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진피앤피는 골판지 원지 제조부터 제품가공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된 생산체계를 갖춘 제지전문기업이다. 최근 제지업계가 원료 재활용을 넘어 에너지재생이라는 더 큰 도전에 직면한 가운데 생산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발자 국을 최소화하며 에너지구조를 혁신해 글로벌시장 요구에 부응하는 지속가능한 제 조모델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23년부터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산하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산업용 1,000RT급 히트펌프시스템 적용 제지건조공정 실증’ R&D 주관기관으로서 실제 제지생산 현장에서 실증전반을 총괄하며 제지업계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실증을 수행하고 있다. 김진두 아진 P&P 대표를 만나 기업비전 등을 들었다.
■ 기업을 소개하면
아진P&P의 정체성은 ‘Recycling Nature, Resolve Energy’라는 슬로건에 함축돼 있다. 이는 자연에서 온 자원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는 재순환가치를 실현하고 그 과정에서 수반되는 에너지문제 를 기술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강력한 의지이자 철학이다.
■ 제지업계 에너지소비 동향과 가장 큰 문제점은
현재 글로벌 제지산업은 유례없는 에너지패러다임 전환기에 있다. 제지산업은 공정특성상 99%의 물과 1%의 섬유질이 섞인 지료에서 대량의 수분을 제거해야 하기에 제조업 중에서도 에너지소비가 매우 큰 업종이다.
특히 마지막 단계인 ‘건조(Drying)공정‘은 전체 스팀소비량의 약 70~80%가 집중되는 핵심구간으로 그동안은 화석연료기반 스팀생산이이 수요를 감당해 왔다.
국내 제지업계는 화석연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있다. 지난 수십년간 업계는 △설비효율 개선 △단 열강화 △응축수 회수 등으로 에너지원단위를 낮추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열생산방식 자체는 보일러 중심 선형공급체계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에너지활용방식이 수 십년째 선형구조에 갇혀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산업은 연료를 태워 스팀을 만들고 사용 후 남은 저온폐열을 밖으로 배출하는 방식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제지업계는 에너지다소비산업이라는 인식을 극복하기 위해 설비효율을 높이고 단열을 강화하며 응축수를 회수하는 등 부 단한 노력을 기울여왔지만 냉정히 분석한다면 이러한 노력은 대부분 기존 화석연료 보일러중심 체계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진 행된 부분적 최적화에 불과하다.
가장 큰 기술적 장벽은 폐열온도레벨 에 대한 인식과 기술적 한계다. 제지공정 전반에서는 저온과 중온폐열이 대량으로 발생하지만 단순한 열교환방식으로는 이 를 100℃ 이상 고온스팀으로 다시 끌어올리기가 매우 어렵다.
결국 회수하지 못한 에너지는 공기 중 으로 방출되고 부족한 고온열원은 다시 연 료를 태워 보충하는 악순환, 즉 선형적 소모구조가 반복되는데 이러한 구조에서는 에너지를 소비하는 만큼 탄소배출량도 정비례할 수밖에 없어 이제 이 견고한 연결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
제지산업 문제를 정의할 때 에너지를 많이 쓴다는 말보다 사용한 에너지가 순환하지 못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믿는다. 에너지효율을 1~2% 높이는 것만으로 는 이러한 구조적 한계를 깰 수 없다. 이제는 에너지사용량이 아닌 질(Quality)과 순 환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
버려지는 저위발열량을 고온의 유효열원으로 탈바꿈시켜 공정내부에서 무한히 순환될 수 있도록 에너지사용질서를 재편해야 한다.
버려지는 열을 독립적인 자원으로 인식하고 이를 다시 생산현장으로 돌려보내 는 기술적전환이야말로 현재 우리 제조업 이 안고 있는 에너지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길이다.
■ 제지업계 열에너지 활용동향은
첫번째 흐름은 기존 시스템의 극한효율을 추구하는 방향이다. 손실최소차원에서 배출공기에서 열을 회수하거나 응축수회수율을 극대화하는 방식인데 이는 투자대비 효과가 즉각적이라 이미 많은 현장에서 표준화된 기술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보일러중심 구조 안에서 보완책일 뿐이다.
