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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빌딩 2017 ②] 패시브건축 기술동향 제시

국내기후 감안해 창면적비 '재검토'
차세대 진공‧반사형 단열재 '주목'
친환경 원료 및 열교 고려 '필수'


국내 최초 녹색건축·신재생에너지 전문 전시회 ‘ReGreen 2017’의 부대행사로 개최된 ‘GreenBuilding 2017’ 컨퍼런스에서 2세션은 국내의 정책·기술·동향과 관련한 지식과 정보를 교류했다.
 
두 번째 세미나는 전날 ‘국내 그린빌딩의 정책과 기술’에 이어 ‘제로에너지 시대의 패시브건축 역할’을 주제로 개최됐다.
 
패시브건축은 제로에너지건축의 뿌리와 같다. 신재생에너지설비, 고효율기자재 등을 적용하더라도 기본적인 건축물의 성능이 받쳐주지 않으면 제로에너지건물 구현은 난망하다.
 
발표는 △우리나라 기후환경 최적 ZEB 사례(오대석 한국패시브건축협회 국장) △단열재 기술개발 동향(조병영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건설외피기술센터장) △발포제 원료 및 관련기술 소개(이충구 하니웰코리아 부장) △건식 열교차단재를 적용한 벽·지붕 외단열 시스템(신동일 티푸스코리아 대표) △진공단열재 개선 방향(남대우 경동원 책임연구원) △열교차단재 국산화 현황 및 시공사례(허진화 티비블럭 대표) 등으로 구성됐다.
 
일사량 독일대비↑…남향창 늘려야

현재 우리나라 패시브건축 기준은 독일의 것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기후특성이 독일과 달라 이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첫 발표에서 오대석 국장은 “그간 패시브건축은 독일에서 정한 기준을 ‘바이블’처럼 맹신해 왔다”고 지적하며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패시브건축을 위해서는 기후요소에 대한 고려가 필수이기 때문에 국내 기후에 적합한 패시브건축 수준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기후특징은 독일보다 여름기온이 높고 겨울기온은 낮으며 습도의 경우 장마영향으로 여름에 더 습하다는 특징이 있다. 일사량도 독일보다 여름철에 더 적고 겨울에는 더 많다.
 
특히 대비되는 특징은 남향일사량이다. 독일에 비해 남향일사량이 약 3배가량 더 많다. 이는 태양열획득에 따라 난방부하가 많거나 적어지기 때문에 패시브건축에서 중요한 요소다. 실제로 독일기준 1.5L 패시브하우스를 국내에 적용한 결과 1.1L 하우스수준으로 성능이 향상되는 것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1.5L 패시브하우스를 맞추기 위해서는 무작정 창면적 비를 줄일 것이 아니라 적절한 수준의 남향창을 구성해 일사량을 최대로 활용해야 한다. 시뮬레이션결과 동일한 주택에서 남측창면적비를 30%→60%로 올렸을 때 난방에너지요구량이 2.77L→2.25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향창면적비를 높일 경우 여름철 냉방부하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안으로 외부 블라인드, 일사각을 고려한 처마 등 차양장치가 필수라는 분석이다.
 
단열재기술 3축 ‘열성능‧내화성‧친환경’
이와 함께 패시브건축에서는 일사량 등 자연에너지를 최대한 받아들이되 내부 에너지유출은 최대한 막는 것이 중요하다. 건축물에서 가장 에너지손실이 많이 일어나는 부분이 외피인 만큼 패시브건축을 위해서는 단열재의 성능이 핵심적이다.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에서 건설외피기술센터장을 맡고 있는 조병영 박사는 ‘단열재 기술개발 동향’ 발표에서 “건물외피로서의 단열재 기술개발은 △건물에너지절감을 위한 단열성능향상 △국민안전 확보를 위한 내화성능 향상 △국제환경기준 준수를 위한 친환경원료 사용 등”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경우 EPS, XPS 등 단열성능이 우수한 제품이 많이 출시돼 있지만 이와 같은 단열재들은 화재에 취약하다는 근본적 문제가 있어 보다 발전된 형태의 단열재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페놀폼은 단열성이 좋으면서 준불연성을 갖고 있는 반면 부식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무기계 단열재인 글라스울, 미네랄울은 외피로서보다는 고온을 견딜 수 있다는 특성에 따라 배관 등에 사용될 경우 장점을 가지며 단점은 습기가 있을 경우 침하 가능성이 있다.
 
