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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arn 피플

김용식 한국그린빌딩협의회 회장(인천대 교수)


 

“KGBC는 공익 사단법인으로서 본연의 임무가 있습니다. 이에 따라 녹색건축을 선도하는 오피니언 리더역할을 수행하고 나아가 세계무대에서 대한민국의 녹색건축 산업이 앞서나가는 데에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올해는 녹색건축에서 중요한 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내년부터 향후 5년간의 녹색건축 정책방향을 담은 ‘제2차 녹색건축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녹색건축 활성화·내실화를 위한 제도인 녹색건축물 인증제도 및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제도의 인증기관 재지정이 오는 6월 이뤄지기 때문이다.


또한 제로에너지빌딩, 그린리모델링 등을 획기적으로 공급·확산시킬 수 있는 국가산업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올해 본격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사업지구가 속속 선정되고 있으며 우리나라 미래 먹거리로 여겨지는 스마트시티가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돼 시범도시 선정이 이뤄지고 있다.


도시재생 뉴딜사업과 스마트시티에 얼마나 건축물에너지효율화 내용이 담기는가에 따라 녹색건축의 확산이 판가름 날 전망이다.


즉 2018년은 중장기적인 녹색건축의 방향이 결정되고 이를 일선에서 수행할 기관들이 선정되며 녹색건축 도약을 위한 다양한 이슈에 올라타기 위한 노력이 이뤄지는 해다. 남은 한 해를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녹색건축의 순항여부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은 시기에 산·학·연 주요 인사들이 포진한 한국그린빌딩협의회(KGBC)와 같은 민간단체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KGBC는 국가 녹색건축 정책방향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학계 및 연구기관 전문가들이 소속돼 있으며 현재 녹색건축 인증기관으로 활동하는 한편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기관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건축·설비·자재 등 다양한 기업들이 회원사로 활동하고 있어 녹색건축을 일선에서 보급하고 사업성을 확보하는 등 역할도 기대된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제12대 신임회장으로 추대된 김용식 인천대 도시건축학부 교수는 △위원회 활성화 △인증기관 지정·재지정 준비 △회원확대 및 활동활성화 등의 공약을 발표하며 공익사단법인으로서 녹색건축 확대 및 관련산업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선언했다.


김용식 회장을 만나 향후 시장전망을 짚어보고 중장기 활동방향을 들어봤다.


■ 녹색건축산업의 이슈 및 전망은

최근 기축건물의 개선과 유지관리가 화두가 되고 있다. 건축기준이 강화돼 신축건물의 경우 곧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짓게 되지만 기축건물의 경우 건축물의 성능개념이 약하던 시기에 지어져 그 상태로 유지 및 관리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건축물에너지효율화에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사실 기축건물은 국내 건축물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수가 많고 대다수가 소규모 건물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개선하기는 어렵다.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전망이고 단계적으로 이뤄져야 사회·시장에 큰 충격 없이 연착륙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이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들이 필요한데 정부·공공기관·공익기관에서 이를 유인할 수 있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건축물의 개선에는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를 국가 및 지자체의 예산만으로는 감당할 수 없어 민간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희망적인 것은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자동차산업을 보면 이해하기 쉽다. 건축·주거의 트렌드는 자동차산업의 트렌드를 한발 뒤에서 비슷한 양상으로 쫓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과거 자동차가 그저 달리는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면 점차 쾌적성·연비효율성 등이 중요한 고려대상이 됐으며 인공지능(AI), IoT기능이 강화된 스마트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과거에는 연비가 그다지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다.


이와 마찬가지로 주거환경도 쾌적성·에너지효율성 등이 주목받을 전망이며 녹색건축이 5~10년 내에 매우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다.


또한 사회인구학적 측면에서도 산업화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하는 시기가 도래하면서 연금생활자가 늘어나는 상황이다. 이는 곧 건물관리비 등 지속적인 고정지출을 줄이는 것도 핵심적인 고려사항으로 부각된다는 의미다.



