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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랜드마크 롯데월드몰·타워…기계설비 ‘총망라’

국내 최다품목·최대규모 설치
고효율·신재생E 대폭 도입
초고층 설비설계기술 ‘도약’


국민적인 관심 속에 지난해 4월 롯데월드타워 개관으로 모든 시설이 정상가동에 돌입한 롯데월드몰.타워는 명실상부한 ‘기계설비 종합세트’다. 높이, 규모, 시설면에서도 세계적이지만 기계설비면에서도 국내 최다 품목이 최대 규모로 적용됐다.


이번 신년특집기획에서는 롯데월드몰.타워에 적용된 기계설비를 분석하고 향후 초고층 빌딩에 반영될 기계설비를 제안해 본다.


세계 5위 마천루 롯데월드타워
건립사업 개시당시 ‘제2롯데월드’로 불린 이 시설은 크게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로 구분된다.

롯데월드몰은 △명품관과 면세점이 위치한 에비뉴엘동 △공연장, 쇼핑시설 등이 자리한 캐주얼동 △영화관, 수족관 등이 포함된 엔터테인먼트동으로 구성된다.


롯데월드타워는 층별로 △포디움(1~8F) △오피스(14~38F) △오피스텔(42~71F) △호텔(76~101F) △프리미엄 오피스(108~114F) △전망대(117~123F) 등으로 이뤄져 있으며 총 20개층에 걸쳐 6곳의 중간기계실을, 20여층마다 대피소를 두고 있다.



‘특히 롯데월드타워는 지상 123층, 높이 555m로 우리나라 최고층 건물이다. 또한 UAE 부르즈할리파(829m), 중국 상하이타워(632m), 사우디아라비아 알베이트타워(601m), 중국 핑안파이낸스센터(600m)에 이어 세계에서 5번째로 높은 건물이며 OECD 35개국 중에서는 가장 높다.


건축면적은 3만6471㎡, 건폐율은 41.83%, 연면적은 지상 50만2,785㎡, 지하 30만3,087㎡로 총 80만5,872㎡다.


롯데월드타워는 규모뿐만 아니라 성능에도 신경을 썼다. 패시브·액티브요소가 적용됐고 태양광·태양열·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녹색건축인증(G-SEED) 최우수등급,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2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미국 친환경건축물인증인 LEED 골드등급을 획득했고 지난 6월 IBS Korea의 지능형건축물대전에서 비주거부문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롯데월드타워는 초기 기획단계부터 LEED인증 획득을 목표로 설계가 진행됐다. 초기단계에서 인증목표를 설정한 것은 건축물의 생애주기차원에서 종합적인 건축물의 친환경성을 평가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바람직한 인증획득 방식으로 평가된다.


롯데월드타워는 구조적으로 장수명설계를 적용하고 중수조, 빗물저수조를 활용한 물 재활용 및 절수설비를 설치했으며 육생·수생비오톱 등 약 30%의 생태면적률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준공과 동시에 LEED 골드등급을 획득했다.


또한 친환경건축자재와 복층 로이유리 등 패시브요소를 비롯해 저NOx버너, 고효율 터보냉동기, BEMS 등 액티브요소를 적용했다. 이와 함께 지열, 수열, 태양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로 총 에너지사용량의 15%를 충당하는 에너지효율적인 건물이다.


이에 따라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평가에서 단위면적당 연간 에너지요구량이 159.6kWh/㎡로 측정돼 2등급을 획득했다.


에너지센터, 1만2,000여㎡ ‘위용’



롯데월드몰.타워 자체의 규모만큼이나 기계설비 규모역시 상당하다. 지하 6층에 위치한 ‘에너지센터’의 면적만 해도 약 3,800평(약 1만2,560㎡)에 달한다. 에너지센터는 롯데월드몰에 열원, 냉난방공조, 신재생에너지 등을 제공하기 위한 주요 설비가 모인 장소다.


롯데월드타워의 전체 부하는 냉방이 2만9,100RT이며 세부적으로는 △판매시설 1만9,500RT △업무시설·전망대 5,400RT △호텔 1,800RT △오피스텔 2,400RT다.


