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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황필재 LH 쿠웨이트사업단장

“첫 민.관 합동 신도시 수출”
‘공적역할’ LH, 리스크 경감 ‘만전’

쿠웨이트의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South Saad Al Abdullah)에 추진되는 신도시 개발사업은 우리나라 최초의 스마트시티 수출사례다.


세종시 규모인 총 64.4㎢에 각종 스마트시티인프라, 상업시설을 비롯해 주택 4만호를 건립하는 이번 사업은 조성비만 약 4조원 규모로 건축비까지 포함하면 약 4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국토교통부(장관 김현미)와 쿠웨이트 주택부, 한국토지주택공사(사장 박상우, LH)와 쿠웨이트 주거복지청(PAHW)의 업무협약에 따라 G2G로 추진되는 이번 사업은 기존 수주형사업(EPC)과 달리 양측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민관합작투자형사업으로 추진된다.


또한 이번 사업의 성공여부에 따라 향후 중동지역 신도시, 스마트시티 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가 달려있어 의미가 더욱 크다.


총괄 사업관리를 맡고 있는 LH 쿠웨이트사업단의 황필재 단장을 만나 이번 사업의 특징, 의미, 방향과 현재까지 추진과정에서 우여곡절을 들었다.


■ 사업에서 LH역할과 현재 진행상황은
LH는 사업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이번 사업이 G2G로 추진되는 이점을 활용해 LH는 국내 민간기업과 동반진출하게 되며 리스크 경감을 위해 최대한 공적역할을 수행하고자 한다.


2018년에는 설계, 투자, 건설, 관리단계까지 분야별로 진출희망 민간기업 및 앵커기업을 대상으로 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며 현재단계는 MP(마스터플랜) 및 실시설계용역이 수행되고 있다.


■ 진행과정에 우여곡절이 많았는데
지금도 사업초기단계지만 최초 사업이 제안된 것이 2015년으로 2년여간 진행된 만큼 현재까지 오기에도 많은 난관을 극복했다.


첫째로 국제입찰을 통한 용역발주 시 국내 엔지니어링사를 필수적으로 참여시키도록 PAHW를 설득하고 이를 관철시키는 과정에서 많은 줄다리기가 있었다.


MP용역발주 시 비용을 실질적으로 집행할 PAHW는 사업참여 조건을 모든 글로벌기업 대상으로 공개하자고 요청했지만 LH는 한국의 신도시 설계·건설 노하우 수출이라는 대전제를 감안해 용역에 한국기업 참여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첨예한 의견대립으로 자칫 협력구도가 깨질 위기였지만 G2G사업의 의미를 각인시키는 한편 협의를 진행한 결과 용역발주 시 △한국업체·해외업체 협업 가점 △한국신도시계획 수립실적 가점 △건축분야·스마트시티분야에 한국정부 발급면허자격 보유요건 삽입 등으로 한국기업의 입찰참여를 절대적으로 보장할 수 있었다.


결론적으로 용역입찰에 참여한 총 4개의 컨소시엄 중 외국기업(CH2M Hill, AECOM, SMEC)이 주간사였던 타 컨소시엄과 달리 한국기업이 대다수의 비중을 차지하는 선진컨소시엄이 최종 선정돼 ‘스마트시티 해외수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됐다.


둘째로 설계진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리스크의 최소화에 노력했다. 중동지역 건설사업의 설계단계에서 가장 큰 리스크는 의사결정 지연에 따른 사업지연 문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중동의 전형적인 갑을계약구조를 탈피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LH는 향후 압둘라 신도시사업의 잠재적인 공동투자자로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사업과정의 중요사항을 함께 논의할 수 있도록 ‘공동조정위원회 설치’를 주장했다.


의견조율 끝에 LH와 PAHW가 참여하는 공동조정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대해 쿠웨이트 장관이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이를 계약서상에 명기함으로써 문제가 해결됐다.


■ 중점 추진방향은
지금까지 해외건설사업 수행은 수주형 단순공종에 집중돼 왔지만 최근의 해외사업 추세는 자본과 기술이 결합한 투자형 사업으로 전환되고 있다.


LH의 신도시개발 노하우를 적극 활용해 금융조달을 감안한 투자형 신도시개발사업이 되는 것을 가장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다. 쿠웨이트 압둘라 신도시는 그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우선 한국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투자형사업으로 만들기 위해 사업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쿠웨이트정부와의 적극적인 협의로 지구외 기반시설은 쿠웨이트정부가 부담하고 미분양 주거시설은PAHW가 매입을 확약하는 등 리스크 저감방안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이와 같은 노력은 LH가 공기업으로서 해외 신도시사업 추진의 공공성 확보에 나서려는 것이다. 향후에는 순차적으로 국내 민간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공공·민간 공동선단식 해외사업 추진모델’로 확립하고자 한다.


■ MP수립의 중점사항은
쿠웨이트는 1951년 ‘제1차 국가 마스터플랜 수립’ 이후 비효율적인 도시확산이 지속됐다.


지나치게 큰 면적의 단독주택으로 구성된 저밀 주거지역 위주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에너지소비량 과다 △가용 도시개발면적 부족 △자가용중심의 도시구조 고착화 등 문제가 누적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큰 도전에 직면한 상황이다.


압둘라 신도시에서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다양한 주거양식을 도입해 주거 패러다임 변화를 유도하고 대중교통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는 도시구조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도시민의 주거만족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충분한 녹지와 인공호수, 가족친화형 위락시설 등의 창의적 계획요소를 적극도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국기업과 협업해 지역냉방시스템, 신재생에너지를 도입하고 폐기물처리, 수자원재활용시스템, 교통체계, 스마트홈 등에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친환경·스마트 기술요소를 반영함으로써 쿠웨이트 국민들의 체감도를 높일 예정이다.


궁극적으로는 이와 같은 생활인프라를 공급하고 스마트도시 기술요소를 적극 도입해 ‘세계적 수준의 스마트도시 건설’이라는 목표를 달성코자 한다.


■ 항후 일정 및 계획은
현재 진행 중인 MP용역 및 사업타당성평가 등을 완료한 후 2019년부터 착공할 예정이다.


압둘라 신도시 개발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동반 진출하는 해외신도시 수출의 최초사례가 될 것이며 향후 중동지역 신도시 건설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