더 주목해야 할 두번째 흐름은 바로 ‘열원재생을 통한 순환구조’로 도약이다. 폐열을 단순히 회수하는 단계를 넘어 산업용 히트펌프나 전력기반 열생산시스템(P2H) 을 활용해 다시 고온공정에 투입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은 제지공정처럼 24시간 연속운전되는 가혹한 환경에서는 단기간 파일럿수준 데이터만으로는 도입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이에 따라 현재 업계에서는 대용량설비가 실제현장에서 얼마나 안정적으로 고 온열을 공급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제 운 전 실증데이터가 가장 활발히 논의되고 있 다.
아진P&P는 이러한 세계적 흐름에 발 맞춰 가장먼저 현장실증에 뛰어들어 에 너지전환 표준을 만들고자 한다. 이를 통 해 제지산업이 수동적 규제대상에서 벗어 나 에너지전환 주체로 재정의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 제지업계 최초 1,000RT급 산업용 히트 펌프 실증에 착수한다. R&D 참여계기는
탄소중립이라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에 응답하기 위한 아진P&P의 선제적 결단이다. 오래전부터 제지산업이 단순히 에너지를 아끼는 수준을 넘어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근본적인 열공급체계를 바꿀 수 있는 파괴적인 기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동안 △열전발전 △유기랭킨사이클 (ORC) △흡착기반 열회수 △수소발전 등 에너지와 관련된 거의 모든 최신기술을 직접 조사하고 스터디해 왔다.
단순히 문헌조사를 넘어 연구소차원에서 소규모 개념실험(PoC)을 진행하며 제지현장의 가혹한 연속운전조건에서도 견 딜 수 있는 경제성과 성능이 나오는지 꼼 꼼히 따져봤다.
그중에서도 제지공정에서 발생하는 대량 폐열을 직접적으로 활용하면서 탄소배 출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은 대용량 히트펌프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아진P&P의 진심어린 관심과 준비과정이 에너지 전문기관들과 업계에 알려지기 시작했으며 대형 히트펌프설비 현장실증을 위한 국책과제를 준비하던 컨소시엄에서 수요기업이면서 주관사로 참여를 제안 했다.
1,000RT급 대용량 실증은 전례가 없는 도전이지만 제지건조공정이야말로 기술의 파급력을 전 산업계에 증명할 수 있는 최고의 시험대라는 사실에 즉각 공감 했다.
■ R&D를 소개하면
이번 과제는 제지건조공정이 요구하는 △실제 열부하 △온도 △가혹한 연속운전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가를 검증하는 대형 실증사업이다.
R&D 핵심은 단일 유닛기준 국내 최대 수준인 1,000RT급 대용량 히트펌프시스템을 제지 건조공정에 실제로 적용하는 것이다.
기술적으로는 기계적 손실과 유지관리 리스크를 획기적으로 낮추기 위해 무급유 (Oil-free) 터보압축기를 적용했으며 환경성 확보를 위해 지구온난화지수(GWP) 10 이하 차세대 냉매를 채택했다.
과제 차별점은 온도와 효율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점이다. 기존 산업용 히트펌 프가 60~80℃ 수준 온수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면 이번 실증에서는 제지공정에서 즉시 활용가능한 108℃ 이상 고온수를 생산하고 대온도차(ΔT 70℃) 조건에서도 에너지효율(COP) 3.0 이상을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단순히 폐열을 회 수하는 차원을 넘어 버려지던 에너지를 고온열원으로 승온시켜 다시 건조공정에 쏟는 열순환고리를 완성하는 것이다.
최종적으로는 히트펌프로 생산한 열을 120℃ 이상 스팀조건으로 공정에 투입해 기존 보일러와 완벽하게 병행운전되는지 검증할 계획이다. 이 데이터는 향후 대한 민국 제조업 전체 저탄소전환을 이끄는 결정적인 레퍼런스가 될 것이다.
■ 에너지다소비산업에 산업용 히트펌프를 접목했을 때 장점은
에너지다소비산업 내 산업용 히트펌프 적용은 에너지를 아끼는 기술을 넘어 열에너지를 바라보는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
가장 큰 장점은 폐열의 가치를 재발견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부차적인 부산물로 여겨져 버려지던 저온·중온 폐열을 에너지 재자원화(Heat Upgrade)를 통해 공정의 메인열원으로 당당히 복귀시킬 수 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수십년간 지속된 ‘연료중심 선형구조’에서 벗어나 연료가격 외부변동성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는 기술적 유연성을 확보하게 된다.
