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설비공학회 하계학술대회 실내환경3 세션에서는 주방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효과적으로 제어하고 실내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연구들이 발표됐다.
창호형 환기, 레인지후드 성능 2배 ↑

조유빈 연세대학교 회원은 '창호형 환기시스템 적용을 통한 레인지후드의 효율향상 및 실내공기질 개선에 관한 CFD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최근 주택은 기밀성이 높아져 레인지후드를 작동해도 외부공기가 충분히 보충되지 않아 배기성능이 정격대비 50% 이하로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조리 시 발생한 오염물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않고 실내로 확산돼 공기질을 악화시키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번 연구는 상용 CFD(Computational Fluid Dynamics: 전산유체역학)소프트웨어인 STAR-CCM+를 이용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비교분석했다. 첫 번째는 외부공기 유입을 문틈을 통한 침기에만 의존해 레인지후드성능이 50.22% 저하된 경우(Case 1), 두 번째는 창호형 환기시스템으로 기계적 보조급기를 공급해 레인지후드가 정격성능(200CMH)을 발휘하는 경우(Case 2)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오염물질 분포와 실내공기의 신선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공기연령(Age of Air)’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보조급기를 도입한 Case 2에서는 재실자 주변의 오염물질 농도가 Case 1대비 50.96% 감소했다. 또한 환기효율을 보여주는 공기연령은 실내평균값이 9.36분에서 4.07분으로 절반 이상 단축됐으며 최대 공기연령 역시 12.5분에서 7분으로 크게 줄어 환기사각지대가 해소되고 공기순환이 크게 개선됐음을 확인했다.
조유빈 회원은 “이번 연구는 기계적 보조급기가 레인지후드의 성능을 정상화하고 주방의 실내공기질을 효과적으로 개선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임을 정량적으로 입증했다”라며 “향후 연구에서는 다양한 주방형태와 설비배치에 따른 미세먼지 확산특성을 추가로 해석하고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딥뉴럴 네트워크) 예측모델을 구축해 보편적인 환기 설계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교급식실, 급·배기불균형 개선 시급

박소우 성균관대학교 회원은 'CFD시뮬레이션을 이용한 학교 급식조리실 급배기전략에 따른 조리흄 제거성능 분석'을 주제로 발표했다.
학교급식실은 다수의 조리사와 조리기구가 밀집해 단시간에 대량의 조리가 이뤄지므로 CO, PM2.5 등 유해물질이 다량 발생하지만 환기설비가 미흡해 작업자 건강을 위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급기량 부족이나 여러 후드를 하나의 배기팬에 연결하는 구조로 인해 후드별 성능편차가 발생하는 것이 주된 문제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경기도 용인시의 한 학교 급식조리실을 대상으로 현장실측과 CFD시뮬레이션을 병행했다. 현장 추적가스 측정 결과 급기만 가동했을 때의 환기횟수(6.88회/h)는 급·배기를 동시에 가동했을 때(49.92회/h)에 비해 86.2%나 낮은 수준으로 환기불균형의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CFD모델을 구축해 △급기단독 △배기단독 △급·배기 동시운전 세 가지 시나리오에 따른 오염물질 농도와 후드별 배기풍량을 분석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급기만 가동한 경우 CO₂농도가 실내 전역에서 900ppm 이상으로 축적되는 등 오염물질 제거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또한 배기시스템 분석에서는 하나의 송풍기에 연결된 후드들 간의 극심한 성능편차가 확인됐다. 송풍기에서 가까운 후드(hood1)의 풍량은 약 5,800m³/h에 달했지만 덕트가 길어지는 끝 쪽의 후드(hood6)는 1,000m³/h 이하로 현저히 낮아 사실상 배기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었다.
박소우 회원은 “학교조리실의 공기질 확보를 위해서는 급·배기시스템의 균형운전이 필수적이며 단순히 급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각 후드에 균일한 풍량이 분배될 수 있도록 덕트시스템을 최적화설계해야한다”라며 “이번 연구는 최근 교육청에서 추진 중인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설비 개선사업에 중요한 설계지침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힘펠, CFD 최적화로 주방 팬효율·소음 동시 개선

이진석 힘펠 연구원은 '주방용 정풍량 배기팬 효율 개선사례: CFD기반 바이오후드 팬 형상최적화를 통한 성능향상 및 소음저감 연구'를 주제로 발표했다.
주방 환기시스템의 성능은 배기팬의 효율과 소음에 의해 결정되지만 팬 자체의 형상최적화에 대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했다. 이번 연구는 CFD해석을 통해 바이오후드 팬(시로코 팬의 일종)의 형상을 개선해 성능과 효율을 높이고 소음을 저감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연구는 상용 CFD프로그램인 ANSYS CFX를 활용해 진행됐다. 먼저 기존 팬모델(Base Model)에 대한 CFD해석을 수행하고 실제 실험데이터와 비교해 해석모델의 신뢰도를 검증했다. 검증 결과 실험값과 해석값의 오차는 약 10% 이내로 나타나 모델의 타당성을 확보했다. 이후 팬의 성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팬케이스의 토출구 위치와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는 ‘컷오프(Cut-off)’ 부분의 곡률, 팬과 케이스 사이의 간극 등을 변수로 설정해 6가지 개선안(CASE 1~6)에 대한 형상최적화를 수행했다.
CFD해석 결과 팬 내부의 미세한 형상변화가 유동특성에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 기존 모델에서는 컷오프 부근에서 공기의 흐름이 정체되고 와류가 발생해 효율저하와 소음의 원인이 됐으나 최적화된 CASE6모델에서는 유동이 매우 원활해지고 압력손실이 크게 줄었다. 이로 인해 CASE6모델의 팬효율은 기존 모델대비 1.9%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후 최적화된 CASE6모델의 시제품(Mockup)을 제작해 성능을 시험한 결과 CFD 예측대로 기존 모델대비 모든 운전조건에서 효율이 향상됐으며 동일풍량에서 소비전력과 팬 회전수(rpm)가 모두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에너지효율 개선뿐만 아니라 팬의 작동 소음 역시 줄어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진석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부품단위의 정밀한 CFD최적화가 레인지후드의 성능과 정숙성을 동시에 향상시키는 효과적인 방법임을 입증했다”라며 “향후 포집효율 90% 이상의 고성능 레인지후드 개발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