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냉난방환경협회(EPEE)는 지난 10월 유럽연합(EU)의 난방·냉방전략(Heating and Cooling Strategy) 개정논의에 맞춰 Position Paper(입장문)를 공개했다.
난방·냉방전략은 EU가 2050 탄소중립 목표달성을 위해 지난 2016년 처음 수립한 종합로드맵으로 EU 에너지효율·탈탄소화 정책의 핵심으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내년 1분기 전략개정안 발표를 목표로 현재 공개 의견수렴을 진행 중이다.
EPEE는 입장문을 통해 히트펌프를 중심으로 한 청정난방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EU가 추진 중인 ‘난방·냉방전략’ 개정이 효율성, 경제성, 제도적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PEE, 개정안 방향 제안
난방·냉방전략은 건물, 산업, 전력, 재생에너지, 폐열 등을 통합관리하기 위한 에너지시스템 통합전략(Energy System Integration Strategy)의 핵심으로 이번 개정안을 통해 히트펌프 보급 확대와 청정 냉난방 전환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히트펌프는 탈탄소전환의 중심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건물냉난방뿐만 아니라 산업공정 등에서도 핵심역할을 수행한다.
러셀 패튼(Russell Patten) EPEE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공개하며 “히트펌프는 탈탄소화의 핵심기술”이라며 “주거·상업건물뿐만 아니라 산업공정에서도 즉각적이고 확장가능한 고효율솔루션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EPEE는 이번 입장문에서 △청정에너지 전환에서의 지속가능한 냉난방 △폐열·폐냉활용 촉진 △전기·가스가격비율개선 및 경제성 확보 △인력·기술력강화 및 소비자역량 제고 △법·정책간 일관성 확보 △회원국 경제성지원가이드라인 마련 등의 세부내용을 권고했다.
유럽 내 가스보일러로 난방하는 주택의 41%는 이미 단열이 우수하다. 이에 따라 고효율 히트펌프가 소비자들에게 각인되지 못하며 높은 초기투자비로 인해 보급이 지체되고 있다.
히트펌프 보급확대를 위해서는 다양한 R&D와 제조역량 강화를 위한 균형잡힌 투자가 필요하며 다양한 응용분야에 대한 인식제고가 요구되는 가운데 산업공정, 슈퍼마켓, 데이터센터(DC) 등에서 배출되는 폐열의 회수와 활용이 여전히 충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슈퍼마켓은 에너지소비량의 절반가량을 냉동에 사용하지만 최신 시스템은 이 열을 회수해 난방과 온수로 재활용할 수 있으며 DC 냉각과정에서 발생한 열을 지역난방망으로 공급할 수 있어 독일, 프랑스, 북유럽, 네덜란드 등에서는 관련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이미 시행 중이다.
산업용히트펌프는 식품, 제지, 화학 등 산업에서 160℃ 이하의 공정열을 공급할 수 있으며 저온 폐열을 고온 에너지로 전환해 연료 소비와 비용, 배출량을 모두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PEE의 관계자는 “슈퍼마켓, DC 등에서 발생하는 폐열 등을 지역에너지망에 통합하면 에너지효율우선원칙(EEF)과 재생에너지지침(RED III) 요구를 충족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산업전반의 저탄소에너지시스템 구축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금구조·법제 일관화 및 소비자 인식 개선 필요
EPEE는 전기요금에 부과되는 세금과 부담금이 여전히 가스보다 과도하게 높다고 지적하며 전기 부가가치세 인하와 에너지세개편이 이뤄질 경우 보급속도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숙련된 설치기사 부족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직업훈련·자격인증제도 강화와 소비자에게 에너지효율기술의 장점과 비용절감효과를 명확히 알리는 정보제공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입법일관성 역시 핵심개정사안이다. EPEE는 규제 중복과 시장 왜곡을 방지하기 위해 △건물에너지성능지침(EPBD) △에너지효율지침(EED) △재생에너지지침(RED) △F-gas 규정 △PFAS 제한 등 관련법령간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유럽연합집행위원회가 사회적 리스(social leasing) 모델, 저리융자 등을 지원해 회원국들이 청정기술접근성을 개선할 수 있도록 실질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PEE의 관계자는 “히트펌프 활용을 통한 유럽 청정에너지 전환이 중요하다"라며 “EU는 투자와 혁신을 촉진하고 규제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일관된 법·제도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냉난방부문은 EU 전체 에너지소비 절반을 차지하고 있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탈탄소전환의 핵심”이라며 “이번 전략이 그린딜·REPowerEU 목표달성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난방·냉방전략 개정과 관련한 공개 의견수렴을 11월2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