현장에서 느끼는 또다른 실질적 장점은 기존 보일러와 병행운전가능성이다. 히트펌프는 기존 보일러시스템과 병렬로 연결돼 리스크를 최소화하면서 점진적으로 탄소비중을 줄여나갈 수 있는 유연한 대응력을 제공한다. 즉 안정적인 생산을 담보하면서도 에너지구조를 혁신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셈이다.
환경적 측면에서 전력기반 열생산은 연소과정이 없어 미세먼지와 탄소 등 대기오염물질을 직접 배출하지 않는다. 이 는 글로벌기업들이 요구하는 공급망 탄소중립 지표를 충족시키는 결정적인 수단이 된다.
제지산업처럼 대량 폐열과 대량의 열수요가 공존하는 현장에서 히트펌프는 에너지순환의 심장역할을 수행하며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전력과 연계된다면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넷제로(Net Zero) 공장’으로 갈 수 있는 강력한 전략자산이다.
■ 실증을 통한 기대효과는
국내 제조업의 저탄소공정 전환을 단순한 기술적 주장이 아닌 현장에서 검증된 정량적 데이터와 신뢰성 확보를 통해 확인할 예정이다.
제지산업처럼 보수적이며 안정성을 중시하는 현장에서는 장기간 축적된 실데이터없이는 그 어떤 혁신기술도 도입되기 어렵다.
아진P&P는 이번 과제를 통해 그동안 비어있던 데이터공백을 완벽히 메우고 시스템성능과 경제성을 명확한 수치로 증명해 보일 것이다.
기대하는 성과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는 에너지성능의 실질적 입증이다. 가혹한 운전조건에서도 목표한 효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장기 모니터링해 산업 적 기술기준선을 제시할 것이다.
둘째는 공정연계 안정성 확립이다. 부하변동이 심한 건조공정에서 히트펌프가 기존설비와 충돌없이 제어되고 비상상황에 대응 할 수 있는지 확인해 현장 운영불안감을 해소하고 타 기업의 심리적·기술적 장벽을 낮출 것이다.
셋째는 현실적인 경제성지표 도출이다. 투자대비 회수기간, 운영비절감액 등 경영진이 실제 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는 명확한 경제지표를 산출할 것이다.
마지막은 현장에서 체감하는 환경적 가치다. 탄소배출 저감은 물론 폐열회수를 통한 공장의 백연(White Smoke) 감축과 습도관리개선 등 현장작업환경이 쾌적 해지는 부가적인 효과까지 검증될 것으로 기대한다.
결국 이번 실증은 히트펌프를 쓸 수 있느냐는 물음에 폐열순환으로 산업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을 데이터로 답하는 과정이다.
이 결과는 아진P&P를 넘어 대한민국 제조업 전체 저탄소열체계 전환을 견인하 는 강력한 기폭제가 될 것이며 환경과 산 업이 공존하는 구체적인 성공모델을 제시할 것이다.
■ 향후 사업계획과 중장기 비전은
제조 전 과정을 순환경제모델로 완성해 종이를 만드는 회사에서 순환경제를 선도하는 가치창출 플랫폼으로의 진화다. 에너지구조혁신이 곧 제품경쟁력이고 브랜드가치가 되는 시대이며 아진P&P가 그 흐름을 선도하고자 한다.
첫 번째 발걸음이 현재 진행 중인 산업용 히트펌프 실증이며 이는 아진P&P가 그리는 거대한 계획의 핵심동력이다. 우리는 향후 공장 전체 에너지흐름을 AI로 최적화하는 통합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폐열과 재생에너지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저탄소·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팩토리 를 완성할 계획이다.
자원재활용(Recycling)이 아진P&P의 성장을 이끈 과거와 현재였다면 에너지혁신(Energy Innovation)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미래가 될 것이다.
나아가 글로벌 탄소장벽을 뛰어넘는 저탄소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전 세계 고객들에게 가장 환경친화적이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종이를 공급하는 글로벌리더로 거듭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