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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인터뷰] 송승영 이화여대 건축공학과 교수

“건축물효율등급 평가 시 열교 반영해야”

우리나라는 전 국민의 70%가 공동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결로·누수·소음·실내공기질 등 각종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건강과 쾌적한 생활을 저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4대 하자를 중심으로 기술적 측면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공동주택의 성능향상 기술개발연구를 발주했다.


7년간 총 279억2,500만여원의 연구예산이 편성된 대형 프로젝트로 송승영 이화여대 건축공학과 교수가 연구단장으로 참여하고 있다. 열교를 비롯한 건물에너지분야의 전문가인 송 교수를 만나 연구내용을 살펴보고 열교방지를 위한 해법을 들었다.


■ 연구배경과 내용을 설명한다면
과제명은 ‘주거복지 구현을 위한 생활밀착형 공동주택 성능향상 기술개발’이다. 아파트에 절반 이상의 국민들이 거주하는 상황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4대 하자를 개선하기 위해 연구가 시작됐다.


4대 하자는 △소음 △실내공기질 △결로 △누수로 이를 개선할 수 있는 핵심적 기술, 제도, 정책을 개발하는 것이 연구단의 목표다.


연구는 2014년 9월에 시작했으며 2021년 2월까지 총 7년에 걸쳐 연구가 진행된다. 정부출연금만 206억여원이며 기업부담금 72억여원을 합하면 총 279억여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연구단은 4대 하자를 중심으로 4개 세부과제로 구성돼 있으며 그 하위에 18개 세세부과제가 편성돼 있다. 총 24개 기관과 41개 기업에서 250여명이 참여하고 있다.


참여기업이 많은 이유는 연구가 이론적인 기술개발에 그치지 않고 실용화가 수반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연구단의 핵심목표는 기술개발과 함께 실용화를 바로 이루는 것이기 때문에 각 연구기관마다 참여기업이 1곳 이상씩 매칭돼 있다.


기존 연구와는 다른 가장 큰 특징은 실험실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아파트에 설치하는 실증사업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사람이 거주하는 곳에 개발된 기술을 적용하고 검증해서 확산시킬 계획이다.


■ 주택에 결로하자가 심각한데
주택에서 결로가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은 첫째 열교 등 단열 미흡이고 둘째는 실내의 과도한 수증기 발생이다.


사실 옛날 건물은 기밀하지 않아서 실내에서 발생한 수증기가 많이 빠져나가는 구조였다. 최근 패시브건축 개념이 확산되면서 기밀성이 강조되고 있는데 이 경우 수증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결로는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건축물의 에너지성능향상은 당위적인 문제이므로 기밀성능의 강화는 필연적이라고 볼 때 관건은 열교의 강화와 효율적인 제습 및 환기다.


결로는 국부적인 단열미흡으로 실내측 표면온도가 낮아진 상황에서 표면에 이슬이 맺히면서 발생한다. 또한 실내수증기 증가에 따라 절대습도 수준이 높아지면 공기의 노점온도가 올라가 결로발생 가능성을 높이게 된다.


이에 따른 솔루션은 2가지다. 하나는 표면 온도를 높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점온도를 낮추는 것이다.


표면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열손실 방지를 위한 단열이 잘 돼야 하며 노점온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실내 수증기를 즉각 배출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밀은 당연히 적용해야 하며 추가로 열교차단과 욕실·부엌 배기팬을 통해 수증기를 발생 즉시 배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 열교방지의 현실적 어려움은
사실상 열교가 없다면 국부적인 온도저하가 발생하지 않으니 표면결로에서 자유로울 수 있지만 열교는 100% 제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소화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부자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열교는 바닥에서 발생하며 가장 흔한 선형열교 사례다. 일례로 우리나라 아파트는 내단열공법을 적용한다. 바닥에는 기포콘크리트를 대고 온수코일을 설치한 뒤 몰탈마감을 한다. 이런 구조에서는 바닥을 통한 열손실을 막을 수가 없다.


우리나라 주택의 문제는 난방열을 바닥에서 공급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내단열 구조에서는 바닥에서 발생한 열이 하부를 통해 그대로 빠져나간다.


이를 근원적으로 차단하기 위해서는 외단열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 아파트에서 하지 않는 이유는 작업할 수 있는 발판이 없어서다. 아파트가 고층화 추세인데 우리나라 아파트들은 벽식구조로 거푸집을 끌어올려가며 타설하는 방식을 쓴다. 이런 공법으로는 단열재를 붙이기 어렵다.


점형열교의 경우에는 단열재를 벽체에 부착할 때 각목 등을 댄다. 각목에 지지시켜서 누르고 석고보드를 붙이는데 이와 같은 고정부위가 모두 열교가 된다.


그렇다면 석고보드를 지지할 다른 자재가 필요하게 되는데 그간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열교방지를 위한 부자재 개발에 소홀했다. 최근 개선되고 있지만 열교자체에 관심이 적어 시장이 없으니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또한 커튼월 방식에도 문제가 있다. 층과 층 사이에 슬래브를 설치하고 사이사이에 스틱을 댄다. 보통 알루미늄을 사용하는데 이를 슬래브에 고정시킨 뒤 좌우로 유리와 패널을 끼워넣을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이를 바둑판 모양의 그리드로 구성하는게 보통인데 이 경우 스틱이 모두 열교가 된다. 접합부에 열교차단재를 모두 끼워넣지 않으면 막을 수 없다. 현재 이를 막을 부자재들이 개발된 것이 오래되지 않아서 기존 커튼월 건물은 열성능이 매우 취약하다.


■ 제도적 보완책은
가장 간단한 방법은 현재 ISO에서 규정하는 선형·점형열교의 열관류율에 따른 열손실 수준을 2차원, 3차원으로 구해 이 값이 얼마 이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선형·점형열교의 열관류율을 모두 시뮬레이션해서 구해야 하고 이를 잘 지켰는지를 검증해야 한다. 국제표준은 나와있지만 이를 일일이 부위마다 계산해서 얼마 이하가 되라고 모두 체크하는 것은 국가차원에서 쉬운 문제가 아니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레퍼런스 모델과 같이 ‘표준단열상세도’를 주고 건물공법별로 이와 유사한 조치를 했으면 시뮬레이션하지 않아도 인정해 준다. 시장에서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다.


또한 유럽에서는 거래할 때 반드시 첨부해야 하는 효율등급 인증서인 EPC 발급 시 에너지성능평가를 해야 하며 이 때 선형열교 열관류율값을 넣게 돼 있어 최종 평가 시 영향을 준다.


우리나라도 효율등급 인정 시 이를 반영해 열교를 많이 줄인 건물은 에너지손실이 적어지도록 계산식이 보완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