■ 그간 KGBC 활동을 평가한다면

KGBC는 공식적으로 2000년에 설립됐지만 사실상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친환경건축이 태동했던 1980년대 후반부터의 지식·경험이 축적된 단체다.


당시 전 세계의 건축관련 협·학회에서의 키워드는 지속가능건축(Sustainable Architecture)이었고 우리나라에서는 이를 친환경건축·녹색건축이라는 이름으로 도입을 추진했다. KGBC는 국내에서 이를 이끌던 건축환경분야 1세대들이 조직한 단체다.


1990년대 중후반부터 산·학·연 관계전문가들이 그린빌딩연구회를 만들어 활동하다가 2000년에 이명호 전 대한건축학회장을 초대회장으로 모시면서 탄생하게 됐다.


이와 같이 초기부터 우리나라에 녹색건축을 제안한 학계 교수, 정책에 반영한 정부기관 연구원, 기술도입 및 개발에 앞장서 온 업계관계자 등이 참여해 국내 녹색건축분야의 토대를 닦았고 지금까지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해왔다.


특히 최근들어 지난 11대 박진철 회장단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국내·외적으로 KGBC의 위상을 높였다고 평가한다.


세계그린빌딩협의회(WGBC), 미국그린빌딩협의회(USGBC) 등 세계적인 단체들과 협력해 국제 컨퍼런스인 ‘GreenBuilding 2017’을 개최한 바 있으며 이 자리에 양 단체의 수장이 참석하기도 했다. 또한 국내에서도 국회의원, 전직 장관 등이 참석하며 KGBC의 위상을 확실하게 정립해 나가고 있다.


■ 취임사에서 많은 공약을 발표했는데

먼저 20년 역사를 지닌 공익사단법인으로서 위상에 걸맞게 체계를 정립할 필요가 있었다. 현재 운영 중인 이사회·위원회의 업무효율성을 높이도록 보강하고 유기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담당 부회장·이사·위원회의 연계체계 구축 및 활동을 강화함으로써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방침이다.


위원회는 △총무부 △재무부 △조직부 △인증부 △학술부 △편집부 △교육부 △연구부 △정책부 △기획부 △행사부 △홍보부 △국제부 △대외부 △사업부 등 15개로 구성되며 각 부에 소속된 22개의 위원회가 있다.


또한 예산사용 효율화 및 적정화도 공약으로 발표했다. 다양한 정책을 개발해 정부 및 관련기관에 제안하고 회원들의 활동을 지원하는 한편 녹색건축 활성화를 위한 홍보·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필요예산이 적기에, 적정규모로 투입돼야 하며 때로는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


다만 모든 예산편성의 기준은 ‘공익사단법인으로서의 역할’이 돼야 한다. 수익사업을 하는 일반 기업과는 달리 공익을 추구한다는 본연의 임무가 있기 때문에 모든 예산은 국내 녹색건축을 선도하는 역할과 나아가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 녹색건축이 앞서나가는 활동에 쓰여야 한다.


이와 함께 신축중인 한국과학기술회관으로 사무국을 이전하는 작업과 2년 후 20주년을 맞아 성년이 되는 협의회의 창립기념식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현재 단체회원 121개사, 개인회원 691명에 대해 협의회 활동을 독려하고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표면적인 회원 수 보다도 실제로 협의회사업에 적극 동참하는 진성회원의 비중을 더욱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강화되는 위원회의 역할은

많은 위원회 중에서도 정책개발 및 제안기능 강화를 위한 정책위원회에 비중을 뒀다. 녹색건축 전문 싱크탱크로 자리 잡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국민, 사회, 국가를 위해 움직이는 공익사단법인으로서 설립취지에 가장 부합하는 활동이기 때문이다.


연구와 검토를 바탕으로 정책을 개발해 국회, 국토부, 환경부 등 기관에 정책을 제안하고 필요에 따라서는 지자체의 협력·정책반영도 추진함으로써 대한민국의 녹색건축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차근차근 추진할 방침이다.


