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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

열교방지 디테일, 결로·E손실 막는다

곰팡이 야기…거주환경 위협
설계대비 단열성능 ‘반토막’
창호·외벽 등 열교차단재 개발




건축물이 결로·곰팡이 하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학계와 업계의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하자가 이미 건축물에 만연하다고 지적한다.


하자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8년 5월까지 결로에 따른 하자분쟁 접수건수는 1만4,545건으로 전체 접수건수 중 14.9%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접수된 1,698건의 결로하자 분쟁조정 신청건수는 전체의 22.6%를 차지해 예년보다 비중이 증가했다.




특히 결로피해는 하자가 반복되는 특성이 있으며 보수 과정에서도 2차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습도가 높은 주거용건물은 항상 하자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라며 “내단열 구조에서 고단열시스템으로 갈수록 결로·곰팡이가 더 심각해진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해답은 열교다. 열교는 건축물의 에너지성능을 급격히 저하시킬 뿐만 아니라 벽체의 표면온도차가 높아져 결로를 발생시키고 이에 따라 곰팡이 등 유해한 주거환경을 만든다. 열교방지공법이 적용되는 녹색건축·패시브하우스가 에너지절감뿐만 아니라 ‘쾌적한 주택’으로 인정받는 이유다.


모 기업 대표는 “내단열구조 및 열교를 고려하지 않은 외단열구조 주택은 거의 대부분 하자를 안고 있다고 봐야한다”라며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더라도 벽체를 뜯어보면 곰팡이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열교가 발생하면 에너지낭비에 따른 운영비증가, 결로·곰팡이 발생에 따른 삶의 질 하락 등 거주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업계 입장에서도 하자분쟁에 따른 민원요소가 발생해 업무부담 및 비용발생, 기업 브랜드가치 하락 등을 야기할 수 있다.


녹색건축정책도 열교·기밀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9월 시행되는 건축물의 에너지절약 설계기준 개정안에 따라 단열기준은 패시브하우스 수준으로 높아졌다. 다만 아직 열교, 기밀이 제도권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는데 국토교통부는 현재 대안을 마련하고 있다.


법률·시행령에 반영할 수도 있지만 측정방법이 복잡하고 디테일을 규정할 경우 창의성을 저하할 수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하고 제도적으로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학계와 업계에서도 이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송승영 이화여대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는 에너지절약계획서 상 에너지성능지표(EPI)에서 열교방지를 적용했을 때 가점을 주게 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선진국처럼 표준디테일을 제시해 선형·점형 열교방지 공법을 시장에서 쉽게 이용하게 하는 장치가 없고 전체성능을 계산해서 인증에 반영하는 제도가 없다”고 지적했다.


단열재단절·모서리 부위 ‘집중발생’
열교(Thermal Bridge)는 건물에서 단열재가 끊기거나 단면이 손상된 부위 또는 철재·콘크리트 등 이질재료가 단열재를 통과하는 부분에서 발생한다.


열교는 발생원인에 따라 △재료적 열교 △기하학적(구조적) 열교로 구분하며 발생양상에 따라 △선형열교 △점형열교로 나눈다.




재료적 열교는 이질재료가 만나는 부위에 발생하는 열교다. 서로 다른 재료는 열이 통과하는 성질인 열관류율 값이 다르기 때문에 열관류율 성능이 안 좋은 곳으로 열이 집중적으로 빠져나간다.


이는 물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고 넓은 곳에서 좁은 곳으로 진입할 때 속도가 빨라지는 원리와 같다.
기하학적 열교는 건축물의 구조상 벽체와 벽체가 만나는 지점, 즉 모서리 부분에 발생하는 열교다. 모서리부분을 평면으로 보면 ‘ㄱ’자 구조인데 내기에 접하는 면적보다 외기에 접하는 면적이 더 크다.


즉 일자벽은 외기와 내기가 1:1로 대응하지만 모서리부분은 2:1, 3면이 만나는 부위는 3:1까지 대응하게 돼 열손실이 더 많아진다.


예컨대 10cm 두께의 벽체모서리를 윗면, 옆면 각각 20cm 길이로 떼어낸 뒤 외기에 면하는 부분과 내기에 면하는 부분을 박피한다고 가정하면 외기부분은 40cm지만 내기부분은 20cm가 된다. 흡열면적보다 방열면적이 커서 열이 더 많이 빠져나가는 원리다.


한편 선형열교는 열교가 띠를 이루며 발생하는 경우를 말하고 점형열교는 한 점에서 열교가 생기는 경우를 말한다. 같은 조건이라면 당연히 선형열교가 열손실이 더 크다.


이에 따라 열교는 주로 창호·발코니·파라펫·기초부위 등 이질재료가 만나거나 벽체가 만나는 부위에 발생하기 쉽다. 내단열에서 벽에 못질을 하거나 외단열에서 외장마감을 결속하기 위해 단열재를 뚫는 경우도 이질재료가 만나는 것과 같은 성질을 갖는다.




