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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체인뉴스 ColdChainNews

[인터뷰] 이승기 농촌진흥청 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

“CA저장고 국산화, 빠른 A/S 가능”
고급기술 지속 개발… R&D투자 계속해야



농촌진흥청은 농업·농촌의 발전과 농업인의 삶의 질 향상 및 국민에 안전한 먹거리를 해결하고자 연구개발, 기술보급, 농업 교육훈련 및 국제 기술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농업공학부는 공학 연구기관으로서 농작업 자동화·로봇화 연구, 신재생에너지 이용 및 에너지절감 연구, 농식품 부가가치 향상 기술개발 및 농업생산기반 및 농작업 안전 기술연구를 하고 있다. 특히 농산물 수확 후 관리기술 개발은 생산자에게는 부가가치 향상을, 소비자에게는 고품질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국내 최대 R&D기관인 농촌진흥청은 산하기관인 농업공학부를 통해 밭에서 갓 수확한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신선한 상태로 전달할 수 있는 콜드체인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예냉, 저온저장, 유통 등 콜드체인분야 연구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승기 농업공학부장을 만나봤다.

■ 콜드체인 연구영역을 소개해 달라
콜드체인은 수확 직후 예냉에서부터 식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저온으로 유통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기술을 종합적으로 연구하지는 않지만 품목에 따라 필요한 저장기술을 개발해 저장기간 연장, 품질유지 연구를 하고 있다.

당근, 토마토 등 채소와 사과, 배 등 과일의 콜드체인 기본은 생산지에서 저온저장 기술이 가장 원초적이라 판단되며 작목관련부서에서는 이러한 저장기술을 정립한다. 이를 뒷받침해주는 기계장치는 농업공학부에서 연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기초기반과 작목기관의 협업을 통해 콜드체인 유통발전에 노력하고 있다.

■ 국내 콜드체인산업의 강점과 약점은
우리나라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기 때문에 콜드체인을 구성하는 데 비용대비 효과가 높은 나라다.

이러한 장점으로 물류시스템의 구축이 용이하고 산지에서 소비지까지 콜드체인이 잘 구비돼 있는 편이다. 특히 국내 연구인력과 제조기술이 우수하기 때문에 콜드체인산업의 기초가 탄탄하다.

콜드체인산업의 약점은 콜드체인을 구성하는 장치의 많은 부분을 외국산에 의존하고 있는 점이다. 높은 기술력이 필요 없는 부품은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이나 아시아 국가들에서 수입하고 냉동유닛의 핵심부품인 팽창밸브와 냉동 콤프레셔 등은 미국, 일본, 독일 등의 선진국에서 수입해 사용하고 있다.

국내 콜드체인시스템의 보급확대를 위해 국내산업이 고급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장점을 살려 지속적인 R&D 투자를 계속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선진국과 국내 수준을 비교한다면
콜드체인시스템이 설치된 비율로 본다면 선진국과 차이가 없지만 미국 등 선진국은 넓은 평야에서 농산물을 기계화해 수확하고 바로 예냉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산간지역의 소규모 밭에서 생산하는 것에 비해 예냉시스템의 규모와 투입시기에서 차이가 난다.

미국의 경우 기계로 수확된 농산물을 빠르게 예냉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만 다른 국가의 경우 밭에서 수확한 양상추와 같은 농산물을 운반해 예냉할 때까지 4시간에서 8시간의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4시간이면 산지에서 시장까지 운송이 가능하다는 실정을 고려한다면 예냉시간이 짧은 진공예냉기가 필요하다.

CA(Controlled Atmosphere: 기체조성제어)저장 시스템의 경우도 선진국은 30년 전에 보급돼 사과와 배의 저장은 저온저장대비 약 30%정도의 사용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1990년대 선행된 CA저장고 보급사업에서 예비 저장실험 없이 사과를 저장해 내부갈변 등 저장장해가 발생한 경험이 있다. 이때 CA저장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생겨서 기술보급에 어려움이 있었다.