신소재로서 단열재는 에어로젤 단열재가 대표적이지만 현재 KS에 포함되지 않는 등 제도권으로의 편입이 더딘 것이 현실이다. 에어로젤은 성능이 우수하지만 너무 가벼워 시공‧취급에 어려움이 있다.
 
진공단열재는 단열성으로는 기존 단열재보다 10배 이상 높을 정도로 우수하지만 진공이 파손되지 않아야 하기 때문에 시공‧관리에 어려움이 있다. 현재 KS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특히 반사형 단열재는 최근 성능이 크게 개선되면서 건축현장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은박 내부의 유기단열입자를 벌집모양으로 개선했으며 두께를 얇게 해 2~3겹으로 시공할 수 있게 돼 단열성능이 높아졌다. 다만 열반사 방식을 활용하는 만큼 열을 반사시키기 위한 공간을 콘크리트와 5~6cm 정도 이격시켜야 하며 표면 오염에 따라 단열성능이 떨어지기도 한다.
 



단열재생산 시 온실가스 고려해야
단열재에서 또 다른 중요한 부분은 단열재의 생산원료인 냉매다. 단열재 성능강화의 목적이 에너지절감을 통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것인데 생산과정에서 과도한 온실가스를 내뿜는다면 성능강화의 의미가 없다.
 
이에 따라 하니웰코리아의 이충구 부장은 ‘발포제 원료 및 관련기술 소개’를 통해 단열재의 원료로 사용되는 냉매의 친환경성에 대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이 부장은 “단열재의 원료로 쓰이는 발포제는 온실가스, 오존층파괴 물질을 내뿜어 기후변화를 가속시킨다”라고 지적하며 “하니웰에서는 이를 막을 수 있는 발포제를 개발해 상용화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하니웰은 미국국적의 글로벌기업이며 매출규모는 41조원 정도다. 항공우주, 공조시스템, 생산성향상 솔루션, 기능성소재 등 사업부에 13만명이 근무하는 회사다. 친환경발포제 ‘Solstice’는 기능성소재 사업부에서 개발 및 상용화했다.
 
발포제는 1세대인 CFC계열 프레온가스에서 출발했다. 이후 프레온가스의 오존층파괴물질을 줄인 2세대 HCFC가 등장했으며 3세대로 HFC가 등장했다. HFC계열 냉매는 오존층파괴지수(ODP)가 ‘0’인 냉매다. 세계적으로는 3세대 냉매가 가장 많이 쓰이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2세대 냉매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하니웰에서 개발한 Solstice는 4세대 제품으로 HFO계열 냉매다. 이 냉매는 ODP가 ‘0’이며 지구온난화지수(GWP)도 1 이하다. 이는 GWP의 기준이 되는 CO₂에 비해서도 지구온난화 영향이 적거나 같음을 의미한다.



현재 세계적으로 오존층을 파괴하거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냉매를 규제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2020년까지 141b 등 HCFC 냉매의 99.5%를 감축토록 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어 2030년 97.5%를 줄이면 된다. 이와 같이 시간적 여유가 있어 업계에서는 ODP는 물론 GWP를 고려한 친환경냉매까지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141b 등 HCFC 냉매는 세계적으로 규제흐름에 따라 생산량이 줄면서 냉매가격이 kg당 2~3달러하던 것이 7~8달러로 급등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일부 전환하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이 부장은 “우리나라 냉매전환 흐름에서 3세대로 갈 경우 세계적 냉매규제에 따라 수년 내 다시 4세대로 전환해야하는 비효율이 발생한다”라며 “4세대 HFO계열로 가야 비용효율적이면서도 세계 냉매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
 
차세대 진공단열재, 내구성 ‘관건’
단열재는 발포단계를 거치는 폴리스티렌 단열재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이보다 열적성능이 10배가량 우수한 ‘진공단열재’는 차세대 단열재로 주목받고 있다.
 
