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설비공학회 하계학술발표대회 데시컨트냉방 특별세션에서 휴마스터는 박물관수장고의 항온항습기 전력소비를 획기적으로 절감하는 데시컨트제습 기술을 소개해 주목받았다. 기존 냉각 재열방식의 고질적인 에너지 비효율문제를 해결하며 문화재보존 환경의 질을 높이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박물관수장고는 목재, 지류, 섬유 등 습도에 민감한 유물을 장기보존하는 특수공간이다. 고습환경에서는 곰팡이나 부식이 발생하고 저습환경에서는 재질이 갈라지는 등 미세한 습도변화만으로도 문화재에 큰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수장고는 온도 20±2℃, 상대습도 50±5% 수준의 엄격한 온습도기준을 유지해야 한다. 문제는 현재 널리 사용되는 냉동기기반의 항온항습기시스템에 있다. 이 시스템은 공기를 이슬점 이하로 냉각해 수분을 제거한 뒤 다시 전기히터로 재열해 목표온도를 맞추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 과정은 습도(잠열)를 처리하기 위해 불필요한 냉각과 가열을 반복하므로 전력소비가 매우 크고 에너지효율이 낮다는 한계를 가진다.
휴마스터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데시컨트제습 기술을 적용한 하이브리드 제습기 ‘휴미컨’을 제안했다. 데시컨트제습은 고체흡습제를 이용해 공기 중의 수분만을 직접 흡착하는 방식으로 온도변화 없이 습도(잠열부하)를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이 기술은 불필요한 재열과정을 생략할 수 있어 에너지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휴미컨은 1차로 냉각코일을 통해 공기를 이슬점온도로 낮춰 제습하고 2차로 데시컨트제습 로터를 통과시켜 추가로 수분을 제거하는 2단 복합 제습시스템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기존 냉각식 공조기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습도를 낮추면서도 에너지소비는 줄일 수 있다.
국립고궁박물관 실증… 소비전력 49% 절감
휴미컨의 효과는 국립고궁박물관 지하수장고에서 진행된 실증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연구팀은 기존에 운영되던 2,400CMH 용량의 항온항습 공조기(AHU 25)를 대상으로 공조기 리턴 덕트 일부에 1,200CMH 용량의 휴미컨을 추가설치했다. 이를 통해 기존설비를 대대적으로 교체하지 않고 보조설비를 추가하는 것만으로 에너지효율을 개선할 수 있었다. 일주일간의 비교운전 결과, 기존 공조기 단독운전방식과 휴미컨 병행운전방식 모두 목표 온습도(온도 약 24℃, 습도 약 51%)를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결과는 에너지소비량이었다. 휴미컨을 함께 가동했을 때의 총 소비전력은 기존 공조기 단독운전대비 49.2%나 감소해 에너지절감 효과가 매우 뛰어남이 확인됐다.
이번 연구를 통해 박물관수장고와 같이 정밀한 습도제어가 필수적인 공간에서 데시컨트제습 기술이 매우 효과적인 대안임을 증명했다. 특히 기존시스템을 전면교체하는 대신 휴미컨을 추가 설치하는 방식으로도 절반에 가까운 에너지절감이 가능해 투자비절감측면에서도 현실적인 개선방안이 될 수 있다. 또한 기존 항온항습기가 가지지 못했던 환기 및 공기청정기능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휴미컨의 제습로터는 VOCs(휘발성유기화합물) 제거와 탈취기능도 갖추고 있어 밀폐된 수장고 내부의 공기질을 개선해 문화재 보존환경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