좋은 정책은 하루아침에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해당 분야에서 오랫동안 숙성돼야하기 때문에 협의회에 소속된 많은 회원들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당장 정부에서 녹색건축, 친환경건축, 주거복지, 도시재생 등을 키워드로 삼고 있기 때문에 KGBC는 이와 같은 분야의 정책발굴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또한 조직부 산하의 그린리모델링 위원회에서는 건축물 리모델링 시 녹색건축기술의 실질적인 현장적용을 위한 관련기술 개발과 적용에 힘쓸 방침이다.


이와 함께 산학협력부문은 연구부 산하의 산학협력위원회에서 담당하며 활발한 산·관·학 합동 연구활동을 전개한다. GCF(녹색기후기금)와 세계 지구기후관련분야에서 협력연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편 KGBC의 핵심 축 가운데 하나인 인증부는 녹색건축인증위원회와 에너지효율인증위원회를 두고 있으며 지금까지의 활동을 한층 강화하고 신규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 건축물E효율 인증기관을 추진 중인데

인증기관 지정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현재 내부적으로 상주인력채용, 체계정비 등 내부시스템을 갖추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향후 공고가 발표되면 그에 맞춰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KGBC는 취지와 역량면에서 준비가 돼 있다고 판단한다. 우선 협의회 설립취지가 인증제도의 운영취지와 부합한다. 인증제도가 업계에 적지 않은 수익을 보장하고 있지만 지나친 수익성추구는 내실 있는 제도정착이나 녹색건축 활성화에 문제점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에 따라 인증제도도 관련 기관들이 모여 공익성을 보다 강화할 수 있는 방안모색에 나서야 하며 이 때 공익사단법인인 KGBC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역량면에서도 회장단·이사진 및 회원들의 면면이 녹색건축 및 건축물에너지효율분야의 최고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199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관련연구 및 기술개발, 정책 및 제도개발, 평가방법 및 기준개발 등을 수행해 왔다.


또한 산업계임원들도 관련 컨설팅·설계·시공분야의 전문가들이다. 이와 같은 부분이 인증기관으로서 타 기관과 근본적으로 차별화되는 점이다.


■ 단·중·장기 운영방안은

올해의 핵심사업은 설명한 대로 건축물에너지효율등급 인증기관 지정을 받는 일이다. 이를 위해 KGBC의 강점, 역사, 취지를 잘 드러나도록 설명하고 설득하는 것이 역점사업이 될 것이다.


다른 하나는 공익사단법인으로서 녹색건축 업무의 효율화방안 제시, 정책개발 및 제언 등의 역할에 내실을 기하는 것을 당면과제로 삼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국제화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WGBC에서 대한민국을 아시아의 이사국 지위로 격상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현재 이사회에 위임된 권한에 따라 이를 승인했으며 현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이를 발판으로 국제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세계무대에 진출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재 USGBC가 KGBC와 마찬가지로 민간에서 출발한 기관임에도 LEED인증을 필두로 세계적인 공신력을 갖춘 기관이 돼 있다. 우리나라만 해도 송도 신도시, 롯데월드타워 등 많은 건축물이 LEED인증을 받고 국제무대에서 어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KGBC가 세계무대에서 공신력을 갖춘 기관으로 인정받아 G-SEED나 다른 국내인증제도를 KGBC를 통해 받으면 세계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상황을 조성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협의회 조직운영부터 각종 제도의 시행 등에서 사명감을 갖고 공익을 위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며 한 발 한 발 조심스럽게 내딛을 생각이다.


과거 선배들이 대한민국이라는 녹색건축의 불모지에서 지금과 같은 위상을 갖추도록 토대를 만든 것처럼 후학, 후대에게 대한민국이 아시아, 나아가 세계를 대표하는 녹색건축 선진국이라는 기반을 갖도록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