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에서도 CO₂ 냉동기술을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전문 교육기관이 2026년 1분기 문을 연다.
베이어레프(Beijer Ref, 한국대표 최성호)와 한국냉매관리기술협회(회장 이용태)가 협력해 설립을 추진 중인 ‘Beijer Ref Academy in collaboration with 한국냉매관리기술협회’는 친환경 냉동기술 전환이 본격화되는 국내 시장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이미 호주, 유럽 등 여러 국가에서 운영 중이며 CO₂냉매 기반 친환경 냉동기술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본지는 호주의 베이어레프 아카데미를 방문해 CO₂ 실습교육 과정과 CO₂ 냉동기 제조현장을 직접 확인했다. 이를 통해 한국형 아카데미가 어떤 방향으로 구축될 수 있을지 미리 살펴봤다.
호주 정부 인정 ‘실전형 교육기관’
호주 베이어레프 아카데미는 2021년 파일럿 운영을 시작으로 2022년 본격적으로 CO₂ 전문 교육을 가동했다. 단순한 기술 전수의 장을 넘어 최신 장비와 실제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실습 중심 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업계 내 독보적 위상을 갖는다.
특히 교육과정 상당수가 호주 정부의 국가 공인(Nationally Accredited) 형태로 구성돼 있어 교육생들은 이수증과 함께 공식적인 ‘기술 역량 인증’을 획득하게 된다. 이는 기업과 설비·시공 기술자가 CO₂ 시스템에 전문성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하는 중요한 근거로 활용된다.
초기에는 대형 냉동시스템을 운영하는 슈퍼마켓체인 중심으로 교육이 시작됐지만 현재는 중소형 냉동기업 및 독립 시공업체, 향후 CO₂시스템을 도입하려는 기술자들까지 폭넓게 수강하고 있다.
CO₂ 교육 핵심 커리큘럼 핵심
호주 아카데미의 커리큘럼은 실전성, 단계성, 확장성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기반으로 설계돼 있다.
CO₂ 안전·시스템 수리 및 유지보수가 기본과정이다. 온라인 사전 학습 후 이틀간 실습 중심 교육을 진행하며 수업 시간 대부분을 실제 장비와 시스템을 다루는 데 할애한다. 또한 트랜스크리티컬 CO₂의 운전과 제어를 다루는 심화과정이다. 이 과정에서는 실제 슈퍼마켓 현장을 방문해 운전상태를 직접 확인하는 프로그램도 포함된다.
견습생을 위한 CO₂과정도 운영한다. 이 과정에서는 댄포스, 코플랜드 제어시스템까지 포함한 총 3일간의 심화교육이 이뤄진다. 최근에는 Low GWP 가연성 냉매(A2L·A3)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프로판(R290) 등 가연성냉매 취급교육도 이틀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다. 또한 산업용 냉동분야도 확장해 단기 집중형 교육을 제공한다. 특히 암모니아 시스템을 포함한 고급 과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렇듯 교육과정이 빠르게 확장되는 이유는 명확하다. 현장은 ‘교육’보다 ‘실전 경험’을 원하기 때문이다. 베이어레프 아카데미는 학문적 이론보다 현장에서 바로 쓸 수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업계 인정 수상, 교육기관 위상 입증
교육성과는 공식적인 수상 기록에서도 나타난다. 호주 베이어레프 아카데미는 2024년 호주 산업교육·훈련 우수기관상(Outstanding Industry Education & Training Award)을 수상하며 위상을 공고히 했다.
올해 호주냉동공조기술자협회(AIRAH)가 주관하는 ‘AIRAH Annual Awards 2025’에서 호주 베이어레프 아카데미의 강사인 Inderpal Saund는 △Excellence in Training 2025 △Excellence in Knowledge Building 2025 등 2개 부문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 이번 수상은 CO₂ 교육품질을 업계에서 인정받은 결과다.
이처럼 아카데미 교육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은 강사진의 전문성이다. 강사들은 실제 설계·시운전·고장 진단을 수행해온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교육생들은 “이론을 넘어 실전 경험에서 나오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핵심 강사진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수많은 사례를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한다.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열린 분위기’ 또한 교육생 만족도를 높이는 요소다.
베이어레프 아카데미의 관계자는 “교육생들은 이론보다 실습과 트러블슈팅 시간을 더 원한다”라며 “그래서 교육과정 전체를 실용성에 집중해 설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출 증가로 인정받는 교육기관
베이어레프 아카데미는 수익 창출이 목표는 아니다. 그러나 시장의 관심은 높은 수준의 성장세로 이어지고 있다. 교육과정이 다양해지고 파트너사가 늘어날수록 교육생도 증가하는 구조다. 전문 CO₂인력의 수요 증가와 커리큘럼 확장으로 교육생 수와 교육 매출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공식적인 유료 교육임에도 수강생이 꾸준히 늘고 있다는 점은 ‘산업에서 인정받는 교육기관’이라는 사실을 방증한다.
파트너사 협업도 확대되고 있다. 댄포스, 코플랜드 등 주요 밸브·압축기 제조사와 함께 제어·시스템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각 업체의 기술자료가 교육 커리큘럼에 포함되면서 실용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교육등록은 단일 이메일 플랫폼으로 관리하고 LinkedIn을 통해 업계 관계자들의 참여와 리포스팅을 유도한다. 특히 기업들이 “우리 회사도 CO₂ 교육을 받았다”고 스스로 홍보하는 사례가 늘면서 아카데미는 산업 내 하나의 ‘신뢰 상징’처럼 자리 잡았다.
교육·혁신·기술 기여 모든 부문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이는 베이어레프 아카데미가 호주 냉동 업계에서 갖는 영향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형 ‘베이어레프 아카데미’ 출범
한국 냉동시장은 CO₂ 냉동설비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으나 글로벌 친환경규제 강화와 ESG경영 트렌드로 전환 속도는 빠르게 가속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는 CO₂ 전문 시공·운전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어서 체계적인 교육 플랫폼 필요성이 더욱 크다.
이번 호주 방문은 단순한 해외 교육기관 탐방이 아니었다. 한국에서 곧 시작될 베이어레프 아카데미가 어떤 방향으로 출범해야 하는지를 확인한 중요한 계기였다. CO₂ 실습 장비 구성, 강사진 역할, 산업 협력 구조, 브랜드 운영방식까지 아카데미 운영모델은 이미 충분히 검증된 형태였다.

한국은 이제 CO₂ 기반 냉동기술의 초기 보급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며 ESG경영과 친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전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체계적인 교육 플랫폼의 필요성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호주사례에서 확인한 가장 큰 교훈은 분명하다. CO₂기술 확산의 시작점은 ‘실전 중심의 교육’이며 이것이야말로 시장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라는 것이다. 내년 상반기 출범할 한국형 베이어레프 아카데미가 이러한 글로벌 표준을 바탕으로 한국 냉동시장 전환을 이끌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베이어레프의 관계자는 “베이어레프는 글로벌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솔루션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아카데미는 고객들이 이 여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또 하나의 중요한 채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