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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리더

[인터뷰] 임형선 에이피 대표

"기술력·품질관리 기반…환기·공조시장 리드할 것"
신기술·신제품으로 경기악화 '돌파'
환기청정 시험인증체계 구축돼야
대·중소기업 상생체계 조성 필요



최근 몇 년간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악화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어 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건축물이 미세먼지의 위협으로부터 재실자를 보호하면서도 VOC 등 유해화학물질, 라돈 등 방사성물질은 물론 이산화탄소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환기장치가 궁극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기후변화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이 화두가 되고 있는 만큼 에너지절약을 위해 폐열회수 등 시스템을 갖춘 환기장치가 솔루션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최근 4방향 천장형공기청정기, 바닥상치형 공기청정환기장치 등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에이피의 임형선 대표를 만나 현재 FCU 및 환기시장의 트렌드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점검하고 에이피의 경쟁력과 경영전략을 들었다.


■ 회사를 소개한다면
에이피는 2008년 신우에어패스로 설립돼 세대환기유니트를 생산·공급했으며 국내 최초로 ERV(Energy Recovery Ventilator) 사출제품을 출시했다. 2014년 현재 사명으로 법인명을 변경했다.


에너지절감 및 실내공기질 개선을 위한 환기시스템과 쾌적한 실내환경조성을 위한 FCU를 중심으로 사업하고 있으며 최근 공기청정제품 및 공기청정기능을 융합한 환기시스템 등을 개발했다.


그간 △환기유니트 고효율기자재 인증 △ISO 9001 품질경영시스템 인증 △ISO 14001 환경경영시스템 인증 △환기유니트 KS B 6879 제품인증 △FCU KS B 6377 제품인증 △4방향 천장형카세트 FCU CE인증 △실별 인체감지센서 적용 환기제조 녹색기술인증 △중소벤처기업부 FCU 성능인증 △공기청정기 CA인증 △결로방지형 환기시스템 특허출원 △배연기능 구비 환기장치 특허등록 △CO₂ 채용 FCU 특허등록 △무선통신방식 특허출원 등 다양한 인증·특허를 획득했다.


에이피는 환경을 먼저 생각하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한편 에너지절약을 추구하는 AHS(Air Handling System)분야의 리더가 되고자 한다. 임직원들과 함께 국제화 시대에 적응할 수 있도록 그간 축적된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감동을 위한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지난해 성과를 평가한다면
지난해는 전년대비 약 10% 성장해 매출 400억원대를 기록했다. 2017년에 전년대비 약 25% 성장한 것에 비해서는 못미치지만 지난해 경기가 상당히 좋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으로 판단한다.


에이피가 설립된 지 10년이 됐고 FCU는 5년 전부터 생산해 품질안정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꾸준히 진행함에 따라 시장에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다만 FCU나 환기시스템은 대형건물이 많이 지어져야 시장이 열리는데 신도시건설 등이 대부분 마무리됨에 따라 수요가 줄고 있다. 지난해에는 마곡 신도시에 물량이 많았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대형 프로젝트 수가 감소해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 올해 시장전망 및 사업전략은
올해도 경기가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며 실제 사업하는 분들은 더욱 크게 체감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이 없다는 하소연을 많이 듣고 있다. 실제로 수주여부와 관계없이 입찰건수 자체가 줄어 올해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에이피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말 다양한 신제품을 개발했다. 공기청정기와 공기청정기능을 결합한 환기시스템 등이다. 기존 제품은 주춤하겠지만 신제품을 통해 매출성장을 이루고자 한다.


R&D투자는 앞으로도 유지할 계획이다. 회사규모는 크지 않지만 자체 실험실을 운영하며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에 노력하고 있다.


에이피는 생산제품에 대해 스스로 성능을 검증하고 품질향상을 위한 평가를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지 않는 좋은 제품을 만들어야 직원들도 우수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 회사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



■ FCU 시장규모 및 주요시장은
국내 FCU시장은 연간 15만대 정도로 추정된다. 에이피는 지난해 약 5만5,000대를 생산해 약 30%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3기 신도시가 발표됐지만 시장이 열리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고 최근 신도시, 혁신도시가 마무리단계여서 당분간은 시장규모가 위축될 전망이다.


FCU의 제품트렌드는 대부분 천장카세트형으로 옮겨가고 있다. 이와 비슷하게 천장에 시공되는 시스템에어컨보다는 설치비가 많이 들지만 운영비는 40% 수준이기 때문에 경쟁력이 있다.


대형건축물은 개별냉난방이 가능한 FCU에 대한 선호가 증가하고 있다. FCU업계에서는 시장규모가 위축되는 현실을 감안해 소형냉온수 유니트와 같이 중소형 건축물에도 도입할 수 있는 제품개발에 나서고 있다.


