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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산특구시대 돌입… 빠진 퍼즐 ‘열’, 5세대 집단냉난방 빈칸 채운다

분산특구 7개소 지정… 분산E시대 본격화
전력중심 분산E 한계, 열E 활성화과제 부상
5세대 집단냉난방 R&D 순항… 적용확대 기대

 

탄소중립 실현과 전력계통 안정성 확보가 에너지정책 핵심과제로 떠오르면서 수요지 인근에서 에너지를 생산·소비하는 분산에너지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분산에너지란 에너지를 사용하는 공간·지역 또는 인근지역에서 공급하거나 생산하는 에너지로 에너지고속도로 추진에 핵심 이행수단이다.


분산에너지시스템 활용 시 지역의 에너지수요와 공급 불일치를 축소하며 전력수요지 인근에서 전력을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다.그러나 국내 분산에너지정책은 특화지역 지정(제18조)과 규제특례(제19조), 설치의무 조항(제22조) 등 주요제도가 전력거래와 전력설비를 중심으로 설계돼있다.


이로 인해 열에너지는 정의조항에만 존재할 뿐 제도에서 활용되는 경로가 제한돼‘빠진 퍼즐’로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탄소중립과 전력계통 안정이라는 정책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전력중심 분산정책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열에너지의 역할확대가 시급하다.


이번 기획에서는 국내 분산에너지 동향과 분산정책 내에서 열에너지 역할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대안으로 5세대 집단냉난방에 주목한다.

 

E수요·공급 불일치 해결할 新시장


시장조사업체 ‘Research Nester’에 따르면 분산에너지 글로벌시장은 최근 보고서(2025)기준 약 3,896억5,000만달러 규모에서 2035년 1조2,3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영국의 Octopus Energy는 AI기반 전력수급시스템을 통해 가정용 태양광·ESS 잉여전력을 판매해 전력망과부하를 완화하며 전력소비패턴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국내 분산에너지시장은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신사업△지능형전력망 등 에너지 생산·거래·소비 전 과정을 포괄하며 관련설비 판매를 포함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전력시장은 저탄소전원 확대, 계통유연성 제고, 시장가격기능 강화 등을 통한 시장다원화가 진행 중이며 재생에너지 변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제주도 시범사업을 거쳐 실시간시장·보조서비스시장 육지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향후에는 △제3자 PPA △직접 PPA제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내 전력직접거래 등을 통해 기존 전력망체계에서는 어려웠던 첨단기술과 새로운 시장 메커니즘이 실증될 전망이다.

 

분산특구 7곳 지정… 실증확대 ‘기대’
국내도 분산에너지 확산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핵심수단으로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는 국내 전기사용량 증가로 인해 중앙집중형 전력공급시스템이 한계에 달해 지난 2024년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제정해 지난해 6월 시행하고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이하 분산특구)’ 제도와 관련규정을 포함했다.


분산특구는 전기사업법상 ‘발전·판매 겸업금지’ 예외로 분산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간 전력직접거래가 허용된다. 또한 규제특례가 적용돼 다양한 요금제를 도입할 수 있으며 전력신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지난해 11월5일 에너지위원회를 열어 분산특구를 지정했다. 이번에 선정된 곳은 △전남 △제주 △부산 △경기 등 4곳이었으며 재심의를 거쳐 △경북 △울산 △충남 등을 추가지정했다.


분산에너지 특화지역은 크게 △수요유치 △공급유치 △신산업활성화 등 3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수요유치형은 발전자원이 풍부한 지역라인에 데이터센터와 같은 전력다소비건물 및 사업장을 유치해 전력사용자에게는 낮은 전기요금으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수 있도록 하며 지자체 입장에서는 기업이 지방으로 이전해 국가 균형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유형이다.

 

공급유치형은 수도권, 대도시 권역 등 전력수요 밀집지역에 추가적으로 발전설비를 유치해 지역의 전력자립률을 높이고 전력계통의 지역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유형이다.


신산업활성화 유형은 특화지역 내에서는 각종 규제특례가 적용됨에 따라 기존 법령 및 규정에 따라 적용할 수 없었던 다양한 에너지신산업(ESS, 섹터커플링, V2G 등)을 사업자가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 실증하며 이를 기반으로 수출사업화할 수 있도록 네거티브규제가 적용되는 유형이다.


이들은 △데이터센터 직접전력거래 △수도권 발전설비 확충 △ESS·V2G 규제특례 등을 추진해 지역내 전력자급과 신사업모델을 창출할 방침이다.


