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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재욱 이젠파트너스 대표

“E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마이크로그리드 프로슈머 네트워크 추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소비자간 신재생에너지 거래플랫폼이 개발됐다.


이젠파트너스(대표 정재욱)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발주한 ‘블록체인 기반 소형건물군 대상 에너지서비스플랫폼 개발과제’에 참여해 에너지플랫폼을 개발했다.


해당 플랫폼은 소규모 마을·단지 단위로 특정 건물에서 생산된 태양광에너지를 인근의 다른 건물에 판매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생산자는 앱을 통해 특정 시간에 특정 가격으로 판매의사를 표시하면 함께 접속한 소비자가 구매하게 된다.


보안성이 높다고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됐기 때문에 안전하며 신재생에너지를 기존 전기요금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어 에너지이용 효율화와 경제성을 달성할 수 있다. 플랫폼을 개발한 이젠파트너스의 정재욱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 개발배경은

이젠파트너스는 BEMS(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 전문회사로서 관련기술 및 서비스개발을 준비해 왔으며 이번 KISA 과제사업을 통해 에너지정보관리 고도화 및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이라는 두 이슈에 솔루션을 제시하기 위해 개발했다.


먼저 에너지소비효율화 차원에서 에너지정보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다른 측면에서는 신재생에너지생산 확대 필요성에 따라 관련 설비보급이 추진·확산되고 있다.


현재 가정에 설치하는 신재생에너지생산설비는 태양광이 주를 이루고 있는데 태양광은 낮에 가장 많이 생산하지만 그 시간의 부하는 적은 편이기 때문에 전력이 버려지게 된다.


과거 ESS의 도입도 검토 했지만 저렴한 중국산 제품도 수백~수천만원 수준이어서 투자비 회수기간이 수십년에 달하는 데다 ESS의 수명이 그렇게 오래 버틸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경제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과제사업은 네트워크 보안업체인 텔큐온이 주관기관으로 참여했으며 이젠파트너스가 에너지플랫폼 개발을, 나이스컨설팅이 사업화전략을 수립하는 체계로 이뤄졌다. 과제는 지난 5월 착수해 11월말 종료됐다.


■ 플랫폼 작동방식은

근간거리를 대상으로 이더리움**기반으로 하고 있다. 태양광발전으로 생산한 전기는 멀리 송전할 수 없기 때문에 생산지를 기준으로 수백미터 내에서 거래하게 된다.


블록체인과 같이 태양광패널로 생산된 전력을 주고받을 때 정보를 암호화시켜서 그리드로 묶인 해당 지역 가입자들 모두에게 전송하기 때문에 거래 시 보안성이 높다.


거래방식은 기본적으로 생산자가 쓰고 남은 전기를 판매하는 구조다. 이 구조에서 생산자는 생산한 전기를 우선적으로 자가소비하는 것이 가장 이익이다.


그러나 남는 양은 어차피 버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판매하게 되면 생산자·소비자 모두 경제성을 챙길 수 있다.


생산자는 스스로 가격을 정해 앱에 등록하면 전력생산시설이 없는 다른 가입자가 이를 구매할 수 있다. 당연히 한국전력에서 공급하는 요금보다는 싸게 책정해야 팔릴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도 저렴하게 전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이 아파트단지, 마을단위로 적용된 플랫폼이 여러 곳 발생하면 이를 종합적으로 관장하는 중개업체가 등장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지자체 등이 해당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미국 뉴욕에서 8가구를 대상으로 이와 동일한 방식의 서비스인 ‘브루클린 마이크로 그리드’를 시범사업 중이다.


■ 블록체인이 중요한 이유는

에너지정보를 투명하게 산출하면서 거래의 무결성 제공을 위해서는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 금전이 오가는 거래이기 때문에 해킹을 당하게 되면 피해가 크다.


중앙서버 방식으로 하면 해당 서버만 공격하면 무너지는데 소규모 단위로 구성된 그리드에서 상당한 수준의 방화벽을 구축하기는 어렵다.


블록체인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활용되고 있는 검증된 보안기술이다. 거래는 단말기끼리 하고 중개업자는 이를 확인하는 정도의 권한만 갖기 때문에 위험이 적다.


■ 향후 연구개발 및 제도개선 필요성은

아직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 소프트웨어는 개발됐지만 앞으로 하드웨어 개발이 필요하다. 소프트웨어는 개발된 단말기에 설치되고 거래는 단말기간 이뤄지므로 어떻게 보면 핵심은 단말기다. 이를 개발하기 위한 과제를 제안해서 연구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다.


제도적으로도 먼저 풀려야 할 점들이 많다. 우리나라는 아직 개인간 거래가 가능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았다. 경기도 용인에 ‘솔빛마을’이라고 프로슈머 마을이 조성됐지만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계류되면서 현재 방치된 상태다.


그러나 현재 에너지프로슈머*** 개념이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앞으로는 소매전력시장이 열릴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연구개발 및 제도적 뒷받침 등 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관련분야의 필요성과 비전이 확실한 만큼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블록체인: 가상 화폐로 거래할 때 해킹을 막기 위한 기술.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부르며 기존 중앙집중형 서버에 거래기록을 보관하지 않고 거래참여자 전원에게 거래내역을 보내 거래때마다 이를 대조해 데이터 위조를 막는 방식.

** 이더리움: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 계약 기능을 구현하기 위한 분산 컴퓨팅 플랫폼. 사용자의 PC 등 컴퓨팅자원을 분산네트워크로 활용하며 블록체인에 화폐거래기록, 계약서 등 추가정보를 기록할 수 있다.

*** 에너지프로슈머: 프로슈머(Prosumer)는 생산자(Pro-ducer)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에너지프로슈머는 에너지를 소비하면서도 직접생산까지 하는 주체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