진공단열재는 내부에 구조를 형성해주는 심재(Core)를 외피재로 감싼 뒤 내부를 진공처리하는 단열재다. EPS(비드법 폴리스티렌 단열재) 평균 열관류율 0.036W/㎡K에 비해 10배가량 우수한 0.005W/㎡K 성능을 보인다. 또한 200~300mm 시공해야하는 기존 단열재에 비해 100mm로도 더 우수한 성능을 낼 수 있어 공간활용측면에서도 장점이 있다.
 
진공단열재를 개발하고 있는 남대우 경동원 책임연구원은 ‘진공단열재 개선 방향’ 주제의 발표에서 “경동원은 흄드실리카(FS)계 진공단열재를 통해 패시브하우스 성능을 만족하는 단열성능을 확보했으며 얇은 두께, 시공성개선 등으로 활용성을 검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진공단열재는 심재에 따라 글래스화이버계와 흄드실리카계로 나뉜다. 글래스화이버계는 흡습성이 있어 별도의 습기제거를 위한 공정을 거치지 않아도 돼 제작이 용이한 장점이 있다. 이에 비해 흄드실리카계는 공정이 복잡하지만 열적성능이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진공단열재는 외부충격에 따른 파손위험과 내부 진공성능 유지에 한계가 있어 내구성 측면에서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

 
경동원에서는 이와 같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강화필름(Film Reinforced) 타입과 인몰드(In-mold)타입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진공단열재에 배리어필름을 코팅하거나 외부를 EPS 등 단열재로 감싸는 방법이다.
 
이 자리에서 한 참석자는 “경동원에서는 진공성능유지에 따른 내구성을 30년으로 밝히고 있는데 이를 증명하는 관련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아 실제 성능이 발현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 연구원은 “외부공개용 자료는 아니지만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문의할 경우 필요한 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외단열, 건식공법으로 시공성↑
패시브건축을 위한 단열재부문에서 또 한가지 이슈는 내단열구조와 외단열구조 중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는 문제다.
 
내단열은 시공편의성이 높지만 열교현상을 차단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 외단열은 그 반대다. 건물을 외부에서 밀봉함으로써 열교현상 차단 등 단열성능은 높지만 습식마감을 해야 해서 시공상 어려움이 있었다.
 
티푸스코리아(대표 신동일)는 건식외단열시스템인 TIFUS(Truss Insulation Frame Unit System)을 개발해 이와 같은 단점을 보완했다.
 
TIFUS는 철판과 철선을 가공해 트러스*골조를 만들고 내부에 고성능 단열재를 충진한 프로파일 형태의 외단열 열교차단재다. 열교차단재를 이용해 건식외장재의 바탕구조인 트러스, 하지 등을 만들고 이 구조틀 사이에 설계된 단열재를 삽입한 후 외장재를 설치하는 시스템이다. 구조적 안전성과 단열성능을 충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제품은 아산시 중앙도서관, 청주‧판교의 패시브주택 등에 시공됐다.



발코니 열교차단재 국산화 ‘성공’
열적 성능이 뛰어난 외단열구조를 적용했을 때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열교취약부위는 발코니다. 외단열을 시공하고 발코니를 설치하게 되면 외기에 노출된 콘크리트, 철근 등에 의해 내부 열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현재는 발코니부분 열교차단을 위해 독일 쉐크에서 개발한 Isocrob 제품 등을 사용해 왔다. 이 제품은 단열재를 사이에 두고 철근대비 열전도율이 1/4인 스테인리스로 발코니와 외벽을 연결한다는 특징이 있다. 단열성을 확보하면서 발코니의 하중을 견딜 수 있게 만드는 기술이 핵심이다.
 
그간 우리나라는 이를 국산화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해 왔다. 그러나 TB Block(대표 허진화)은 최근 기술개발에 성공해 현장에 실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해당 제품은 발코니, 파라펫 등에 적용되며 성능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을 지속해 독일 Isocorb보다 열적 성능을 개선한 ‘G Series’가 2018년 출시될 예정이다.




*트러스(Truss): 직선봉을 삼각형으로 조립한 것으로 교량, 건축물 등의 골조구조물로 사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