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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송두삼 대한설비공학회 ZEB시스템 전문위원장

“ZEB 경제성 확보 급선무”
요소기술 성숙도↓…동아시아시장 활용해야

대한설비공학회(회장 김용찬)가 초읽기에 돌입한 제로에너지빌딩(ZEB) 의무화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ZEB시스템 전문위원회(위원장 송두삼)’를 설치했다.


정부는 지난 2017년 세계 최초로 도입한 제로에너지빌딩 인증제도를 내년부터 공공건축물에 의무화하고 2025년에는 민간시장으로도 확산한다는 로드맵을 세우고 있다.


대한설비공학회 ZEB시스템 전문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송두삼 위원장(성균관대 교수)을 만나 국내 ZEB시장의 문제점을 진단하고 위원회의 역할과 비전을 들었다.


■ 정부의 ZEB 추진배경은
지구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인 노력인 파리기후협약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정부는 2030년까지 BAU(Business As Usual), 즉 온실가스 배출전망치 8억5,060만톤 대비 37%를 감축목표로 설정했다. 당초 정부는 국내에서 25.7%, 국제 탄소배출권 시장에서 11.3%를 감축하기 위해 각 부문별 감축시나리오를 작성했다.


이후 지난해 수정안을 내고 국외 매입분을 최소화하고 국제사회에 우리나라의 감축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국제시장 감축분을 1.9%로 낮추고 국내감축분을 32.5%로 높인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건물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도 BAU대비 18.1%에서 32.7%로 상향 조정했다.


건물부분의 감축목표 달성전략으로 정부는 △신축·기존건축물 단열성능 향상 △태양광설비 설치 등 신재생에너지 적용 △고효율기자재 설치 △설비효율 개선 및 LED 조명 등 에너지효율 개선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보급 등을 제시하고 있다.


■ ZEB시장에서 난제가 포착되는데
ZEB는 국내에 국한된 것은 아니며 이미 다수의 선진국에서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내년부터 당장 시행되는 ZEB를 시장에 확산시킬 수 있을 만큼 관련기술이나 제품이 성숙돼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렇지 못하다고 입을 모은다.


ZEB의 국내시장 보급에 대해 전문가들이 다소 회의적이라는 의견을 제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먼저 ZEB를 국내에 구현하기에는 아직 국내 관련기술의 성숙도가 낮다는 점이다. ZEB 구현은 고도의 단열, 기밀성능 그리고 건물 운용단계에서 에너지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설비시스템과 더불어 에너지자립을 가능케 하는 에너지생산이 중요하다.


즉 다양한 요소기술들이 상호보완적으로 융합해 경제성 있게 ZEB를 구현해야 하는데 국내의 경우 각 요소기술의 기술적 성숙도가 낮아 균형있게 이를 구현하기 어렵다.


국내에서 ZEB를 구현하기 위한 고성능의 건축자재, 고효율의 설비시스템 개발이 부진한 이유에 대해 업계는 국내 시장규모가 기술·제품을 개발하기에 매우 작다고 토로한다.


국내 ZEB시장이 활성화돼 시장규모가 커지면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지만 지금 당장은 국내 제품만으로 ZEB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ZEB는 아직 경제성이 좋지 않다. ZEB를 구현하기 위한 요소기술과 제품의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아 불가피하게 해외 선진국의 기술, 제품을 적용하거나 신재생에너지 의존도를 과다하게 책정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 ZEB시스템 전문위원회 설치목적은
앞서 언급한 국내 실정에서 대한설비공학회는 2020년의 당면한 ZEB 의무화에 대응하기 위해 ‘제로에너지빌딩시스템 전문위원회’를 설립했다. △국내에서 ZEB 구현에 필수적인 신재생에너지 기반 ZEB 설비시스템 기술개발 △국내시장에 보급가능한 ZEB 설비시스템 개발 △균형잡힌 ZEB시스템 설계 및 운용을 위한 관련 기준의 제정 등 기술개발 및 정책연구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자 한다.


ZEB를 신재생에너지시스템 적용만으로 달성하기에는 설치면적이나 경제성 측면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패시브적인 요소로 건물부하 또는 소요에너지를 최소화하고 사용단계의 에너지사용을 최소화하도록 설비시스템을 설계해야 한다. 또한 ZEB의 저부하 상태에서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고효율 설비시스템 적용이 필수적이다.


특히 건물 전생애주기(Life Cycle)에서 약 80%의 에너지가 건물운용(operation)단계에서 사용되는 점을 감안하면 ZEB에서 설비시스템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 수 있다.




■ 계획 중인 전문위원회 사업들은
ZEB시스템 전문위원회는 지난 3월21일 대한설비공학회 내에 설립됐다. 현재는 전문위원회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 전문위원회는 학회 내 관련 연구자, 엔지니어, 정책관계자 등 다양한 분들로 구성될 것이며 현재 많은 관계자들이 참여를 희망하고 있다.


전문위원회는 국내 시장에 ZEB를 조기 정착시키고자 하는 공동의 목표아래 설비공학회뿐만 아니라 외부 전문가들도 적극 영입해 실효적인 연구개발, 정책제안을 진행하고자 한다.


향후에는 일본 및 중국의 관련단체, 기관과도 연계해 전문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ZEB를 국내에 정착하기 위해 다양한 기술·제품 개발이 이뤄져야 하지만 국내 시장규모는 이를 활성화하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국내에서 ZEB기술 및 제품을 개발하고 최근 급성장하는 중국, 일본 등의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국내에서 ZEB를 경제성 있게 구현하기 위해 관련기술 및 제품을 해외에서 도입하는 것도 필요하다. 즉 우리나라가 ZEB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순수하게 국산 기술·제품만으로 진행하기에 한계가 있으니 적어도 동아시아 국가가 상호 연계해 진행할 필요가 있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국토부가 발주하고 설비공학회가 주관하는 ‘제로에너지빌딩(ZEB)의 확산을 위한 설비분야 정책연구(연구책임자: 홍희기 경희대 교수)’ 기획과제다. 이번 기획과제의 내용도 ZEB시스템 전문위원회가 지향하는 ‘시장보급 가능한 신재생에너지 연계 ZEB의 설비시스템 기술개발 및 관련제도의 정비’와 같다.


■ ZEB활성화를 위해 가장 중요한 한 가지를 꼽는다면
무엇보다 ZEB가 국내 시장에서 경제성을 가져야 한다. ZEB를 국내 시장에 진정성 있게 보급 확산시켜 궁극적으로 국가 전체 에너지소비량 중에서 건물에너지 소비를 대폭 절감하기 위해 필수적인 과제다.


ZEB의 경제성은 국내 ZEB시장을 정부주도에서 민간으로 확산시키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ZEB시스템 전문위원회에서는 국내 시장에 ZEB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제도개선, 기술개발, 인력양성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자 한다. ZEB에 관심 있는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