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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윤근영 경희대 건축공학과 부교수

“PCM 축열시스템, 도시열섬효과 완화”

1,000여명의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리더로 구성된 한국공학한림원은 지난해 12월19일 2025년에 대한민국의 성장엔진이 될 ‘미래 100대 기술과 차세대 주역’ 238명을 선정했다. 윤근영 경희대 건축공학과 부교수는 도시 열섬 저감 기술인 ‘축열 시스템 구축 및 IoT 기반 최적 운영 알고리즘 개발’로 차세대 주역으로 선정됐다. 윤근영 부교수를 만나봤다.

■ 어떤 기술인가 
상변화물질(PCM)을 활용한 능동형 축열시스템을 구축해 건축물의 냉난방 부하를 효율적으로 감축하는 것으로 이와 동시에 IoT를 활용해 PCM이 적용된 건축물의 열적 거동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나아가 건축물의 에너지 및 쾌적 성능을 최적화하는 딥러닝 기반의 제어 알고리즘으로 구성됐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에 많이 적용되는 수동형 축열시스템은 별도의 축열체없이 건축물의 구조체를 이용해 축열 및 방열을 한다. 이러한 수동형 축열시스템은 축열에 의한 시간 지연 효과(Time lag effect)로 인한 주간 피크 부하의 감소를 기대할 수 있으나 현열만을 활용한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반해 PCM 축열시스템은 온도의 변화에 따른 상변화 현상을 이용해 열을 잠열의 형태로 축적하는 것이 가능해 수동형 축열시스템에 비해 훨씬 더 많은 에너지저장과 방출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주간에는 건축물의 실내 발열 및 일사열을 흡수하고 야간에 저장된 열을 방출함으로써 건물이 주로 사용되는 시간대의 부하를 감소시킬 수 있어 건축물의 에너지저감에 기여할 수 있다. 

경희대의 건물에너지·인간행태 연구실의 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PCM 축열시스템을 건축물에 적용함으로써 건물의 난방에너지는 약 9%, 냉방에너지는 약 4%를 감소시킬 수 있었다.  

또한 IoT 기반 최적 운영 알고리즘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요소인 IoT 및 딥러닝을 이용해 PCM이 적용된 건축물의 축열 및 방열을 제어한다는 점에서 건축물의 에너지절감에 대한 새로운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PCM이 적용된 건축물은 시간에 따른 실내온도, 구조체 내부 및 표면온도의 변화가  일반 건축물과는 매우 다른 특성을 지닌다. 

이번 기술은 PCM의 종류와 건물의 부하 특성에 따라 건축물의 동적 열거동을 능동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딥러닝 기반의 최적화 알고리즘을 활용해 건물 사용자의 쾌적성을 향상시키고 냉난방 에너지소비를 감축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IoT 기반의 건물 운영 빅데이터 수집, 딥러닝 기반 진단 및 예측 모델, 자율학습에 따른 PCM 적용 건물의 최적 운영 알고리즘으로 구성돼 있다.    
  
■ 미래 기술로 선정된 배경 및 소감은
화석연료 사용의 증가에 따라 지구온난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도시지역은 인공열의 발생, 녹지 및 수면적의 감소, 고밀도 개발 및 건물의 고층화에 따라 열이 외부로 빠져 나가지 못해 주변지역보다 외기의 온도가 높아지는 이른바 도시열섬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여름철 강수량 감소, 이상 고온 현상, 습한 날 증가 등 기후변화가 관찰되고 있으며 서울과 같은 대도시의 온도는 주변지역보다 약 2~3℃가량 높다. 

이와 같은 지구온난화 및 도시열섬효과의 주범은 바로 건축물이다. 건축물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양은 전지구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미국을 포함한 선진 외국은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0%가 건물에서 기인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배출 비중이 약 25%로 선진국에서 건물부문이 차지하는 온실가스 배출 비중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국내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발생량은 교통부문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보다는 더 크다는 점에서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은 매우 중요하다.  

이번 기술은 건축물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효과적으로 감축하고 나아가 도시열섬효과를 완화시키는 미래지구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시스템이라는 점에서 미래기술로 선정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도 건축물의 환경 및 설비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해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사회구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 전통산업(축열)과 4차 산업혁명(IoT)을 결합한 기술로 보여진다. 기존 기술과 차별성은
정확히 지적이다. 건축물의 전통산업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고도화됐으며 건축물의 다양한 기능 조건을 만족시키기 위한 자동제어시스템의 사용이 일반화됐다. 여기에 축열시스템이 더해짐에 따라 건축물의 자동제어시스템은 더욱 복잡해지고 거대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연면적이 약 1만5,000m²인 건물의 경우 냉난방, 조명, 방재 등을 위한 계측센서가 약 1,000개 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기술은 건축물의 자동제어시스템에 IoT 및 딥러닝을 기반으로 한 최적화 운영 알고리즘이라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니고 있다. 경희대의 건물에너지·인간행태 연구실에서는 이 기술을 이용해 딥 러닝 기반의 고장예지진단 방법(Deep FDD)을 개발한 바 있다. Deep FDD는 축열시스템의 결함 예보 (Early detection: Prognostics), 결함 원인 도출(Diagnosis), 개선 방안 추천(Advice)으로 구성된다. 

Deep FDD는 IoT센서를 통해 추출된 데이터를 이용해 딥러닝의 한 가지 방법인 다중인공신경망의 자율학습을 통해 축열시스템의 특징을 도출하고 시스템 재현 모델을 만든다. 시스템이 구축된 이후에는 역시 대표적인 딥러닝 기법인 Deep Autoencoder를 이용해 이상탐지를 실시간으로 실시해 축열시스템의 이상을 미리 감지하고 결함 원인을 도출한다. 이처럼 이 기술은 전통산업에 4차 산업혁명 핵심 요소를 적용하는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 축열산업이 어려워 보이는데 
건물분야에서의 축열산업은 오히려 태양광발전과 ESS 등과 같은 에너지신산업분야와 결합돼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 또한 축열산업은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제로에너지건축물 구현에 있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특히 축열시스템을 ESS와 연동하게 되면 피크부하시간대의 전력관리도 매우 효율적일 것이다. 

예를 들어 축열시스템의 시간 지연 효과를 이용해 피크부하시간대의 건물에너지 요구량을 감축시키고 나머지 에너지 요구량에 대해서는 야간 심야전기가 저장된 ESS의 전기를 이용하는 것이다. 우리 연구실에서는 구체축열, 냉난방시스템, 태양광발전과 ESS가 결합된 통합시스템에 대한 최적 제어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으며 현재 실제 건물에 적용해 성능을 검증 중이다.  

■ 추가적인 기술개발 계획은 
앞으로 딥러닝 기반의 범용 건물에너지관리 및 도시열섬 효과 저감 기술을 개발해 4차 산업혁명의 건설분야 적용 표준을 제시하기 위한 기술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기술은 2021년까지 전세계적으로 7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건축분야의 IoT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속가능형 원천기술로 다양한 방법론적 응용이 가능하며 적용성이 뛰어나 새로운 기술의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