김형중 한국에너지공단 분산에너지진흥센터장은 “소규모 발전소 중심의 분산형발전 보급을 통해 구현되는 분산에너지시스템은 지역 내 에너지생산·소비를 활성화해 에너지 지산지소를 실현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장거리 송전선로의 송전손실을 저감하고 지역별 전력수급 불균형을 완화해 국가 전체 전력망 효율화와 전력계통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자가소비와 수요지 인근 전력거래가 활성화되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서 디지털통신, 데이터 혁신을 기반으로 한 에너지신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며 “향후에너지신사업자가 태동할 것이고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표시했다.


분산정책 내 열에너지 역할 공백 여전
분산에너지 특화지역 지정과 설치의무제 도입 등 제도적 틀은 마련됐지만 분산에너지정책은 여전히 전력중심으로 설계돼있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상 열에너지는 분산에너지 범위에 포함돼 있지만 특화지역 운영, 설치의무 이행수단, 직접거래·요금체계 등 주요제도에서는 구체적인 적용규정이 미흡하다.


이로 인해 열에너지는 제도정의에는 포함돼 있으면서도 실제 정책 집행과 시장형성 과정에서는 활용경로가 제한적인 상태다.


계량·정산 체계 미비와 인센티브 부족 역시 열에너지기반 분산모델 확산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분산에너지가 탄소중립과 전력계통 안정이라는 정책목표를 실질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력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열에너지를 포함한 통합적 전략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지역난방 네트워크 전환과 열원네트워크(TSN) 도입을 통해 소비처인근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분산에너지기반의 저온냉난방네트워크 전환이 중요하게 떠오르고 있다.


원장묵 섹터커플링포럼 운영위원장(한양대 교수)은 “분산에너지활성화를 위해서는 정책적·제도적 기반 마련이 필수적”이라며 “저온형 분산에너지시스템 실증기술이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정부와 업계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5세대 집단냉난방 실증움직임 첫 발분산에너지 열공백을 해결할 수 있는해법으로 ‘저온·양방향·분산형’ 5세대 집단냉난방이 주목받는다.


기존 3세대 지역냉난방시스템은 화석연료 기반 고온열 공급방식으로 열손실과탄소배출이 크다. 4세대는 신재생열원을 중앙보일러에 수집해 공급하지만 열원망운영의 복잡성과 통합운용의 한계가 있다.이러한 국내·외 흐름 속에서 5세대 집단냉난방은 단순한 냉난방기술이 아닌 분산에너지시스템을 완성하는 핵심인프라로인식되고 있다.

 


5세대 집단냉난방시스템이란 기존의 고온 지역난방시스템과 달리 30~70℃ 수준의 저온열에너지로 공급해 열손실을 최소화하고 태양광, 풍력, 지열, 수열, 공기열, 도시·산업폐열 등 다양한 재생에너지원과 미활용열에너지를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책적 요구와 기술적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국내에서도 5세대 집단냉난방을 실제 도시환경에서 검증하기 위한 연구개발과 실증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은 지난해 R&D공고를 통해 분산형 차세대 집단냉난방시스템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과제는 총부하 300RT 이상 분산형 열네트워크 구축과 실증으로 차세대 집단냉난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활용열의 재활용을 위해 재생에너지와 미활용에너지 사용률이 40% 이상이 되고 이중 지열의 비중은 10% 이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과제는 서울에너지공사 등이 참여하고있는 가운데 주거·상업·특수목적 등 다양한 에너지수요가 있는 △서울인재개발원 △서울연구원 △서울데이터센터 등을 하나의 커뮤니티로 구성해 시간대별 부하차이를 활용한 냉·온열 상호교환과 열원 통합운영을 진행할 예정이다. 향후에는 도심형 공동주택 등에도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과제 총괄책임자인 박시삼 앱튼 부사장은 “이번 과제는 신재생설비 적용을 넘어 다양한 에너지원의 특성과 운전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고도화된 설계능력과 데이터기반 제어·예측 기술을 통합한 플랫폼 기반 에너지운영기술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며 “이번 기술개발은 향후 스마트시티, 제로에너지빌딩(ZEB), 에너지자립형 산업단지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 활용가능하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5세대 집단냉난방을 본격확산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기술개발을 넘어 설계·운영·거래 전 주기에 걸친 기술기준과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컨소시엄은 △저온 열네트워크 설계·시공기준 마련 △안정적·효율적 운영을 보장할 수 있는 운영·유지관리 기준 △열에너지거래·요금체계 기준 △하수열·지열·폐열 등 분산열 활용 연계기준 등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한 설계·운영·거래 전 과정을 규격화하는 표준화·인증체계 구축과 ZEB정책과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 등과 연계해 제도적 정합성도 확보해야 한다.


이길봉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효율향상PD는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해 분산형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라며 “중앙집중형 에너지공급한계를 극복하며 지역간 에너지서비스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향후 실증성과를 토대로 제도·요금·표준이 연계될 경우 분산에너지정책은 전기와 열을 함께 아우르는 통합에너지체계로 전환되는 분기점을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