E손실·결로 원인 ‘열교’
열교가 발생하면 에너지면에서 손실이 크다. 설계열관류율에서 열교를 고려하지 않으면 점형열교라 하더라도 단열재의 성능이 절반으로 줄어들 수 있다.


예컨대 설계열관류율을 0.27W/㎡K로 설정했다고 해도 석재용 앵글을 ㎡당 4개 적용해 점형열교가 발생하면 시공 후 에너지해석결과는 0.545W/㎡K로 성능이 저하된다.


이를 외벽면적 100㎡당 등유소요량으로 환산해보면 설계기준으로는 연간 20만6,400원만 사용하면 되지만 실제로는 41만9,700원을 쓰게 된다.




한편 결로·곰팡이 발생을 야기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건축환경 실내조건은 온도 20℃, 상대습도 50%를 기준으로 하는데 이때 표면온도가 12.6℃ 이하로 떨어질 경우 결로가 발생하고 이에 따라 곰팡이가 서식하게 된다.


외단열 구조에서 열교가 고려되지 않은 발코니의 사례를 살펴보면 외기온도가 .18℃이고 실내가 21℃일 때 발코니창 하단의 선형열관류율은 1.05W/㎡K, 실내표면 최저온도는 4.22℃가 된다. 심각한 에너지손실뿐만 아니라 결로가 발생하게 되는 상황이다.




열교방지, ‘디테일’ 중요



열교를 줄이기 위해서는 설계 시 열교가 반드시 고려돼야 하고 열교차단재를 이용해 적절하게 시공이 이뤄져야 한다.


박성중 패시브제로에너지건축연구소 부소장은 “패시브하우스의 설계 시 구조체, 지붕, 바닥, 단열, 접합부디자인(열교), 창호, 기밀, 환기장치, 차양장치 순으로 고려해야 한다”라며 “설계자들이 놓치기 쉬운 열교를 잡아내기 위해서는 구조체설계 후 외피라인, 단열라인 그리기를 수행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단면도, 평면도를 따라 외피를 잇는 선을 그리고 이를 토대로 3D 입체도를 만들면 옥상 계단 탑, 지하계단실, 발코니, 파라펫 등 단열라인으로 감싸야 하지만 놓치기 쉬운 부분들을 잡아낼 수 있다.




이후 전체 외벽체에 대한 단열·열교성능을 토대로 시공방법에 대해서도 확인해야 하며 이때 필요한 자재가 설계내역서에 반드시 반영이 돼야 한다.


통상 외단열재 시공 시 단열재를 세우기 위한 철골(스터드바)이 들어가는데 이는 선형열교를 발생시키고 설계대비 에너지소모를 증가시킨다.


최근에는 이와 같은 부분에 대한 솔루션이 개발돼 있다. 조적벽체를 받치는 열교차단재의 경우 스터드바의 역할을 하면서 내부가 단열재로 채워져 있어 열손실을 차단한다. 또한 트러스구조를 이용해 외장재의 부착을 단열재 훼손 없이 견고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불가피하게 앵커를 설치해야 할 경우에도 EPDM(내열고무)으로 개스킷을 끼운 뒤 설치해야 점형열교를 줄일 수 있다.




발코니, 파라펫 등 건축물에서 돌출되는 부분 역시 열교방지를 위한 솔루션이 적용돼야 한다. 돌출부위가 외벽체와 그대로 연결될 경우에는 열교가 발생하기 때문에 단열라인으로 끊고 돌출부를 조성해야 한다.


이를 위한 솔루션이 구조체 열교차단재다. 철근배근 후 콘크리트 타설 전 열교차단재를 접합부에 삽입, 연결한 뒤 타설하면 열적으로 분리시킬 수 있다. 최근에는 국산화된 제품들도 있으며 철물-콘크리트, 철물-철물 등 조합에도 사용가능한 솔루션이 개발돼 있다.


창호주변은 열교에 가장 취약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 통상 창호프레임이 콘크리트 벽체와 닿아있어 열교가 발생하는데 창호 열교차단재를 적용해 단열라인을 끊김 없이 이을 수 있다.


창호 열교차단재는 콘크리트 타설 전 거푸집에 부착해 설치하고 타설 후 창호를 끼우는 방식으로 시공한다. 별도의 창호주변 단열보강작업이 필요없고 외부미장마감 시 기능공들의 시공편의성이 높아 단열재 파손가능성을 줄인 솔루션이다.




산업적 장애물↓…확산 기대
열교방지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열교방지가 되지 않으면 결로하자를 막을 수 없고 제로에너지건축을 달성하기 어렵다. 결로하자 발생의 가장 큰 원인인 열교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이며 건축물의 에너지절감이라는 시대적 목표와도 부합한다.


과거에는 자재가 없거나 외산에 의존해야해 현실적으로 적용이 부담스러웠지만 최근 다양한 제품들이 개발됐고 국산화됐거나 단가가 낮아지는 등 장애물이 사라지고 있다.


학계의 활발한 연구와 제도적 뒷받침이 준비되는 상황에서 건설업계에서 이를 얼마나 받아들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