2005년부터 대형 산지유통센터에서 외국산 CA저장고를 도입했고 이마트 후레쉬센터의 경우 2012년부터 다양한 농산물에 CA저장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외국산 CA저장고는 A/S의 신속성에 문제가 있어 관련기술의 국산화가 필요했다. 다행히 최근 농업공학부에서 추진한 CA저장고 국산화 연구의 결과로 빠른 A/S가 가능해 졌으며 기술적으로 선진국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저온수송과 마트에서의 콜드체인 기술은 유통을 담당하는 대기업들이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도입해 선진국과 격차가 없는 상태다. 선진국의 농산물 포장에 숙성도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스티커를 부착해 판매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숙성도 혹은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스티커를 개발,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

■ 부문별 연구현황과 대표성과는
여름철 샐러드와 패스트푸드에 사용되는 양상추의 경우 예냉을 빠르게 하지 않으면 수확 후 이틀 만에 물러지는 문제가 있다. 양상추를 밭에서 수확해 바로 예냉할 수 있는 이동식 엽채류 예냉시스템을 개발해 2016년 대관령 원예농협 산지유통사업소에서 현장평가회를 개최했고 저장성이 향상됐다. 다만 예냉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제는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다.

저장과 관련해서는 저온저장 중 기체조성을 제어해 저장기간을 연장하는 CA저장 기술과 급속 냉·해동기술이 연구됐다.

CA저장 기술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선진국 수준의 A/S망을 갖도록 다수의 국내 업체에 기술을 이전해 상시 유지보수가 가능하도록 개발했다.

해동기술과 관련해 이전에는 부분적으로 익지 않고 급속 해동하는 기술이 없었으나 2017년 겉을 얼리면서 내부를 해동하는 라디오파 해동기술을 개발, 냉동된 농산물을 빠르고 균일하게 해동하는 기술에 대한 현장평가회와 시연회를 개최했다.

딸기 등의 조직이 연한 농산물 수출 시 저온유통을 하더라도 곰팡이와 물러짐의 문제가 있는데 팔레트 단위로 MA(Modified Atmosphere: 기체조성변화)포장해 딸기의 물러짐을 줄이고 곰팡이를 억제하는 기술을 개발, 수출의 길을 열었다.

2018년 상반기에 팔레트 MA포장을 인도네시아 수출에 적용해 효과를 확인했으며 2018년 하반기에 농업공학부 수출딸기 규모화 과제가 공동으로 현장평가회를 준비 중이다.

소비지(마트)와 관련된 기술로는 사과향에 반응해 숙성도를 나타내는 색변환 스티커 기술을 개발했다. 최근에는 수박의 식감이 가장 좋은 온도를 나타내는 색변환 스티커를 개발, 프리미엄 상품에 적용하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이러한 온도에 따른 색변환 스티커 기술은 예냉 이후 콜드체인으로 소비자에까지 전달될 때 고온에 노출되는지 여부도 간단하게 판별할 수 있는 기술로 향후 콜드체인 관련인증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향후 연구방향은
농업공학부에서는 산업체가 수행하기 어려운 신기술의 연구 및 국산화, 보급 등에 초점을 맞춰 대학 및 다른 연구기관과 협력, 중장기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산지에서 수확한 농산물을 더욱 효과적으로 예냉할 수 있는 △진공예냉기술 △초저산소 생리감응형 CA저장 △팔레트단위 CA저장 △어는점 이하에서 농산물을 저장하는 과냉각 저장기술 △초급속 냉·해동 기술 △MA포장 내부의 기체를 제어하는 스마트 기체제어 센서 △RFID 및 색변환 스티커 등을 이용한 콜드체인 환경 모니터링 기술 등을 연구할 계획이며 추가적으로 플라스틱 필름을 대체할 친환경 포장재에 대한 연구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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