난방은 총 부하 90.7ton/hr로 설계됐으며 △판매시설 57ton/hr △업무시설·전망대 15ton/hr △호텔 10ton/hr △오피스텔 8.7ton/hr다. 또한 롯데월드몰은 전체 냉방부하가 약 1만6,000RT, 난방부하가 약 35ton/hr다.


이에 따라 열원시스템은 빙축열, 지열, 수축열을 주열원으로 사용하며 저층부, 고층부로 나눠 공급방식을 달리 했다.


저층부는 △타워 12층 이하 △에비뉴엘동 △캐주얼동 △엔터테인먼트동 등으로 구성되고 고층부는 타워 13층 이상을 대상으로 △오피스 및 전망대 △오피스텔 △호텔 등으로 이뤄진다.




냉열원은 빙축열시스템(1만RT), 수축열(5,000RT), 지열시스템(3,000RT), 터보냉동기(1,800RT)로 구성된다. 온열원은 노통연관식 증기보일러(53ton/hr), 축열식 광역상수 시스템(1만588Mcal), 지열시스템(9,432Mcal)으로 구성됐다.


저층부 열원공급은 헤더(header)방식*으로 이뤄진다. 각 열원설비는 천장에 설치된 700mm 파이프 배관에 냉온열을 전달하고 존별로 나뉜 각 사용처는 헤더에서 열원을 공급받는다.


고층부 열원공급은 증기 또는 냉수를 펌프 등으로 올려보내고 존별로 공기 또는 물과 열교환하는 방식으로 공급한다. 열교환기를 거친 열매체는 공조기를 통해 각 실에 냉온열을 전달한다.


공조시스템은 VAV(가변풍량)방식**으로 작동하며대체로 층마다 2대의 장비가 설치돼있고 덕트를 순환형으로 배치했다.


AHU는 롯데월드타워에 130대, 롯데월드몰에 194대가 설치돼 있으며 FCU는 타워의 오피스텔·호텔 등에 1,600여대, 롯데월드몰에 20대가 설치돼 있다.


급수 및 급탕은 저층부의 경우 일반적인 방식을 따르며 고층부는 오피스텔과 그 밖의 시설 등 다시 2개의 존으로 나눠 시스템이 구성된다.


고층부 특성상 펌프의 부하를 줄이기 위해 고가수조 방식이 활용됐다. 상수탱크(시수탱크)의 물을 펌프를 이용해 각 존별로 몇 개 층에 위치한 중간물탱크에 담아 공급한다.


롯데월드몰.타워에는 신재생에너지설비도 상당수 도입됐다. 냉방·난방·급탕·환기·조명 등 5대 부하의 15%를 △연료전지 400kW 2세트 △태양광모듈 375kW 1,187장 등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한다.



*헤더방식: 열원을 하나의 공용파이프에 공급하고 이 파이프에 병렬로 연결된 헤더에서 존별로 열원을 공급하는 방식.


**VAV(가변풍량)방식: 공급해야할 열부하의 증감에 따라 풍량을 변화시켜 대응하는 방식. CAV(정
풍량)방식이 부하 변동에 대응하기 위해 송풍온도를 변화시키는 반면 VAV방식은 송풍량을 조절해 온습도를 유지시키는 공조방식이다.


빙축열시스템, 냉방부하 처리 ‘맏형’


롯데월드몰.타워에서 가장 많은 냉방부하를 처리하는 시스템은 빙축열로 타워의 냉방부하의 약 51.5%를 담당한다.


심야축열 1,470RT, 주간냉방 2,000RT 용량의 터보냉동기 3대가 설치됐으며 4만1,800RT 용량의 축열조 1조가 설치돼 있다. 빙축열터보냉동기는 서울냉열에서 납품한 McQary 제품이 설치됐고 축열조는 이젠엔지니어링 제품이 설치됐다.


빙축열은 심야전기로 냉동기를 가동해 얼음의 형태로 축열조에 냉열을 저장했다가 주간에 냉방열원으로 활용한다.


빙축열시스템은 축열조의 용량이 냉동기 용량을 상회하기 때문에 부하가 급증해도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 과잉설계를 방지하고 설비용량을 줄일 수 있다. 이에 따라 국가적으로도 피크부하 감소에 따라 신규발전소 건설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다.


