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토교통부가 최근 표준시방서(KCS 31-20-15)를 개정(고시 제2025-599호)하면서 에어컨 냉매배관소재로 스테인리스 배관의 공식 사용을 허용했다. 이에 따라 기존 구리배관이 주도하던 시장에 변화가 예상되며 포스코가 개발한 독자 강종 ‘PossFD(POSCO Stainless Steel Flexibility & Drawability)’가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번 개정은 국제 원자재가격, 특히 구리의 지속적인 상승으로 인해 건설 및 설비업계의 원가 부담을 완화하고 자재수급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추진됐다.
구리는 뛰어난 열전도성과 가공성 덕분에 오랫동안 냉매배관에 널리 사용돼 왔으나 최근 전기차·데이터센터·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채굴 비용과 인허가 문제로 공급이 제한되면서 최근 역대 최고가를 넘나들며 장기 상승 국면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스테인리스가격은 구리가격의 30% 수준에 불과한 반면 변동성이 적고 내식성과 내구성이 뛰어나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또한 조인트 체결방식을 택할 경우 경량화와 함께 시공 편의성 측면에서도 강점이 있어 건축현장과 설비시장에서 점차 채택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표준시방서 개정은 냉매배관시장의 변화를 이끌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스테인리스배관 도입으로 자재 선택의 유연성이 높아지고 건축비용 부담과 가격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대 대체 ‘PossFD’, 가격·내식성·강도 강점
PossFD는 포스코가 구리 대체를 위해 연질 특성을 극대화해 개발한 강종이다. PossFD 배관은 구리배관대비 70~80% 수준의 가격으로 경쟁력을 갖췄으며 내식성과 강도가 뛰어나 내구성 향상과 경량화가 가능하다.
포스코는 2019년부터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해 PossFD 배관에 대한 냉매배관 용도로서 적합성 인증을 위한 인장력, 경도, 내식성, 열성능, 유속 등의 시험결과를 축적해오며 부품 업체들과 협력해 다양한 이용기술을 개발해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춰왔다.
특히 최근 공조설비 시공현장의 용접 화재사고 위험이 중대재해법 제정과 함께 더욱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에어컨 배관연결 시 기존 화염 브레이징 용접공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화재위험을 줄이기 위해 포스코는 무용접 조인트와 무화염 고주파 브레이징기술을 도입했다.
이 기술은 CO₂ 배출량을 크게 줄이고 작업 안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무용접 조인트는 CO2 발생이 거의 없으며 무화염 고주파 브레이징은 기존 토치방식에 비해 CO₂ 배출을 20배 이하로 줄일 수 있다. 포스코는 중대구경 파이프용 조인트, 경량화된 무화염 고주파 브레이징 장치, 저원가 용접 재료, 산화 방지 플럭스 등도 개발해 현장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 연구소에서는 2021년부터 지속적으로 실시된 시범사업과정에서 무용접 시공을 위한 무용접 조인트 일체형 서비스 밸브, 스테인리스 분지관 등을 개발하며 개선이 필요한 사항들에 기민하게 대응하고 있다. 또한 용접시공이 불가피한 경우 활용할 수 있도록 기존 고함량 은이 포함된 고가인 스테인리스 전용 용접재를 대체할 동일 성능의 저가 용접재도 개발해 양산하고 있다.
포스코는 국내외 가전 고객사와 소재 및 이용 기술에 대한 사용승인과 시범설치사업을 진행 중이다. 근래 삼성전자와 LG전자에서는 스테인리스배관과 시공에 대한 새로운 평가방법과 기준 도입을 검토하며 표준자재 승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수년간 진행돼 온 포스코 사내 냉매배관 설치공사에서는 구리배관대비 시공비를 약 20~40% 절감하고 공사기간을 15% 이상 단축하며 내구성 향상으로 하자보수도 크게 줄이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다.
또한 국내 주택사업을 선도하는 한국도시주택공사로부터 PossFD에 대천의 배관 연질화 기술과 에버테크코퍼레이션의 간결한 원터치방식 조인트를 패키지로 LH 신기술인증을 받은 실적을 계기로 최근 시범사업(이천 장호원읍)이 진행되며 향후 적용 확대의 초석이 되는 선도적인 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포스코의 관계자는 “글로벌 건설 및 가전업계는 원가 절감과 기술개발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으며 포스코는 고객사의 요구에 맞춘 소재 개발과 시공 안전성, 친환경성 혁신을 지원하고 있다”라며 “이번 표준시방서 개정과 이에 대해 수년 전부터 포스코에서 연구소를 활용해 중소기업과 협업해 준비해온 기술 혁신은 국내외 냉매배관시장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