■ FCU시장에서 대·중소기업 경쟁이 치열한데
3년 전부터 FCU가 중소기업간 경쟁제품에서 지정이 해제돼 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대기업도 중요하지만 중소기업이 국가 경제의 근간인데 소비자들의 대기업제품 선호경향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점차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갈수록 현실이 어려워지니 성능개선, 기술개발 여력이 줄어들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이 개선돼야 대기업과의 공정한 경쟁을 통해 기술 및 경제발전이 가능하다.


사실상 제품성능 측면에서는 기술격차가 거의 없다.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오랜 시간 제품을 생산해왔기 때문에 축적된 기술·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FCU는 냉난방기기이기 때문에 팬 성능이 제품성능을 좌우한다. 냉난방성능, 에너지효율 등에 크게 관여하는 것이 팬이다.


에이피는 R&D를 통해 4방향 카세트 팬을 새로 개발해 성능인증을 획득했다. 경쟁사대비 35% 이상 성능이 개선된 팬을 개발했으며 모터 역시 전력소비량은 물론 소음발생량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같은 RPM이라면 풍량은 약 20% 많고 소음은 약 4dB 낮다.


■ FCU 신제품을 개발했는데
바닥상치형 FCU는 전통적인 형태의 제품이지만 에이피는 그간 생산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유통되는 바닥상치형 FCU는 30년 전 기술이 그대로 적용된 제품이 주를 이루고 있어 신제품 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에이피는 제품디자인을 개선하고 BLDC 모터를 장착하는 한편 외기가 도입되는 FCU를 개발했다.


외기를 도입할 경우 먼지유입에 따라 송풍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자동으로 청소할 수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보유한 기업과 함께 ‘자동청소가 가능한 외기도입형 FCU’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 최근 환기장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환기유니트는 앞으로 안전·생산성 측면에서 냉난방설비 못지않게 중요성이 높아질 것이며 건물마다 무조건 적용돼야 하는 시스템으로 인식될 것이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에 들어서면서 삶의 질 향상에 대한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실내공기질도 건강·쾌적·생산성 등 삶의 질을 구성하는 요소에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환기유니트는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차단하는 필터링에 대한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 앞으로는 CO₂, VOCs 등 문제도 고려해 공기청정기보다 환기청정기가 대세가 될 것이다. 최근 대형건설사들도 분양효과를 높이기 위해 환기청정기 제품을 요구하고 있다.


에이피는 가정용 환기장치에도 40T 헤파필터를 탑재한 제품을 개발·양산하고 있으며 대형건축물에 도입되는 큰 장비들에도 헤파필터를 장착해 공인시험기관의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 현재 환기청정기 시험기준이 없는데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 환기장치와 공기청정기는 각각 성능을 테스트하는 시험기관이 개별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환기와 공기청정을 겸하는 장비에 대해서는 테스트할 곳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환기청정기는 지금 시대에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실내 유해물질, 외부 대기환경의 상황에 따라 어떤 모드로 가동할지, 또는 병행할지 등 각각의 경우에 자동으로 대응하는 장비를 개발했지만 시험하기가 곤란하다.


현재 체계대로라면 1개 제품으로 2~3번 테스트를 받아야 해 양산체계 구축지연과 기업부담 증대 등 역기능이 우려된다. 정부가 선제적으로 이와 같은 융합제품에 대해 시험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 대기업의 공기순환기 중기간 경쟁제품 지정 반대에 대한 견해는
대기업들 주장의 핵심은 에너지효율을 위해서는 냉난방장치와 환기장치를 연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스템연동이 마치 대기업들만 기술력이 있어서 환기장치를 스스로 생산해야 하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시스템과 BEMS 등으로 연동체계를 구축하는 것처럼 중소기업도 대기업의 시스템과의 연동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문제는 대기업들이 프로토콜을 오픈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말 에너지절감을 위해서라면 국가적인 목표도 달성하고 중소기업도 살릴 수 있도록 프로토콜을 개방해 연동시스템을 구축토록 하면 된다.


기술력의 차이가 없는데도 에너지절감을 위한다며 중소기업의 기술력 수준에 적합한 환기장치의 공공조달시장까지 진출하겠다는 주장이 받아들여진다면 중소기업은 점차 설자리를 잃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우려는 이미 시장에서 경험한 바 있다. FCU시장은 3년 전 중기간 경쟁제품에서 해제된 이후 한 건설사가 사전입찰을 진행했다. 낙찰업체가 선정되는 과정에서 비슷한 성능의 제품인데도 ‘듣도 보도 못한 제품 대신 대기업 브랜드 제품을 선정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배제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대기업은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큰 그림을 그려 국가에 도움이 되는 굵직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중소기업도 기술력·품질이 뒤떨어지지 않으니 상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물론 중소기업들도 각성이 필요하다. 실질적인 실내공기질 개선을 위한 역량과 의지를 가진 기업들이 공정하게 경쟁해야 한다. 그러나 시장전망이 밝다고 난립했다가 안 되면 사업을 접는 경우가 많다. 이는 스스로 제 살을 깎는 것이며 최소한의 품질은 지킬 수 있는 수준을 확보하고 저가 출혈경쟁을 지양하도록 중소기업도 제대로 역할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