또한 심야전력을 이용하는 특성상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한편 주야간 전력평준화에 기여함으로써 여름철 원활한 전력수급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빙축열은 0℃에서 물이 얼음으로 상변화할 때 발생하는 잠열을 저장하기 때문에 저장탱크 체적이 작아 도심에 적용하기 용이한 시스템 중 하나다.


3,000RT 지열시스템…단일규모 ‘국내 최대’


에너지센터에 설치된 지열냉난방시스템은 3,000RT로 당초 1,400RT로 계획됐지만 기술검토 이후 비중을 늘려 규모가 커졌다. 단일규모로는 국내 최대이며 코텍엔지니어링이 500RT제품 6개를 적용했다.


수직밀폐형 방식으로 부지 내 지하 200m 깊이에 지름 150mm 720공을 천공했으며 이중 696공을 건물 하부에 천공했다. 이를 이용한 지중열로 저층부 냉난방을 담당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점차 증가시키고 있는 추세이며 우리나라도 공공의무화제도, 그린홈 100만호 제도 등 다양한 정부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용이 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중 지열은 도심설치가 용이하고 신재생에너지 중 생산량이 가장 많아 경제적인 에너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통상 50RT 규모로 주택·건물별로 적용되는 사례가 주를 이뤘다.


이 때문에 이번 3,000RT급 대규모 적용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롯데월드타워와 같은 초고층 랜드마크에 적용됐다는 표면적 의미도 있지만 이 사례 이후 공공부문은 물론 민간부문에서도 설치를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지열히트펌프도 점차 대용량화되고 다양한 용량의 장비가 개발되는 등 지열냉난방시스템의 트렌드가 변하게 됐다.


국내 최초 광역수축열시스템 적용


에너지센터 열원시스템의 가장 큰 특징은 광역상수를 이용한 수온차 수축열 시스템이 적용됐다는 점이다. 이젠엔지니어링이 해당 시스템의 적용을 맡았으며 이는 국내 최초 적용사례다.


광역수 수온차 수축열시스템은 광역상수를 열원으로 히트펌프와 수축열시스템이 결합된 냉난방시스템이다.


심야시간에 히트펌프를 가동해 냉온수를 수축열조에 저장한 후 주간에 냉난방에 이용하게 된다. 주요 구성품은 히트펌프, 축열조, 펌프 및 배관, 자동제어시스템으로 이뤄져 있다.


통상 광역수는 24시간 배관내에 일정유량이 흐르고 야간에는 원수가 그대로 정수장으로 이동하는데 이와 같은 미활용 열에너지를 이용하기 때문에 에너지효율이 높고 친환경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팔당댐의 원수가 800mm의 광역상수도배관을 타고 송파대로를 통과해 하루 5만톤가량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냉방용량 5,000RT, 난방용량 1만588Mcal/hr를 얻고 있다.


또한 심야전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경제성도 양호하다. 롯데월드타워의 경우 일반 냉온수기를 사용할 때와 비교하면 연간 14억여원 절감이 가능하다. 해당 시스템구성에 84억여원이 소요됐고 일반 냉온수기 초기투자비가 약 42억원임을 감안하면 3년이면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


건물의 심장 ‘펌프’
모든 건물에는 배관이 있고 그 안으로 물이 흐르고 있다. 이러한 물이 흐르는 동력을 펌프가 만들고 있는데 인체로 따지면 온 몸에 피를 흐르게 하는 심장과 같다.


이러한 역할은 대형 복합빌딩인 롯데월드타워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사람들이 직접 사용하는 물은 물론 냉난방수, 화재를 진압하는 소방수 등 모든 물이 펌프에 의해 움직인다. 각각 용도에 따라 적용되는 펌프도 다양하다.


급수펌프는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을 공급하는 펌프로 1990년대만 하더라도 국내에선 ‘고가수조방식’, 즉 건물 옥상에 물탱크를 설치해 물을 공급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러한 급수 시스템은 안정성과 에너지효율성이 떨어져서 요즘에는 ‘부스터 방식’이라는 지하에 펌프시스템을 설치해 모든 층에 동일한 압력을 가하는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순환펌프는 말 그대로 물을 순환하게 만드는 펌프다. 대표적인 예로 냉난방공조 시스템을 들 수 있는데 차갑거나 뜨거운 물을 건물 전체에 순환시켜 냉난방 온도를 제어한다. 또한 지열 응축수 순환펌프는 물을 온도가 높은 지하 깊은 곳으로 순환시켜 물 온도를 높이고 다시 지상으로 보내 온도차이에 따른 열교환을 통해 난방온도를 제어하는 펌프다.


