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환기산업협회는 지난 2020년 출범 이후 약 7년간 국내 환기기술 발전과 보급을 이끌어 온 대표적인 단체다.
환기기술을 비롯한 기술·학술연구뿐만 아니라 △법적 제도 개선 △산업협장의 실익 보호 △환기표준 △환기시장 수요창출 등 환기산업 발전을 위해 다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월 김동식 케이웨더 대표가 제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김동식 회장은 한양대 기계공학과 및 MIT 석사과정 졸업 후 1997년 국내 최초 민간 기상정보회사인 케이웨더를 설립했다. 2010년대 후반 미세먼지 문제가 사회적으로 심각해지면서 날씨를 넘어 실내·외공기질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환기산업협회 활동을 시작했다. 김동식 회장을 만나 취임소감과 학회운영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 환기산업협회를 소개한다면
환기산업협회(KAVIC)는 국내 환기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모여 설립한 국토교통부 인가 사단법인이다. 미세먼지 문제와 코로나19 이후 실내공기질관리의 중요성이 급격히 커지면서 산업의 체계적인 발전과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2020년 공식 출범했다.
■ 제3대 회장 취임 소감은
협회 회원들의 추천과 지지 덕분에 신임회장으로 취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해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드리고 싶다. 보내주신 신뢰와 기대를 무겁게 받아들여 책임있는 자세로 협회를 위해 헌신하겠다.
갈수록 경기가 어려워지는 가운데 협회는 회원사들의 도움으로 운영되는 만큼 협회도 회원사들에 진정으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다양한 의견을 균형 있게 반영하며 전임 회장단과도 협력을 통해 연속성 있는 운영을 이어가고자 한다. 협회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가기 위해 앞으로도 회원사 여러분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 임기 내 활동계획 및 목표는
가장 큰 목표는 환기산업 및 회원사들의 성장이다. 회원사들이 현재 공통적으로 가장 필요로 하는 업무를 찾아 실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협회운영을 한층 더 회원사 중심으로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회원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청취해 특정 기업이 아닌 전체 회원사가 필요로 하는 공통과제를 도출하고 이를 실제로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적극 나설 방침이다. 또한 협회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이사회와 역할을 분담해 회원사들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만들어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환기시장 확대를 위해 법률·정책 개선과 홍보활동도 적극 추진할 예정이다. 국회 및 정부기관과 협력을 강화해 환기산업에 필요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대외 홍보를 통해 환기산업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널리 알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환기장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기술개발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지원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스마트환기기술을 포함해 산업 전반의 고품질화를 이끌고 ‘가격 중심’의 경쟁구조에서 벗어나 ‘기술 중심’의 경쟁환경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방안을 찾아 환기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해 나가겠다.
■ 환기산업협회만의 차별성은
최근 실내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다양한 단체들이 활동하고 있지만 환기산업협회의 경우 ‘산업현장의 실익’과 ‘법적제도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차별성이다.
먼저 단순히 학술연구를 돕거나 캠페인을 홍보하는 단체들과 달리 협회는 기업들이 겪는 불합리한 규제를 직접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어 환기산업협회는 ‘환기표준’을 만드는 곳이라는 점이다. 기존 환기장치가 단순히 공기를 교체하는 수준이었다면 협회는 AI(인공지능)와 IoT(사물인터넷)기술이 접목된 스마트환기시스템의 단체표준을 제정하고 있다. 그만큼 회원사들은 트렌드를 가장 먼저 파악하고 더욱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시장을 개척하는 수요창출 노력도 타협회와 차별성이다. 현재 협회는 소규모 다중이용시설의 환기설비 의무화를 국회와 정부에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어떤 법규가 고쳐져야 하고 어떤 설비가 도입돼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솔루션을 제시해 왔다. 결과적으로 환기설비가 필요한 새로운 시장을 열어가는 역할을 맡고 있다.
