협업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에너지의 개념을 비교적 소극적으로 반영했던 기축건물들이 nZEB(nearly Zero Energy Building)가 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고효율 건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건물에 대한 정보와 실제 건축물관련 규정을 관할하는 국토부와 협업을 통해 실제 보급시장에서 요구되는 건물에너지 산업측면의 기술을 발굴하고 지원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국가가 있다면
제로에너지건물의 궁극적인 목적지로 삼아야 하는 스마트 에너지시티를 고려한다면 롤모델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나 스페인 산탄데르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건물에너지에 국한하지 않고 도시 전체 구성을 고려해 CO₂ 감소, 에너지소비량 절감뿐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을 추구하며 궁극적으로 스마트시티로의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제로에너지건물의 최종 목적이라 할 수 있다.


■ 건물부문 융복합R&D 계획은
우리 평가원은 건물에너지뿐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스마트그리드, ESS 등 다양한 에너지 R&D와 관련해 종합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세부 프로젝트를 기획, 지원하는 기관이다. 이러한 강점을 살려 에너지기술의 궁극적 융복합 비즈니스모델이라 할 수 있는 ‘스마트 에너지시티’를 브랜드화하려고 한다.


삶의 질 향상과 녹색환경이라는 어쩌면 이율배반적인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기 위해 에너지 공급-수요 밸런싱, 통합 에너지관리 솔루션 전기·열·가스 거래 구현을 위한 에너지 네트워크 구축, 제로에너지건물, 제로에너지시티 네트워크 구축 등 다양한 기술의 최적 융합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