소방용 펌프는 갑작스러운 화재발생 시 스프링클러를 통해 화재를 진압할 수 있도록 물을 공급하는 펌프다. 이러한 소방용 펌프의 경우 화재로 인한 전기차단이 일어날 경우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디젤엔진 펌프와 전기펌프를 함께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신재생에너지 다양…곳곳 ‘포진’

각종 친환경건축물관련 인증을 획득한 롯데월드타워에는 신재생에너지설비가 곳곳에 포진해 있다. 땅 속에는 앞서 살펴 본 △지열시스템 △수축열시스템이 구축돼 있고 땅과 건물 위에는 △태양광 △태양열설비가 자리하고 있다. 건물 내 에너지센터에는 △연료전지가 설치됐다. 


태양광설비는 에비뉴엘·캐주얼·엔터테인먼트동과 롯데월드몰 부지 내 공원 등 총 2,000여㎡에 태양광모듈 1,187장이 설치돼 375kW 용량을 생산하고 있다.


또한 타워에는 BIPV모듈 20kW가 적용됐다. 태양열설비는 에비뉴엘동 옥상에 자리하고 있으며 높이 2m, 길이 1m 집열판 150세트가 설치됐다. 태양열을 저장하는 축열조는 8,000LIT 용량으로 설치돼 저층부 판매시설의 열부하를 일부 충당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연료전지다. 연료전지는 도시가스에서 추출한 수소연료를 기반으로 산소와 화학반응 시켜 전기와 열을 동시에 생산하는 장비로 반응결과 물이 생성되기 때문에 신재생에너지로 분류된다.


적용당시 삼성에버랜드가 세계적 연료전지업체인 미국 UTC파워의 400kW 용량 ‘퓨어셀 모델 400’을 2기 설치했으며 현재는 삼성에버랜드가 관련사업에서 철수함에 따라 두산에서 유지관리를 담당하고 있다.


싱글플랫폼 분산서버 BEMS 구축
롯데월드타워의 BEMS는 싱글플랫폼 분산형서버로 구성돼 있다. 즉 BEMS와 기계설비자동제어시스템은 로직이 같은 단일플랫폼으로 구성되지만 별개의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한다.


BEMS가 에너지모니터링을 수행하고 이를 분석해 기계설비 자동제어시스템에 데이터를 전송하면 DDC(Direct Digital Control)의 에너지절감알고리즘으로 최적화지점을 찾아 기계설비를 제어한다.


전력제어·원격검침·SI시스템은 기계설비자동제어시스템의 하부구조로 구성된다. 전력제어·원격검침시스템은 각각 전력량과 검침정보를 SI시스템과 공유하고 SI시스템은 이를 기계설비자동제어시스템으로 전송해 그룹별 에너지데이터를 송수신한다.


이와 같은 시스템으로 공실시간 고려, 절전운전, 엔탈피 제어, 최적기동장치 등을 시행함으로써 운전오류, 관리자 및 사용자 실수, 저효율운전에 의한 손실을 방지해 에너지를 절감하게 된다.


롯데월드몰의 BEMS솔루션과 유지보수는 하니웰에서 맡았으며 운영 및 관리업무는 롯데정보통신에서 진행하고 있다.



기계설비업계 ‘성장 계기’
롯데월드타워는 국내에서 전례 없는 규모의 건축물이며 경우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초고층건물이다. 이와 같은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국내 기계설비업계에도 자극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롯데월드몰과 타워에 적용된 해외 대기업의 경우 관련실적을 홍보함으로써 세계적으로 국내시장의 위상을 높일 수 있고 국내기업의 경우 노하우를 습득함으로써 기술적 진보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월드타워가 국내 시장을 키우고 기업들의 초고층건축물 프로젝트에 진출할 디딤돌을 만든 셈이다. 이미 올해 착공예정으로 서울 삼성동에 들어설 ‘글로벌 비즈니스 센터(GBC)’도 롯데월드타워에 적용된 기술들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해외 초대형 프로젝트에 국내 기계설비업체가 진출했다는 소식이 들릴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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