■ 그간 협회의 성과가 있다면
협회는 앞서 설명한 차별성을 기반으로 환기산업계의 실질적인 권익보호와 시장 확대를 위해 다양한 성과들을 내놓고 있다.
가장 중요한 활동은 환기시설 단체표준도 제정이다. 각종 현장에서 환기장치의 성능을 제대로 측정하지 못해 발생하는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실내 및 학교 교실용 기계환기설비 현장 시험방법’ 표준을 만들었다. 이는 현재 공기질 개선효과를 증명하는 공신력있는 기준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100세대 이상 공동주택에만 적용되던 환기설비 설치의무를 30세대 이상으로 확대하는 데 일조했다. 협회는 시장의 규모를 확장하는 데 지속적인 역할을 하고 있으며 건물 내 환기설비를 전문인력이 유지관리하는 제도가 정착되도록 전문인력 양성에도 노력하고 있다.
■ 최근 환기업계 동향을 평가한다면
환기산업은 공기질뿐만 아니라 건물에너지를 관리하고 거주자 및 근무자의 건강을 실시간으로 케어하는 시스템으로 진화 중이다. 전면적인 AI와 IoT 도입을 통해 최적 환기량을 스스로 결정하는 자동제어가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다. 특히 탈탄소화와 탄소중립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에너지절감능력이 곧 경쟁력인 시대가 왔다. 제로에너지빌딩(ZEB)과 열회수 의무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도 환기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또한 환기장치를 판매하는 것보다 관리하는 것이 더욱 매력적인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계설비법 시행에 따라 일정 규모 이상 건물에 정기점검이 의무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은 △필터 교체 △덕트 세정 △성능점검 등을 수행하는 구독형 서비스를 대거 출시하고 있다. 이렇듯 환기시장은 보다 똑똑하고 철저하게 관리되는 방향으로 변화 중이다. 협회가 스마트환기표준이나 유지관리 전문가 양성에 열을 올리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흐름을 선도하기 위함이다.
■ 최근 주목하고 있는 환기분야 핵심기술·솔루션이 있다면
협회가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스마트환기’기술 고도화다. 스마트환기란 환기장치에 △IoT센서기술 △AI 알고리즘 등이 결합된 시스템이다.
스마트환기는 △실내·외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 △온·습도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수집된 데이터와 거주자의 생활패턴(재실여부·활동량) 등을 분석해 언제 환기가 필요한지, 얼마나 강하게 돌려야 하는지 AI가 스스로 결정한다.
이에 더해 외부공기가 실내보다 깨끗하고 시원할 때는 자연환기나 바이패스모드를 선택해 에너지를 절약한다. 센서를 통해 필터교체 시기나 고장징후를 미리 파악해 알림으로써 관리비용을 줄이고 기기의 수명을 늘려주는 경제적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모든 신축건축물은 에너지자립률을 높이기 위한 ZEB인증 의무화가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환기는 건물 에너지손실의 약 4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스마트환기는 AI 정밀제어를 통해 불필요한 가동을 줄여 획기적으로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글로벌 규제에 따라 기업들이 건물운영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줄이는 상황 속에서 스마트환기는 버려지는 폐열회수를 통해 난방부하를 낮춤으로써 탄소배출권 거래나 RE100 달성을 위한 핵심기술로도 인정받고 있다.
또한 실내공기질관리는 건강문제와도 직결된다. 환기는 사람이 공기질문제(오염물질 농도 상승 등)를 인지하기 전에 미리 작동해 △집중력 저하 △두통 △호흡기 질환 등을 예방할 수 있다.
