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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언성 길이엔지 대표

의료시설 특화 설계사무소
대형현장 다수설계 ‘다크호스’ 등극


2017년 창업해 이제 3년차에 접어든 길이엔지는 짧은 역사를 지녔지만 업계에서는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설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대 서울병원은 물론 LG전자 창원1공장, LG생활건강 등 대규모 현장의 설계를 진행해올 수 있었던 것은 그동안 설비설계업계에 몸담으며 쌓아온 노하우와 신뢰가 배경이었다.

길이엔지가 진행한 프로젝트는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설계변경 △분당서울대병원 수술실 증축 △고려대 최첨단융복합 의학센터 1·2차 공사 △흥아기연 서운공장 신축공사 △LGD 파주 P10 복지동 신축공사 △LGD 중국 광저우 기숙사 D동 증축공사 △GS칼텍스 배구단 체육관 및 숙소동 신축공사 △독립기념관 개선사업 등이 있다.

길이엔지를 이끌고 있는 김언성 대표는 1994년 설비설계업계에 입문해 25년간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실력과 노하우를 쌓아왔다. 김언성 대표를 만나 이대 서울병원의 설계 주안점과 향후 회사 운영방안을 들어봤다.

■ 길이엔지는 어떤 회사인가
회사를 창업하고 상호를 ‘길’이라고 지은 이유는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자’라는 다짐이었다. 아직은 정착 단계이고 앞으로 2~3년은 지나야 기반을 잡고 본격적으로 도약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설계현장에서는 다들 만족하고 길이엔지를 인정하고 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더 잘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싶다.

전에 몸을 담고 있던 (주)성아이엔지가 워낙 지명도가 있던 회사라서 창업 후에도 도움을 많이 받은 것도 사실이다. 신생업체이기 때문에 두려움도 많았지만 많은 분들이 이해하고 도움을 줬다.

사실 일이라는게 한 번 하고 끝나는게 아니라 리모델링, 증축은 물론 신축으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프로젝트를 잘 진행해서 신뢰관계를 꾸준히 쌓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설계 상 실수가 있었다면 길이엔지는 업계에서 인정을 못받았을 것이다.

■ 향후 회사 운영방향은
메르스가 의료시설 개선 필요성 인식에 대한 하나의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이를 기점으로 의료시설들도 많이 개선됐고 앞으로도 이러한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1차 때 많은 피해를 줬던 메르스가 2차로 발생했을 때는 빠른 초기대응으로 1명의 환자로 끝났지만 여기서 안주하고 경계를 늦춘다면 다음에 또 발생했을 때는 누구도 결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모든 병원들이 이러한 감염성 질병에 확실하게 대처하기 위한 시설을 갖추려 노력하고 있다. 의료시설 설계에 특화된 길이엔지는 이러한 병원의 요구에 적극 부응할 방침이다. 이러한 내용을 회사 자체적인 매뉴얼로 구체화시켜서 이를 토대로 더욱 설계품질과 고객만족에 기여할 예정이다.

■ 이대 서울병원의 설계상 특징은
이대 서울병원은 지난 회사인 성아이엔지에 있을 때부터 해온 프로젝트다. 병원이 위치한 마곡지구는 집단에너지와 재생수 활용이라는 지역특성이 있어 이를 많이 활용했다. 특히 신재생에너지인 지열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의료시설은 환경에 취약한 환자를 우선 순위에 두다 보니 이에 적합한 냉난방, 위생설비를 갖춰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에너지다소비건물 중 한 분야이기 때문에 비용을 절약하는 방안을 고민했고 해결책으로 신재생에너지를 많이 적용했다.

또한 이대 서울병원은 감염병동을 별도로 구비하고 있다. 병원균 전파를 적극적으로 차단하고 배기시켜 2차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위험구역에 단독조닝을 적용하고 병실마다 양·음압시설을 설치했다.

감염병동뿐만 아니라 수술실, 중환자실 등 전염이 조금이라도 예상되는 곳에는 음압시설을 적극적으로 모두 설치했다. 평상시 음압 혹은 양압을 사용하더라도 필요에 따라 양·음압을 전환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환자와 너스(Nurse)구역 조닝을 분리한 것도 특징이다. 환자들이 사용하는 공간은 온도조건이 일반인과 다르다. 환자는 환경에 취약하고 환자복을 입기 때문에 추위와 더위에 민감하다. 이에 따라 동계·하계 상관없이 22~24℃를 유지해야 하지만 너스구역은 20~26℃ 정도에 맞췄다.

이를 분리하는 또 하나 이유는 인지하지 못하는 동안에도 병이 전파될 수 있기 때문에 안에 있는 병원균이 밖으로 못나가게 막아야 한다. 조닝을 분리해두면 양압을 항상 유지하다가도 공조를 끊고 배기만 하면 음압이 가능하다.

4-pipe시스템은 병실에서 냉난방을 동시에 할 수 있게 한다. 일반 병원들은 시즌별로 냉난방을 전환하지만 이대 부속 서울병원은 조건에 따라 어느 특정 병실에서는 냉방을, 다른 병실은 난방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의료시스템은 의료관광이라는 말이 생겨났을 정도로 상당히 선진화됐다. 극동지방이나 동남아국가 등에서도 환자들이 많이 오는 추세이기 때문에 개개인에게 쾌적성을 제공하기 위한 설계다.

1,2차 메르스를 겪으며 정부는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환기개념을 상당히 강화시켰다. 의료시설의 경우에는 감염병동에 대한 내용을 좀더 구체화시켰다. 환기나 양·음압, 오배수 처리에 대한 기준을 만들었으며 이대 서울병원은 이보다 더 강화된 사양으로 적용시켰다.


■ 이대 서울병원의 의미는
이대 서울병원이 추구하는 것은 보호자가 필요없는 병원구축이다. 국내 정서 상 환자가 입원하면 보호자가 필수로 동행하고 친인척, 동료들의 문병이 잦다. 이러한 접촉은 전염과 감염 문제도 발생하고 환자나 의료진들의 피로감을 높인다.

이에 따라 중환자실은 모두 1인실로 만들었으며 일반병실도 3인실 기준으로 설계하고 시설을 갖춰 환자도 보호자도 믿고 입원해도 되겠다는 신뢰를 심어주고 있다.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병원이라는 장소는 막연한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대 서울병원은 쾌적한 환경과 믿음직스러운 시설로 이러한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고 그동안 취약했던 강서지역 의료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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