‘항균 필터’도 핵심기술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오염물질을 걸러주는 것에서 나아가 필터 자체가 오염원이 되는 것을 방지하는 기술이다. 과거에는 필터를 오래 쓰면 필터에 박힌 먼지에서 세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해 오히려 집안에 악취나 균을 퍼뜨리는 부작용이 있었는데 신기술들이 이를 해결하고 있다. 항균필터는 자체적으로 오염을 방지하므로 교체주기까지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 건축물 기밀성 상승에 따른 환기 중요성이 주목받는 시점이다. 협회의 역할은
기밀성이 상승한다는 것은 건물이 마치 보온병처럼 밀폐됨을 의미한다. 기밀성을 높이는 이유는 냉난방에 소모되는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서인데 창문을 열어 환기하면 그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밖에 없다. 이전과 같은 자연환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협회는 국민의 호흡권을 보장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물이 밀폐될수록 내부의 △이산화탄소 △라돈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쌓이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에 따라 현재 30세대 이상 건물에만 적용되는 환기설비 의무화 규정을 확대하고 고효율 열회수기술 표준화를 통해 에너지를 최대한 회수하면서도 공기를 깨끗하게 바꿔주는 '고효율 환기청정기'의 기준을 엄격하게 관리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기밀 건축물에서 환기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내부 인원들에게 큰 문제가 될 수 있기에 기계설비법에 따른 환기설비 점검규정을 더욱 체계화하고 이를 관리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협회 차원에서 양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환기산업 활성화를 위해 제언한다면
현재 아파트 위주인 환기 의무화를 △어린이집 △산후조리원 △노인정 △개인 의원 △소상공인 매장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소규모 다중이용시설까지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제화 당위성과 전략에 대해 국회 및 정부 부처와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조달 단가 및 시공비 현실화도 숙제다. 최근 법적 안전기준이 강화되며 기업들의 시공원가가 상승했다. 협회는 강화된 법령에 따른 추가 공정비용이 공공건축물 단가에 자동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 산·학·연 협력이 중요한데
환기시장의 전체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최저입찰가 선정방식과 같은 가격경쟁 중심의 산업환경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회원사들이 연구개발(R&D) 및 설비확충 투자를 쉽게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기술위원회와 국제협력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을 한층 강화해 산·학·연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해나갈 계획이다. 다양한 신규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해야 하는 만큼 상호 시너지를 얻을 수 있는 적극적인 협력과 참여가 필요한 상황이다.
■ 업계와 정부 등에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아직 환기가 국민건강과 삶에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환기의 중요성을 제대로 알리고 환기산업이 국민보건 증진을 위한 예방의학의 한 분야로 인식될 수 있도록 다각적으로 캠페인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실내공기는 현대인들의 삶과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사람들은 보통 하루의 90%를 실내에서 생활하며 약 2만L의 공기를 호흡한다. 문제는 실내공기가 실외대비 최고 100배는 더 오염돼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WHO(세계보건기구)의 통계에 따르면 매년 430만명 가량이 오염된 실내공기 노출로 인해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환경보호청에 따르면 실내공기질관리를 통해 노동자 생산성을 20% 향상시킬 수 있으며 영국 레딩대학교 연구에서도 환기시설이 설치된 교실의 학생들이 환기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교실보다 학습능률이 약 15% 높은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실내공기질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건강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조리흄의 위험성 역시 지난해 8월 기준으로 178명이 산재승인을 받고 15명이 안타깝게 세상을 떠나는 등 많은 피해가 발생한 이후에야 사회적 관심과 관련 개선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특수공간에서 환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건강에 악영향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환기는 단순한 편의요소가 아니라 생명과 직결된 요소이며 건강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정부 차원에서 환기를 생명과 직결된 핵심요소로 인식하고 특수공간 환기 등 다양한 영역에 대한 제도적 기준과 법적기반을 보다 정교하게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관련 기술개발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기반을 구축하는 작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제도적으로 환기설비 보급은 과거에 비해 확대됐지만 소비자 인식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많은 경우 거주공간에 설치된 환기설비의 기능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며 공기청정기 필터는 주기적으로 교체하면서도 환기설비 내 필터 역시 교체와 유지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간과되고 있다.
기존에 설치된 환기장치를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만으로도 사회·경제적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인식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가 병행돼야 하며 동시에 환기설비와 관련된 기업들 역시 협회 참여 등을 통해 산업발전과 인식개선에 함께 동참해 주길 기대한다.